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장난감 낚싯대

언니 전화가 왔다. 조카가 고양이 카페에 가고 싶어 하는데 같이 갈 수 있는지 물었다. 막내도 고양이면 사족을 못 쓰는 터라 가겠다고 말하고 싶은데, 막내가 다니는 학원이 광복절인데도 수업을 해서 잠깐 망설였다. 지난주에 당일치기로 다녀온 대부도 여행에 아쉬움이 많은 막내를 생각하니 오늘 하루쯤은 학원에 빠져도 될 것 같아서 나는 언니 전화를 끊지 않고 막내에게 말했다.

“오늘 학원 빠지고, 고양이 카페에 가자! 이모가 같이 가자고 지금 전화 왔어!”

“좋아!”

“언니, 갈게! 몇 시까지 가면 돼?”

막내의 눈은 고양이에게 츄르를 주는 기분으로 들떠 있었다. 학원 수업은 동영상으로 대체해 달라고 영어 선생님에게 문자를 보내고 상수역 근처에 있는 고양이 카페로 갔다. 카페에는 언니와 조카가 먼저 와 있었다. 아이들은 고양이를 따라다니느라 바빴고 나는 일로 바쁜 언니와 모처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았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언니의 눈과 얼굴에서 피곤하지만 늦둥이 딸을 위해 시간을 내주는 엄마 마음과 여름 볕에 드러난 기미와 세월의 주름이 읽혔다. 만나서 하는 얘기는 가끔 전화해서 하는 가족 얘기, 일상의 얘기지만 전화와는 다른 끈끈한 반가움이 묻어났다.


고양이 카페에서 사람들은 고양이를 만나러 온 기쁨에 놀아주고 싶고 쓰다듬어 주고 싶지만, 고양이는 늘 새로운 사람이 와서 반기는 모습이 사람처럼 달갑진 않은 것 같다. 츄르를 사서 숟가락에 짜서 줄 때는 고양이들이 모이는데, 장난감 깃털 낚싯줄로 유인할 때는 고양이 코 앞에 대주어도 모른 척했다. 조카와 막내도 몇 번 흔들다가 반응이 없는 고양이를 보고 장난감을 이내 내려놓는다.

그런데 딱 한 가지, 간식을 주지 않는데도 고양이를 따라오게 하는 물건이 있었다!

장난감 실리콘 낚싯대였다. 회색인 데다 쥐꼬리같이 생겨서 흔들면 실리콘 꼬리가 쥐처럼 꿈틀댔다. 고양이는 앞발로 펀치를 날리다가 이빨로 ‘앙―’ 물어서 놓지 않았다.

어떤 아가씨가 흔들다가 고양이가 물고 가고 싶은 본능으로 제 이빨의 힘으로 세게 물어서 아가씨의 손에 들려졌던 낚싯대가 고양이 차지가 되는 것도 보았고, 어떤 경우는 아이가 잡아당기는 힘이 더 세서 고양이 이빨에서 피가 났다. 고양이 카페에서 처음 보는 광경이라 더 가슴이 아팠다. 아이도, 고양이도 놓아야 한다는 걸 몰랐다. 그래도 고스란히 아픈 건 고양이었다.


고양이 카페에 가면 사람보다 고양이가 주인이 되어야 하는 건 당연한 것 같다. 고양이의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털이 한 움큼 빠진 탈모 고양이도 보고, 토를 하는 고양이도 보았다. 그 모습을 보고선 ‘그럴 수도 있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고양이가 다치는 사고를 직접 보니까 더 경각심이 생겼다.


카페 사장님도 주의 사항을 얘기해 주고 읽어보라며 쪽지를 주지만, 더 세세한 주의 사항이 필요한 것 같았다.

아이들이 고양이를 만지거나 장난감으로 놀아줄 때는 더 그런 것 같다.

실리콘 낚싯대를 ‘앙―’ 물고 안 놓아주는 고양이가 있으면, 낚싯대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고양이가 물어버린 장난감은 그냥 고양이가 가져가게 붙잡지 말고 놓아주시라고 간곡히 말하고 싶다!


사람도 고양이도 서로 행복한 "고양이 카페"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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