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의 MLS 진출, 새로운 역사는 이미 시작됐다

By Ryan Tolmich (Aug 13, 2025)

by Cho
20250807.jpg 출처: @growyang_life @drawjin45


지난 5월, 토트넘은 유로파 리그 결승전에서 맨유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이로써, 토트넘도 무관을 탈출하고, 손흥민 선수도 첫 트로피를 안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트로피가 없다는 점이 토트넘뿐만 아니라, 손흥민 선수의 커리어에 있어서 너도나도 딴지를 거는 부분이었는데, 이제 모두의 비난과 비판을 잠재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우승의 기쁨도 잠시, 지난 8월 7일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에서의 10년을 마무리하고 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했습니다. 영국의 프리미어리그 (Premier League, PL)에서 미국의 메이저 리그 사커 (Major League Soccer, MLS)로의 이동입니다. 이 시점에서 손흥민 선수의 이적이 미국 축구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에 대해 알아보는 것도 향후 손흥민 선수의 경기를 즐기는 것만큼이나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 축구 전문 기자의 다음 기사를 토대로, 손흥민 선수의 MLS 진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해 봅시다. 원활한 이해를 돕기 위해 원문의 일부는 수정하여 번역한 점을 미리 밝힙니다.


출처: https://www.goal.com/en/lists/i-ll-make-them-proud-the-son-heung-min-phenomenon-is-already-throughout-mls-as-the-high-profile-signing-raises-the-ceiling-for-lafc-on-and-off-the-pitch/blt0f042871b217ef21#cs30eec5f4b3d62a5a




손흥민 선수는 자신의 귀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 FC로 이적한 후 메이저 리그 사커 (MLS) 무대에 데뷔하는 첫 경기에서 그는 당연히 야유가 쏟아질 줄 알았던 겁니다. 로스앤젤레스 FC는 시카고 파이어 FC를 상대로, 시카고에서 경기를 치르고 있었기 때문이죠. 상대 팀 팬들로 가득 찬 시카고 경기장에서 이제 막 MLS에 입성한 초대형 스타에게 환대가 쏟아질 리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실제 반응은 놀라웠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데뷔 무대는 보통의 원정 경기와 달랐습니다. 시카고까지 온 로스앤젤레스 FC 팬들과 상대 팀인 시카고 파이어 FC의 홈 팬들 모두 손흥민 선수의 데뷔를 열렬히 축하했습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손흥민 선수는 "매우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히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였습니다: "저는 단 한 번도 원정 경기에서 상대 팀 팬들로부터 이러한 환대를 받아 본 적이 없습니다. 제가 원래 프리미어리그에 있었잖아요. 원정 경기를 할 때면, 상대 팀 팬들은 늘 제게 야유를 퍼부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제게 축하를 해 주시니 감사하네요. 축구를 정말 즐기시는 것 같아 보기 좋습니다."


이는 축구 선수로서뿐만 아니라 하나의 독특한 아이콘으로서 자리매김한 손흥민 선수 앞에 놓인 새로운 현실입니다. 이러한 사람들의 환대는 그의 MLS 진출이 얼마나 의미 있는 결정이었는지 보여줍니다. 그동안 MLS에는 꽤 많은 놀라운 축구 선수들의 입성이 있었고, 손흥민 선수는 그중 하나입니다. 그렇지만,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를 제외하면, 손흥민 선수만큼의 초대형 스타의 입성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축구 유니폼과 경기 티켓의 글로벌 판매력을 목도하며, 로스앤젤레스는 이미 한국에서 온 축구 스타 손흥민의 영향력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MLS에 영향력을 미치는 방식은,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와는 다를 수 있습니다. 데이비드 베컴과 리오넬 메시는 모두 MLS의 새 시대를 개척하며, 중요한 순간들에 있어서 그들의 스타 파워를 입증해 보였죠. 손흥민 선수는 그들이 만든 토대 위에서, 현재 MLS의 수준을 더욱더 경쟁력 있는 리그로 끌어올릴 수 있는 적임자로 보입니다.


MLS에서의 손흥민 선수의 역할을 어떻게 규정하든 상관없이, MLS는 손흥민 선수로부터 많은 혜택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만약 손흥민 선수를 영입하지 않았더라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다양한 혜택을 말이죠.



MLS가 누릴 혜택 1: 새로운 시장


손흥민 선수는 로스앤젤레스로 오기 전에 눈물 어린 작별을 했습니다. 한국에서 토트넘 vs. 뉴캐슬 프리시즌 친선 경기 전에 토트넘과의 10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해당 경기 후 손흥민은 토트넘을 떠난다고 했습니다. 이는 그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 조금만 더 들여다보면, 손흥민 선수의 로스앤젤레스로의 여정은 2018년에 이미 시작되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2018년 여름, 손흥민 선수는 LA 코리아타운에서 로스앤젤레스 FC의 한국 서포터즈인 "타이거즈 서포터즈 그룹 (Tigers Supporters Group, TSG)"을 만났습니다. 그로부터 7년 뒤, 이제 LA에 있는 한국 팬들은 그들이 사는 동네에서 손흥민 선수가 축구를 하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손흥민 선수가 다음 행선지로 로스앤젤레스를 선택한 것은 순전한 우연만은 아니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는 엄청나게 많은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이미 유명하죠. 미주한인유권자연대 (Korean American Grassroots Conference; KAGC)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는 550,000명이 넘는 한국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당 통계상 2등부터 5등을 합친 것만큼의 규모입니다. 로스앤젤레스는 200,000명이 넘는 한국계 미국인의 고향이기도 합니다.


이와 비교할 때, 대한민국 외교부가 2019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영국 전역에는 약 40,770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을 뿐이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말했습니다: "여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코리아타운에는 수많은 한국인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인으로서, 로스앤젤레스 FC와 이 도시의 일원이 되어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그는 중요한 말을 덧붙였습니다: "저의 경기력으로 그들이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토트넘에서의 커리어 동안, 지속적으로 한국 팬들을 토트넘으로 유입시켰습니다. 토트넘의 메이저 스폰서 중 하나인 AIA가 실시한 연구에 따르면, 거의 1200만 명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유럽 축구 팀>으로 "토트넘"을 꼽았습니다. 이는 한국 전체 인구의 4분의 1 규모입니다. 심지어 이 수치는, 손흥민 선수 개인을 여전히 응원하지만, 다른 팀을 지지하는 팬들은 제외한 것입니다. 따라서, 팀이 아닌 선수 개인에 대한 호감도로 집계하면, 손흥민 선수에 대한 지지는 더욱더 도드라질 것입니다.


이는 미국 스포츠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흔한 풍경입니다. 메이저 리그 베이스볼 (MLB)의 스타 오타니 쇼헤이와 그 일본 팬덤을 보거나, 전미 농구 협회 (NBA)의 스타 니콜라 요키치와 그 세르비아 팬덤을 보거나, 야니스 아데토쿤보와 그 그리스 팬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손흥민 선수처럼 각자의 모국에서 엄청난 규모의 팬덤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많은 한국 팬들은 매 시즌마다 영국 런던으로 여행을 가서 대한민국의 아이콘을 만났습니다. 이러한 축구 여행은 이제 LA로 선회하여 이어질 것입니다.



MLS가 누릴 혜택 2: 스트리밍 미디어에 기회 창출


지난 2023년, MLS는 Apple TV와 스트리밍 서비스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이는 Apple TV가 10년간 모든 MLS 경기를 전 세계에 독점적으로 스트리밍 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으로, 25억 달러 (당시 한화로 약 3조 1,000억 원) 규모의 계약이었습니다. 그동안 MLS는 본 계약이 가져다준 성과에 대해서 구체적인 데이터를 공개하지 않아 왔습니다. 그러나 이번 여름에 MLS 올스타전에서 행해진 연례 보고에서 MLS 커미셔너 돈 가버 (Don Garber)는 MLS 경기마다 평균적으로 120,000명이 시청하고 있다는 통계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지난 시즌 대비 50%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돈 가버 (Don Garber)는 말했습니다: "우리 MLS 경기들은 거의 토요일에 중계됩니다. 따라서 120,000명이 각 경기를 시청한다고 생각하면, 전체 시청자 수 환산 시 꽤 큰 규모입니다. 특정 시기에는 한 주에 100만 명이 넘는 시청자 수가 확보되기도 합니다."


Apple TV와 맺은 파트너십 계약의 핵심은, MLS가 전 세계에 있는 시청자를 만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글로벌 팬들은 Apple TV를 통해 리오넬 메시나 다른 스타 선수들을 볼 수 있다고 마케팅되어 왔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MLS 진출로,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의 MLS 스트리밍은 치솟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습니다.


닐슨 (Nielsen) 설문조사에 따르면, 21%의 한국인이 토트넘을 가장 좋아하는 유럽 축구 팀으로 꼽았습니다. 이는 약 1100만 명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물론, 그중 많은 팬들은 계속 토트넘 경기를 챙겨 보겠지만, 한편으로는 그만큼 많은 팬들이 새로운 팀에서 축구를 하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입니다. 이러한 예측은, 토트넘의 라이벌 팀 팬들이 이제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볼 수 없는 손흥민 선수의 퍼포먼스를 보기 위해 굳이 Apple TV를 본다거나, 아님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팬들이 손흥민 선수의 소속 팀 경기까지 챙겨 보기 위해 굳이 Apple TV를 본다는 것보다는 더 신빙성이 있어 보입니다. 결국, 기존에 밤잠을 설쳐 가며 손흥민 선수의 소속 팀 경기를 챙겨 본 팬들이 그대로 Apple TV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흥민 선수의 경기들은 이제 아시아 시간대 기준으로 이른 아침에 중계될 것입니다. 지금부터 Apple TV와 MLS는 태평양 건너편에 있는 시청자들을 끌어모으며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할 수 있을 것입니다.



MLS가 누릴 혜택 3: 상업적 기대 효과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선수를 지지하는 방법에는 경기를 시청하는 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그들은 특정 선수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싶어 합니다. 손흥민 선수의 팬들은 손흥민 선수의 로스앤젤레스 FC 유니폼을 입고 싶을 것입니다.


본 기사 업로드 (8월 13일) 기준, 손흥민 선수의 유니폼은 새로운 팀에 합류한 선수로서는 두 번째로 높은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역대 판매고 1위는 지난 2023년 8월에 기록된 리오넬 메시의 인터 마이애미 CF 유니폼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8월 15일) 기준, 손흥민 선수의 로스앤젤레스 FC 유니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유니폼입니다. MLS뿐만 아니라,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 1위입니다. 손흥민 선수의 영향력이 실시간 데이터로 입증되고 있는 순간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리오넬 메시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리오넬 메시는 그의 커리어 내내 줄곧 내성적이었고, MLS에 와서도 적극적으로 홍보 대사 역할을 맡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는 그가 갖고 있는 스타성을 그의 소속 팀인 로스앤젤레스 FC와 MLS 전체를 위해 기꺼이 다방면으로 활용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동안 그가 커리어에서 보여준 광고, 브랜드, 미디어와의 친화적인 관계를 고려하면, 향후 그의 행보가 더욱더 기대됩니다.


손흥민 선수의 로스앤젤레스 FC 이적 후 첫 번째 홈 경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샌디에이고 FC와의 8월 31일 경기 티켓 가격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 기준, 가장 저렴한 좌석은 200달러 수준인데, 이는 손흥민 선수가 오기 전에 비해 8배나 오른 것입니다. 베스트 뷰 (Best view; 축구 경기장의 하프라인을 수직으로 바라보는 1층 정중앙 자리) 좌석은 현재 900달러를 초과하는 수준입니다.


물론, 로스앤젤레스 FC 역시 손흥민 선수에게 많은 투자를 했습니다. 토트넘에 지불한 이적료는 2,650만 달러 (한화 약 367억 원)이고, 이는 MLS 역대 최고 이적료입니다. 그렇지만, 로스앤젤레스 FC는 손흥민 선수 덕분에 그 이상의 혜택을 볼 것이고, 이미 그 막대한 경제적 효과는 가시화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데일리 메일 (Daily Mail)에 따르면, 손흥민 선수의 이적으로 토트넘은 매 시즌마다 최대 8,000만 달러 (한화 약 1,110억 원)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제 손흥민 선수를 영입한 로스앤젤레스 FC는 스폰서십부터 경기 티켓, 유니폼까지 모든 영역에서 돈을 끌어모을 일만 남았습니다.



MLS가 누릴 혜택 4: 결국 중요한 건, 트로피


모든 마케팅과 수익 창출의 기회가 손흥민 선수의 존재감을 입증해 주는 한편, 결국 MLS에서의 손흥민 선수의 시간은 그가 얼마나 많은 광고 캠페인에 참여했느냐가 아닌, 그가 얼마나 많은 트로피를 들어 올렸는가로 평가될 것입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 FC처럼 축구의 본질을 중시하면서도, 그 나름의 스타일을 적절히 배합해 발전시켜 온 클럽이라면, 손흥민 선수에 대한 기대가 더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로스앤젤레스 FC는 이전에도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한 바 있습니다. 아스날 소속 당시 숱한 임대 생활을 한 뒤,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하여 뛰어난 활약을 펼친 후, 로스앤젤레스 FC에서도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멕시코 출신의 축구 선수 카를로스 벨라 (Carlos Vela)의 영입이 그러했고, 긴 설명이 필요 없는 같은 토트넘 출신의 축구 선수 가레스 베일 (Gareth Bale)의 영입이 그러했습니다. 그들은 원래 두말할 나위 없이 존재감 있는 선수들이었지만, MLS 컵 (MLS Cup)을 들어 올린 뒤에야 비로소 아이콘의 반열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반면, 또 다른 스타 플레이어인 올리비에 지루 (Olivier Giroud)는 경기장에서 제대로 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방출된 바 있습니다.


손흥민 선수는 지난 토요일 펼쳐진 데뷔전에서부터 그의 역할을 분명히 해 나가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그는 경기 후반에 투입되어, 팀이 한 골 뒤진 상황에서 영리하게 페널티 킥을 얻어내며 동점골을 만드는 데 기여했습니다. 그때 돋보였던 것은, 손흥민 선수는 페널티 킥을 욕심내지 않고, 기존에 팀에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던 데니스 부안가 (Denis Bouanga) 선수에게 바로 넘겼다는 것입니다. 두 선수가 공을 주고받는 장면은 손흥민 선수가 기존 팀 분위기에 기꺼이 적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 선수의 그러한 파트너십은 로스앤젤레스 FC가 트로피를 얻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두 선수 모두 MLS의 진정한 엘리트 선수임은 자명한 사실이므로, 이제 앞으로 서로가 어떤 식으로 발을 맞춰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입니다. 이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작업일 것입니다.


로스앤젤레스에서의 손흥민의 역사는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그가 이곳에 머무는 시간 동안, 그의 역사는 진화할 것입니다. 손흥민 선수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새로운 도전으로 보고 있고,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제가 받은 모든 것을 구단주와 팀, 클럽에 되돌려 주고, 최선을 다한 뒤, 때가 되면 클럽의 레전드로서 떠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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