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근처에 공원이 있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매년 봄이면
나는 지인들을 하나둘 불러모은다.
이렇게 좋은 날에
집에 있는 건 유죄 아니냐며,
오라고, 오라고
여기로 오라고.
나를 보러,
봄을 보러
오라고 한다.
싱그러운 풍경 속에
그림처럼 앉아 있으면
새들도 잠시 들렀다 가고
고양이도 슬쩍 구경하고 간다.
하얀 모니터와
검은 글자들 속에서
갈 곳을 잃은 눈동자는
초록빛 사이에서
비로소 안정을 찾는다.
그것들은
너무 눈이 시리고,
마음을 공허하게 한다.
그럼에도 그곳은
나의 소중한 공간이고,
내가 쌓아올린 자리다.
여기서 잠시
‘여행’이라든가 ‘소풍’이라는 단어를
살포시 얹어본다.
김밥을 챙겨 나가면 소풍이고,
배낭을 메고 걸으면 여행이다.
대단한 건 없지만
너무 소소해서
괜히 웃음이 나는 날들.
요즘은 하얀 배낭을 메고
김밥집을 자주 다닌다.
결국,
내가 하기 나름이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