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당근케이크 선물이 들어왔다.
오후 세 시 반, 당이 딱 필요한 순간에 도착한 귀여운 당근케이크.
다만 한겨울에 도착한 덕분에, 케이크는 아이스크림처럼 꽁꽁 얼어 있었다. 칼도 포크도 들어가지 않은 얼음상태로 왔다. 당근케이크를 먹기 위해 우리는 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오늘도 당근케이크를 보자마자 그곳이 떠올랐다.
첫사랑 당근케이크.
내가 당근케이크와 사랑에 빠진 곳, 늘 그리워하는 그 맛.
촉촉하고 부드럽고 달콤했던 기억.
정말 좋아하던 카페에서 팔던 그 당근케이크는 아직까지도 내 인생 베스트다.
주인이 바뀌면서 그 맛은 영영 사라졌지만,
당근케이크만 보면 나는 여전히 그 맛을 떠올린다.
좋아하던 식당, 카페, 가게가
영원히 그대로 있어 주면 좋겠다.
그 맛과 향수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로.
모든 것이 너무 빠르게 변하는 이 시대에
그런 바람이 지나친 욕심이라는 걸 알지만
그럼에도 욕심내고 싶다.
추억으로 남겨지는 것들이 계속 늘어간다.
함께 살아갈 순 없을까.
오랜 기다림 끝에 맛본 오늘의 당근케이크는
시원하고 달콤했다.
오후를 버틸 힘을 주는 단맛.
물론 내 베스트에는 따라올 수 없는,
차갑고 어딘가 섭섭한 맛이었지만
잠시 당근케이크 향수에 빠져 보기엔 충분한 하루였다.
아련한 그 맛
다시 맛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