운명이란 게 정말 있을까요?

인연이 운명을 만들고, 운명이 인연을 완성한다

by 마린

10년을 함께한 송이가 어젯밤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손바닥만 한 작은 진돗개였던 송이는
온순하고 충직한 성품으로 언제나 곁을 지켜주던 착한 아이였다.


무더운 여름날이었지만, 이번 주만큼은 꼭 본가에 가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외할머니의 건강이 걱정되기도 했고,
어쩐지 집이 나를 부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가 간다는 소식에 동생네 가족도 함께 찾아왔고,
그날 우리는 오랜만에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리고 그날,
송이는 힘없이 누워 있었다.


나는 더워 보이는 송이에게 시원한 물을 건넸다.
그것이 마지막 인사가 될 줄은 몰랐다.


송이는 가족들을 두 눈에 담듯 바라본 뒤
집을 천천히 한 바퀴 돌며 마지막 걸음을 남겼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 곁을 떠나갔다.


갑작스러운 이별에 마음이 무너졌지만
마지막 순간을 함께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조금은 위로가 되었다.


조금만 늦게 왔더라면 어땠을까.
송이는 마치 우리를 기다린 듯했고,
어쩌면 우리를 불러준 것 같기도 했다.


우연히 인연이 되어 함께한 송이,
그리고 가족의 품에서 떠나간 송이.
이것이 운명이 아니면 무엇일까.


송이의 떠남은 분명 슬픔이었지만,
동시에 기적처럼 느껴졌다.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이끌어준 순간 같았다.


인연이 운명을 만들고,
운명이 다시 인연을 완성한다.
그 순환 속에서 우리는 사랑을 배우고,
이별을 견디며 조금씩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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