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백설 공주
주민센터 앞 사전투표소에 투표용지와 쿨토시를 전달하고 사무실로 들어가는 길에 복도에서 *위원과 마주쳤다. 나는 인사를 하고 사무실로 들어가려는데, *위원이 나를 잠시 멈춰 세웠다. 80세가 넘은 위원이었다.
“가방에 선물 있어. 가져가아~”
“뭔데요?”
“사과! 가방에 있으니까 가져가.”
너무 갑작스러워서 당황스러웠다. 순간 나는 동화 속 “백설 공주”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괜찮아요!”
정말 받고 싶지 않았다. *위원은 가방을 내 쪽으로 들어 보이며 나를 바라봤다.
“가져가라니까!”
거절하고 싶었지만, 자꾸 권하는 말에 혼자 받기엔 불편했다. 곧 사무실에 들어갈 거기 때문이었다.
“두 개 있어요?”
나는 국장님이 생각났다.
“아니, 한 개밖에 없어. 그러니까 어서 가져가!”
“국장님 것도 챙기려 했는데, 두 개 아니면 괜찮아요.”
*위원은 더 이상 권하지 않았고, 나는 3미터도 안 되는 거리의 사무실로 곧장 걸어 들어갔다.
‘왜 하필 사과일까? 사모님이 아침으로 챙겨주셨나?’
나는 보지 않은 그 사과가 *위원의 아침일 거라고 생각했다. “백설 공주”의 사과일지도 모른다는 찰나의 상상, 내가 주인공이 된 현실의 소설을 머릿속에서 지워낸다. 왠지 받고 싶지 않아서 혼자 쓴 짧은 소설이 스쳐 지나간다.
설마, 내게 존중적이지 못했던 행동을 말로 때우려던 걸까?
사과라는 보이지 않는 물건으로, 농담이란 포장으로...
나는 다시 소설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