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내일의 종언?

by 눈과 응시


장경섭 선생님은 이 책에서 한국 사회의 기본 질서가 곧 “가족 자유주의”라고 말합니다. “가족 자유주의”는 이 책에서 이론화하는 내용인데요, 한국에서 가족이 사적인 영역을 넘어 정치와 경제의 영역에서도 주되게 역할한다는 관점에 기반합니다. 개인에 기반한 자유주의와 달리, 가족주의에 기반한 자유주의 사회는 가족이 경제생산과 사회 재생산을 포괄하고, 개인을 가족에 속한 존재로 여기고 있습니다. 개인은 늘 가족을 통해 국가와 시장과 관계를 맺어야 합니다.


우리가 지금 여기 한국에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가족”의 모습과 그 역할은, 곧 역사가 만들어 낸 것입니다. 장경섭 선생님이 제시한 가족 자유주의라는 개념을 통한다면, 가족의 모습에서 역사를 읽어낼 수 있어요. 장경섭 선생님은 가족 자유주의가 급격한 근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생겨났다고 설명합니다. 전쟁이나 전쟁 이후의 개발주의 등,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여러 사건이 일어났고, 한국의 가족은 생존하기 위해 그 모습을 변화시켰습니다. 국가는 근대화의 소용돌이에서 사회적・경제적 정책을 변화시켰죠.

급격한 근대화로 인한 부담은 가족에게 그대로 전가됩니다. 이로 부담에서 살아남기 위해 가족 역할의 범위는 점점 넓어졌어요. 부담스러워진 가족의 역할에서 탈피하기 위해 개인은 가족 형성을 피하며 비혼이나 만혼과 같은 현상이 일어났죠. 비혼이나 만혼과 같은 탈가족화 현상뿐만 아닙니다. 노인 자살률 증가, 농가 혼인율 저하와 같은 부작용에 가족 자유주의가 영향 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 19 지원금으로 생각해 봤을 때, 개인을 대상으로 지원금이 나오기도 했지만, 세대를 단위로 삼아 주어진 지원금이 더 많았죠. 이걸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개인-국가-시장”이라는 세 관계가 개인 자유주의 사회라면, 가족 자유주의 사회는 “가족-국가-시장”의 세 관계로 이루어진 사회라는 거지요.


개인의 존재보다 개인의 집합인 가족이 중시되는 이 사회 … 그런데, 잘 생각하면 우리 사회의 모순이 보입니다. 여러분도 보이시나요? 네, 바로 가족이 중요하다 말하면서도 정작 결혼은 하지 않는 현재의 모습입니다. 가족이 중요하면 결혼해서 가족을 형성해야 할텐데 왜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이례적이라 손꼽히는 급격한 “비혼”, “만혼”, “저출산” 사회가 되었을까요.

집을 못 사니까, 애를 낳아도 기를 자신이 없으니까, 다양한 이유가 떠오를 거예요. 지금 떠올린 그 이유의 저변에는 가족이 짊어진 부담이 크다는 원인이 숨겨져 있어요. 가족주의가 중요한데 가족을 만들지 못하는 이 아이러니한 상황을 장경섭 교수님은 다른 책과 논문에서 “개인주의 없는 개인화”라고 설명했어요. 이 사회에는 강한 가족주의가 작동하고 있는데, 가족 자체가 리스크가 되니, 가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젊은이들은 가족을 만드는 것에서 도망쳐서 개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이 책은 가족이 왜 우리에게 안식처가 아닌 짐덩이가 됐는지, 그 무게가 발생하게 된 이유를 이론적 시각으로 알려주는 내용입니다. 윗세대가 자녀에게 부담이 되기 싫다며 자녀를 멀리하거나 고독감에 자살을 선택하는 이유도 적혀있어요. 모두가 궁금해하는 가족의 본질과 현재를 장경섭 선생님의 책을 통해서 배워봅시다!



*이 글은 인스타에 올린 글을 브런치로 옮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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