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루지 같은 병

귀에 뭔가가 생겼다.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니, 간단한 수술로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단순한 뾰루지인 줄 알고 짜기도 했다. 염증이 덧났다 가라앉았다 하며, 크기가 줄었다가 다시 불어나기를 반복했다.
이 염증 같은 것도 이제는 내 몸의 일부처럼 느껴져서, 긁어내려 하면 아팠다.
원래는 없었던, 존재하지 않던 것이 말이다.
의사 선생님은 검버섯이나 점처럼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듯해서 몇 개월째 그대로 두고 있었는데, 요즘은 조금 작아져서 사라지려는 것 같기도 하다. 정말 없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덧나면 병원에 가야겠다.

소용없고 버리고 싶은 것들도 결국은 내 일부가 되어버리면, 쉽게 떼어낼 수가 없다.
내 온 신경이 아프기 때문이다.

마음의 병도 그런 것 같다. 처음엔 몰라서 그냥 지나치다가, 어느 순간 그것이 인식되면, 버리고 싶어도 좀처럼 떨쳐내기 힘들다.
떼어내려 하면 마음 한구석이 아프기 때문이 아닐까.

습관이라는 것도 참 무섭다. 습관이 된 건지, 성격인지, 나도 모르게 굳어진 것들.
어떻게 보면, 잘못인 줄도 모르고 말하고 행동했던 조심성 없는 내 안의 병들이 ‘우우우—’ 유리병 속 메아리처럼 내 마음을 흔드는 밤이다.

사실 요즘, 막내가 했던 말에 상처를 받았는데, 큰딸의 말까지 겹치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아이들은 크게 받아들였는데, 나는 그저 가볍게 여겼던 내 말투 때문이었다.
곱씹으며 생각해보니, 내 말투가 너무 직설적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친정엄마 생각도 났다.

“내가 지혜롭지 못했다.”
“날 용서해줄 수 있겠니?”

나도 그런 줄 몰랐는데, 돌아보니 나 역시 아이들에게 지혜롭지 못했다.

반성하면서도, 다시 ‘툭’ 하고 튀어나올 그 병이 걱정된다.
그래도 이제는 알게 되었으니,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