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고 싶지 않은 샌드위치

사각 페스츄리 생지를 사서 오븐에 구워 먹으려고, 어젯밤에 생지를 해동시켜 발효를 시킨 뒤 그 위에 건강을 생각해서 아보카도를 갈아 얹고 오븐에 구웠다.

큰딸은 좀 짜다고 해서 맛을 봤는데, 원래 파는 냉동 아보카도를 소금으로 절여서 파는 거였다. 나는 짜지 않았고 아보카도 특유의 쌉싸름한 맛 때문에 짜다고 느낀 것이 아닐지 생각했다.


어제 사무실에서 4시에 시작한 회의는 연달아 다른 회의로 7시 반에 끝났다. 5시가 퇴근 시간인데 늦게 끝나는 바람에 나는 핸드폰을 놓고 왔는지도 모르고 부랴부랴 나왔다. 집에 오니 저녁 8시, 회의 때 나눠준 샌드위치가 남아서 국장님과 두 개씩 나눠서 가져왔는데 아이들에게 줄 저녁이었다.

어떤 위원은 다른 약속이 있다며 회의 도중에 인사하고 나가면서 내게 샌드위치를 반납했다. 아니 그 위원님이 아이들 주라고 하며 챙겨주시는 걸 나는 안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어떤 위원이 그 샌드위치를 가져가겠다고 하셔서 흔쾌히 드렸다.


회의를 마치고 나는 샌드위치를 들고 사무실을 나가려는데, 아까 샌드위치를 드렸던 위원님이 같이 가자고 했다. 그분은 회의 전에 참석부에 사인하면서 샌드위치를 하나 받았었고 이 단호박에그 샌드위치가 맛있다며 저녁으로 사서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주민자치회는 한 달에 한 번 정기회의가 있는데 저녁 6시 반에 회의가 있어서 회의비로 식대를 쓸 수 있다. 김밥을 주로 마련하는데, 한 번 샌드위치로 드린 적이 있어서 맛을 기억하고 있었다. 회의 전에 가게 영업시간을 물어봐서 알려드렸는데….

“오늘 저녁으로 이 샌드위치를 먹으면 되겠어. 가족과 먹어야 하니까 하나 더 있으면 좋은데….”

나는 위원님의 의도가 뭘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가게에 가서 사세요!”

나는 이렇게 말했다. 한 위원님이 나에게 준 샌드위치를 다른 위원님 안 주고 드렸는데, 하나 더 바라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안 좋았다. 내 종이가방에 샌드위치가 있는 걸 알고 있어 그런가 하는 생각도 들면서, 그분의 욕심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은 회사에 다니는 남편과 장성한 아들과 살고 나는 아직 엄마의 도움이 필요한 세 아이가 있는데, 이런 말씀하시는 게 좀 서운하기도 했다. 그분은 내 집을 알고 있어서 자차로 아파트 입구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분이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하나 사서 댁으로 가셨을까? 궁금하다.

주민자치회 일을 하면서 다과나 김밥 같은 음식이 남으면 대부분 사무국에서는 가져가겠다는 분에게 나눠드린다. 가끔 3~4개 남으면 국장님과 나눌 때가 있는데, 나눈다는 건 늘 어제같이 더 줄 수도 있는데 주고 싶은 마음이 안 들 때가 있다. 회의 때도 다른 위원들에 비해서 주민총회 기념품에 대해서 뭐가 좋고 이건 절대 안 된다는 등 이견이 있어 회의가 길어지는 걸 보고 물욕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며칠 전에는 위원 몇 분이 교육 진행을 하고 사무실에 앉아 쉬고 있는데, 어떤 분이 사무실에 아이스크림이 있냐고 물으셨다. 가끔 부회장님이 아이스크림을 사 오시는 건 아는데, 작년에 안 먹고 남은 아이스크림도 있었다. 나는 올해 간사로 왔기 때문에 누가 사 온 지는 모른다. 그 아이스크림이 냉동실에 대여섯 개 남짓 있었다. 나는 유통기한이 지나서 버려야겠다고 말했는데 그분이 “나도 한 개 줘.”라고 했다. 나는 그래도 드시겠다고 해서 냉동실에서 꺼내 드리려고 했는데, 아이스크림이 있냐고 물었던 위원님이 봉지를 낚아채며 도로 냉동실에 넣었다.

“주지 마!”

귓속말로 말했다.

나는 그 의미를 몰랐는데 어제 나의 행동을 생각하니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분에게 주어도 늘 바라고, 안 주어도 걸리고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된다.

한번 그분과 단둘이 대화하고 싶어졌다. 그 물욕의 근원이 무엇일까? 풍족하게 사시는데도 더 받고 싶고 갖고 싶은 마음에 관해서 묻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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