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동료 대런 플레처가 웨인 루니에게 바친 헌사

영국 축구기자협회 (FWA) 헌정의 밤 (Jan 2017)

by Cho

웨인 루니 (Wayne Rooney)는 2017년 영국 축구기자협회 공로상 (Football Writers' Association [FWA] Tribute Award)을 수상하며 잉글랜드 축구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았습니다. 이는 웨인 루니의 잉글랜드 국가대표 및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장기간 활약과 기록 경신을 축하 및 기념하는 것이었습니다.


FWA Rooney 2017.jpg 웨인 루니 (Wayne Rooney)


헌정의 밤에서는 웨인 루니의 가까운 지인이 헌사를 하는 순서도 있었습니다. 이때, 그의 가까운 동료였던 대런 플레처가 발표자로 나섰습니다. [*하기 박지성과 함께 한 그들의 모습들도 함께 살펴보시죠!]

헌사 By : 대런 플레처 (Darren Fletcher, 맨유 미드필더, 2003–2015 / 활동량·헌신·전술적 균형의 아이콘 / 별명: 세리머니 방해만 해봐서 할 줄은 모르는 “세리머니 브레이커”)

헌사 To : 웨인 루니 (Wayne Rooney, 맨유 레전드 공격수, 2004–2017 / 최다 득점자·파워·다재다능의 아이콘 / 별명: 절구통 드리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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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런 플레처의 헌사를 의역 넘치게 번역해 보겠습니다. 일반적인 뉴스와 언론 기사에서는 접할 수 없는 귀중한 이야기, 그들의 우정과 존중 넘치는 이야기를 함께 살펴보시죠!


출처: https://youtu.be/aBW4OkZBYMA?si=1DxyfuVyGZHzsJEo




[종이 뭉치를 보여주며] 앞서 발표하신 분과 달리, 저는 이렇게 발표할 것을 직접 출력해 왔어요. (청중 웃음) 아주 잘 다듬어진 발표 자료입니다. 어제까지 축구만 하던 사람이 왜 여기 서 있는지 모르겠네요. 이 자리가 너무 어색하고 떨리지만 한번 열심히 준비한 것을 읽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인사부터 드리겠습니다. 여러분, 반갑습니다. 영국 축구기자협회 (Football Writers' Association, FWA)의 요청으로 제 소중한 친구- 웨인 루니 (Wayne Rooney) -에 대한 헌사를 진행할 수 있게 되어 대단히 영광스럽습니다. 비록 리오 퍼디난드 (Rio Ferdinand)의 대타이기는 하지만요. (청중 웃음)


웨인 루니에 대한 헌사를 준비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을 때, 저는 도대체 어떤 새로운 것을 언급할 수 있을까 내심 걱정했습니다. 이미 우리들이 웨인 루니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과 정보는 차고 넘치니까요. 그래서 실은 그냥 아주 간결하게 준비하고 이 어색하고 힘든 자리를 빠르게 탈피할까도 생각해 보았었지요. 이렇게 딱 2가지 팩트만 언급하고 자리를 뜨려고 했었어요. 이 정도만 언급해도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질 테니까요. 한번 읊어볼까요?


1. 잉글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
2.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사상 최다 득점 선수


여러분의 힘찬 박수 소리를 들으니 역시 제 예상이 맞았군요. 그리고 수년 후, 그는 역사의 정상에 선 것으로 이야기를 마치면 될까요?


당연히 저뿐만 아니라,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은 알고 있습니다. 이 2가지의 굵직한 기록 외에도, 웨인 루니는 수많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과, 만약 그가 “득점보다 팀을 먼저 생각하는 공격수” 혹은, “자신을 희생해 팀을 살리는 선수” 유형이 아니었다면, 한마디로 보통의 공격수처럼 본능 그대로 “이기적인” 플레이를 했다면, 더 일찍이 여러 기록들이 깨졌을 것이란 사실을 말이죠.


본래 공격수는 이기적이어야 합니다. 골을 넣는 게 그들의 일이니까요. 그런데 웨인 루니는 지극히 이타적입니다.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느라, 개인 골을 양보할 때도 많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오늘 웨인 루니의 헌사를 맡은 이유입니다. 저는 웨인 루니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동료로서 어떤 헌신과 희생을 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팀의 성공에 기여했는지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웨인 루니는 자신만의 독보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다음과 같은 업적을 만들어냈습니다 :


1. 프리미어리그 5회 우승자
2.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자
3. 리그컵 우승 메달 2회
4. FA 커뮤니티 실드 우승 4회
5. FIFA 클럽 월드컵 우승자


근데 여러분, 놀랍게도 저는 갖고 있는데, 웨인 루니는 갖고 있지 않은 메달 하나가 있습니다. 바로 FA컵 우승 메달 (2003–04 시즌) 입니다. 저는 늘 이 메달의 존재를 웨인 루니에게 강조하고 있어요. (청중 웃음) 그러나, 지난 5월 웨인 루니가 잉글랜드 축구에서 가능한 모든 우승 메달을 마침내 완성했을 때, 가장 기뻐하고 자랑스러워했던 사람 또한 저였습니다. (청중 박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웨인 루니와 라커룸을 함께 쓸 수 있었다는 것은 아주 큰 기쁨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불과 18살에 “영국에서 가장 비싼 10대” 타이틀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데뷔전이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바로 해트트릭 (한 경기에서 한 선수가 3골을 넣었을 때 지칭하는 말)을 성공시키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이게 바로 웨인 루니만의 압박을 처리하는 방식이구나 느꼈습니다.


웨인 루니의 데뷔전이었던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의 해트트릭은 그가 훗날 거머쥘 모든 업적들의 성취를 분명하게 암시해 줍니다. 제가 언급한 우승 기록은 물론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 축구 국가대표팀의 주장까지 전부 납득 가능한 역사적 기록으로 만들어 줍니다. 웨인 루니는 지난 10여 년간 어떻게 변화하고 성장해 왔을까요? 글쎄요, 제가 해 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아요. 심지어 그의 헤어스타일도 그대로잖아요. (청중 웃음) 아시다시피, 농담이었고요. 웨인 루니는 맨유에 왔을 때, 이미 또래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축구 지능과 전술적 이해도를 보유한 탁월한 선수였습니다. 그는 늘 자신감에 차 있었고, 축구에 대한 자신만의 생각이 굉장히 분명한 사람이었습니다. 당연하게도, 혈기 왕성한 시절이라 더 쉽게 흥분되는 경우도 있었죠.


웨인 루니는 워낙 승부욕이 강한 친구이고, 축구뿐만 아니라 어떤 대결에서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었습니다. 그가 지기라도 하면, 게임 기기나 장비는 부서지거나 분실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수많은 제 PlayStation 패드들, PSP 게임 콘솔들이 부서졌고, 게임 카드들이 팀 버스 내 흩뿌려져 분실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저는 아직 금전적 보상을 받지 못하였으므로, 이 미처리된 정산에 대해 추후 그의 에이전트에게 정식 청구할 예정입니다. (청중 웃음)


팀 동료로서의 웨인 루니는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항상 겸손했습니다. 모든 선수들, 그리고 스태프들과 묘하게 깊이 연결되며 소통하고 어울릴 수 있는 능력이 있었습니다. 나이 불문, 국적 불문하고, 팀의 어린 동료들과 격의 없이 PlayStation 게임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팀의 고참 선배들인 게리 네빌 (Gary Neville)과 라이언 긱스 (Ryan Giggs)와 함께 비즈니스 수장들을 상대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영어를 단 한마디도 못하는 카를로스 테베스 (Carlos Tevez)와 깊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목격하기도 했습니다. (청중 웃음) 정말 지금 이 순간까지도 그 둘이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할 수 있었는지 미스터리입니다. 혹시 웨인 루니의 스카우트 (Scouse) 억양 덕분이었을까요? (역주: 스카우트 (Scouse) 억양은 영국 리버풀 (Liverpool) 지역 특유의 말투로, 영국 내에서도 알아듣기 어렵다고 종종 농담의 소재가 된다. 여기서는 “그들만 알아듣는 억양이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는 식의 유머로 쓰였다.)


웨인 루니는 항상 라커룸에서의 장난을 주도했습니다. 때때로 저는 마지못해 그와 함께 공범이 되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희생양 포지션에 있었습니다. 한 번은 그가 입에 넣은 티스푼으로 뜨거운 물을 저은 뒤, 그 뜨거워진 티스푼으로 저를 데일 뻔했습니다. 또 한 번은 UEFA 챔피언스리그 원정 경기를 위해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던 중 잠이 들었는데, 웨인 루니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제 머리 위에 비닐봉지를 씌우는 장난을 쳤습니다. 잠에서 깬 저는 숨을 쉬기 어려워 깜짝 놀랐습니다. 제가 납치를 당한 줄 알았죠. 하지만, 걱정 마세요! 웨인 루니에게 따로 야무지게 복수했으니까요. (청중 웃음)


웨인 루니는 아주 어렸을 때부터 타고난 리더였습니다. 경기장 안에서 동료들을 격려하며 파이팅을 불어넣어 준 것은 물론이고, 경기장 밖에서도, 매일매일의 라커룸 일상 속에서도 그는 진정한 리더였습니다. 그는 그보다 어린 선수들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선수”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와 관련하여 많은 조언과 도움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한, 저는 선배이기는 하지만, 그는 제 커리어를 통틀어서 가장 훌륭한 주장 중 한 명이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웨인 루니는 항상 직무 범위를 넘어 주장으로서 최선을 다했습니다. 선수단 미팅을 주도하고, 팀 단합 활동을 기획하고, 저녁 회식 때는 줄곧 그가 밥을 샀습니다. 여러분,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제 평생 동안 수많은 축구 선수들을 봐 왔지만, 방금 나열한 그의 행동들은 결코 흔한 게 아닙니다. 그 행동들은 웨인 루니가 얼마나 친절하고 관대한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웨인 루니는 늘 높은 기준을 갖고 훈련에 임했습니다. 자신뿐만 아니라, 팀 동료들도 똑같이 높은 기준을 갖고 훈련에 임하기를 원했죠. 마치 훈련 시간이 실제 경기인 것처럼요. 공식 훈련 시간이 끝나면, 웨인 루니는 몇 시간씩 남아서 개인 훈련을 소화했습니다. 피니싱 (finishing), 세트 피스 같은 나머지 공부를 한 것이죠.


이렇게 겉으로 보이지 않은 희생과 헌신은 그의 지속적인 탁월함과 성공이 비단 그의 타고난 축구 재능 때문만은 아님을 여실히 증명합니다. 더욱이 그의 피나는 노력은 어제 250번째 골로 프리킥을 성공시킨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님을 입증해 줍니다.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웨인 루니는 주장으로서 수행해야 하는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책임을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입니다. 그는 카메라 앞이나, 리포터 분들 앞에서 정말 조리 있고 유익하게 인터뷰를 합니다. 몇 년 뒤에 제이미 캐러거 (Jamie Carragher), 게리 네빌 (Gary Neville) 옆에서 방송하는 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전혀 낯설지 않을 듯합니다. 근데, 솔직히 말할게요. 그의 초창기 인터뷰 때는 요즘처럼 정돈된 모습이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아주 친절히 그의 실수들을 짚어 주기도 했답니다. 물론, 그는 제 지적을 건설적인 비판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웨인 루니는 굉장히 다정하고 가정적인 남편이자, 아빠입니다. 그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올드 트래퍼드 (Old Trafford) 경기장에 당차게 들어서며 75,000명의 관객 앞에서 그의 축구 재능을 가감 없이 뽐낸 것처럼, 아빠가 되는 과정 또한 무척이나 자연스러웠습니다. 저는 웨인 루니의 가족과 친밀해서 잘 알고 있지만, 그들은 3명의 아들을 아주 잘 키우고 있습니다. (역주: FWA 공로상 수상 시점인 2017년 1월 기준, 웨인 루니 부부는 총 3명의 아들을 두고 있었으나, 다음 해 4번째이자, 마지막 아들이 태어났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웨인 루니라는 축구 아이콘 1명이 수년 동안 자선 단체를 위해 막대한 기금을 모아 온 점을 인정하고 칭찬해줘야 합니다. 일례로, 그는 은퇴 기념 경기에서 150만 파운드 (당시 한화 약 25억 5천만 원)를 벌어들였고, 이 기금은 총 4곳의 어린이 자선 단체에 기부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그동안 맨유에서 함께 지내며 웨인 루니가 제게 제공해 준 도움과 지속적인 지원, 그리고 변함없는 우정에 대해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 싶습니다. 저는 영국 축구기자협회 (FWA)가 이렇게 공로상이라는 형태로 우리가 본 최고의 축구 선수 중 한 명인 웨인 루니를 기념하는 것에 대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이건 스코틀랜드 사람인 제가 잉글랜드 사람에 대해 할 수 있는 최고의 찬사입니다. (청중 웃음) (역주: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는 역사적으로 전쟁과 정치적 갈등을 겪은 라이벌 관계로, 특히 축구에서는 경쟁의식이 강하다. 따라서 스코틀랜드 출신이 잉글랜드 선수를 극찬하는 것은 일종의 유머 섞인 표현이다.)


최고의 축구 선수들이 보통 그러하듯, 웨인 루니도 어쩔 수 없이 그가 은퇴하고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야 그가 선수 때 쌓아 올린 업적들이 정당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우리들은 지금부터 웨인 루니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를 인정하고 칭찬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스코틀랜드 사람으로서 인정하기 싫지만, 잉글랜드에는 지난 세월 동안 꽤 많은 훌륭한 선수들이 있었죠. 하지만 오늘 밤 우리는 또 한 명의 위대한 선수와 함께할 수 있는 특권을 누리고 있습니다. 웨인 루니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대 최다 득점자일 뿐만 아니라, 잉글랜드 대표팀 역사상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필드 플레이어이자, 역대 최다 득점자이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제가 본 헌사에서 하고 싶었던 말은 그게 전부였습니다. 더 이상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요?


정말 축하해, 웨인 루니! (청중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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