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초속 5센티미터 (2025) 후기

마음은 과거에 멈춰 있는 채, 어쩔 수 없이 어른이 되어 버렸다.

by Cho

폭포수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그에게 안아달라고 애원했다.


그의 잠옷이 내 눈물로 축축해질 정도로 펑펑 울었다.

단 하루 만에 어떻게 이럴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도저히 납득이란 게 되지 않았다.

그는 출근을 해야 한다며 잠을 청하러 방으로 들어갔다.

나는 소파에 앉아 계속 눈물을 흘렸다.

마치 온몸이 눈물로 이뤄진 것 같았다.


살면서 가장 많은 눈물을 흘린 날이다.

그렇게 나는 그를 내 삶에서 도려냈다.


마지막 통화를 했다.

나는 그에게 웃으며 말했다.

"우리가 그냥 친구였다면, 평생 볼 수 있었을 텐데.
괜히 사랑이란 걸 해 버렸다."

이번에는 그가 울면서 말했다.

"<초속 5센티미터 (2007)>라는 애니메이션이 있어.
그걸 보면, 두 사람이 아주 미세한 엇갈림으로 틀어지고, 헤어지게 되거든.
근데 있잖아. 결국 두 사람은 각자의 인생을 잘 살아 나가. 우리도 그렇게 될 거야.
그 애니메이션을 한번 봐보면 어떨까?"




나는 그 덕분에 <초속 5센티미터 (2007)>라는 보물 같은 작품을 알게 됐고, 이후 수십 번 감상했다. 특히, 엔딩쯤 흘러나오는 야마자키 마사요시의 "One more time, One more chance"와 오버랩되는 영상은 내 최애 파트다. 원작 애니메이션을 영화화한 버전이 2026년 2월 25일 개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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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속 5센티미터 포스터 (영화/ 애니)


오늘 영화 버전을 보고 왔다. 워낙 마니아 팬 분들이 많기도 하고, 사람 개개인마다의 감상도 다르겠지만, 내가 느낄 때에는 원작 애니메이션을 최대한 살리며 유사한 감동을 자아내는 듯했다. 그래서 너무 마음에 들었고,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따뜻한 눈물을 흘릴 수 있었다.


내게는 <인생 영화> 목록에 추가된 작품이 됐다. 때때로 살고 싶지도, 죽고 싶지도 않은 인생이지만, 이런 영화를 보려고 오늘도, 내일도, 또 과거도 가까스로 살아왔다고 생각한다. 이런 영화라면, 더 많은 돈을 기꺼이 지불해서라도 티켓을 구매할 것이다. 이런 영화라면, 계속 영화관을 찾을 것이다.


다음 주 평일 저녁에 또 보러 갈 참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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