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자치회 간사 일을 한 지 4개월이 지났다. 이번 달부터 새 국장님이 왔다. 우여곡절 끝에 맞이한 분이다. 내 마음속에 넘기 힘든 산들이 보인다. 그래도 그 고개를 넘었다. 고개를 넘으며 배운 것이 있다.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맺고 끊는지를 인생 선배인 주변 분들을 통해 배웠다. 나를 반성하며 되돌아보는 기회도 됐다. 항상 모든 사람이 나와 좋은 관계를 맺진 못한다. 하지만 아무렇지 않게 서로 대하며 살아가는 법을 배운 것 같다. 하지만 껄끄럽게 남는 건, 사랑이란 소통은 바람처럼 자유롭게 이는데, 이번에는 그러지 못하고 선풍이 같이 버튼을 눌러야 바람이 나오는 그런 답답한 마음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힘들었던 인간관계나 일은 좀 시원하게 풀렸지만, 마음의 찌꺼기처럼 그 분과의 관계는 선풍기 버튼을 눌러서 애써 바람을 틀어야만 소통이 되는 아쉬움이 남았다. 어쩔 수 없었던 날들이 주마등처럼 흘러간다.
마음의 단단한 선, 겉으로 보이는 철조망에 갇혀서 아직도 넘지 못하는 남북의 삼팔선이 갑자기 생각난다.
삼팔선도 사실은 사람들의 무수한 마음의 선들이 더욱 굵고 질겨져 보이는 선으로 흉물스럽게 아직도 남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해본다.
한 사람의 마음의 선도 시원하게 넘나들지 못하는데.... 선은 보이지 않게 얇지만 벽처럼 무거워서 소통하기 어렵나 보다.
초등학교 시절, 어떤 남자 짝꿍이 책상에 분필로 중앙에 선을 그어 넘어오지 말라고 해서 서로 다투던 생각이 난다. 사실 금은 넘기 쉽다. 마음의 금이 어려울 뿐....
"어쩔 수 없어서."라는 꼬인 마음의 선을 풀기 위해 인생을 살아가지만, 내가 어떤 노력을 했는지 되돌아보고 부족한 면을 반성하기도 하지만, 그분도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안타까움도 남아있다. 훗날 매듭이 풀릴 걸 예상하며 발길을 돌린다. 바람처럼 자유롭고 싶지만, 혼자 있을 땐 선풍기가 되는 것도 나쁘지만은 않다.
고인 시간이 그늘처럼 땅에 묻혀 있고 그 위로 경험과 반성과 그리고 그분을 위한 마음의 기도가 흙처럼 두둑한 언덕을 남긴다. 그분 과의 관계에서 시원하게 소통되지 못했던 것이 누군가 다른 사람을 만나서 풀릴 수도 있다. 훗날 비슷한 상황이 재현되고 그때는 다른 사랑의 소통 방법으로 풀어가리라 다짐해 본다.
삶이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