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생각하는 일, 삶을 배우는 일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너는 죽을 것임을 기억하라.
이 말을 처음 만난 건 몇 년 전,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였다.
그때부터 나는 죽음을 단순한 끝이 아니라
삶의 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려 애썼다.
‘인명재천(人命在天)’,
목숨은 하늘에 달려 있다는 말처럼
죽음 앞에서 그저 무력함만 느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생각이 바뀌었다.
“언젠가 올 죽음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나답게 죽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자.”
죽음은 어쩌면
삶을 더 단단하게 만들어주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죽음을 ‘준비할’ 시간을 부여받는다.
그 준비 속에서 삶은
조금 더 단정해지고, 깊어진다.
얼마 전 엄마와 나눈 대화가 떠오른다.
문화센터에서 어르신들이
죽음을 농담처럼 이야기하는 게 불편하다고 하셨다.
나는 그것이 자연스러운 변화라는 생각이 들었다.
죽음을 ‘타인의 일’로만 여기던 시기를 지나
조금씩 자기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는 과정
두려움에서 담담함으로.
수용의 단계로 접어드는 일.
헬렌 니어링의 책 《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에서
스콧 니어링의 마지막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그는 백 살이 되자
서서히 먹는 것을 줄이며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죽음을 맞았다.
“그동안 어떻게 사는지를 배워왔다면,
이제는 어떻게 죽는지를 배우려 한다.”
그 문장을 읽고 나도 생각했다.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죽음을 떠올리면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인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죽음은 끝이 아니라,
삶을 완성하는 또 하나의 과정이다.
메멘토 모리 —
네가 죽을 것을 기억하라.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생각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