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봉지

맛있는 건

눈에 보이지 않아야 한다

멀어지는 게 아닌,

못 찾아야 한다


과자에 손이 간다

당신을 대신해 채웠던 속

공기로 가득 차

날숨에도 아파 뒤척인다


지구 아래에

그와의 거리가 먼 게 아니다

갈 수 없는 사이가 먼 것이다


물리지 않게 계속되는 식욕을

뿌리칠 수 있는 건

손을 놓는 일인가


텅 빈 봉지,

짧은 터널의 허기를 채우려

돈으로 메우려 해도

속도 봉지처럼

비워야 하는 껍데기라서

무엇으로도

쉽게 채울 수 없다


봉지의 허기를 누르며

긴 시간, 짧은 터널이

손아귀에 잡힌다


버려진 시간들이 멈춘다

손으로 치운다

이어진 짧은 터널들이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