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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맛집
감자바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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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냇물
May 1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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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랑 감자바우집에 다녀왔다. 식객 허영만 선생이 속초에 와서 다녀간 세 집(곤드레밥집, 88생선구이집, 감자바우집) 중 한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손님들이 붐빈다
.
여기서 ‘감자바우’란 감자가 많이 나는 강원도 지역이나 그 출신 사람들을 낮잡아 이르는 말인데, 강원도 출신인 나는 그 말이 그렇게 불편하지 않다. 창피스러워 하기보다 정겨운 호칭으로 여긴다.
청초호반로변에 위치해 청초호 산책길에 오면서 가면서 눈여겨보던 그 감자바우집!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식당 앞 좁은 길에 나란히 줄을 서서 오손도손 기다리는 게 조금
애잔해 보이기도 해서 언젠가 가봐
야지 생각했던 곳이다.
몇 번 가려고 마음먹었었지만 식당이 도로변에 휑하니 위치하고 있어 선뜻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었다
.
최근에 도로 맞은편 조금 반듯한 건물로 옮겼다
.
그러던 그제는 아내가 좋아하는
김영옥
추어탕집을 함께 갔다가 휴무라 허탕을 치고, 의기투합해서 가까운 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점심시간이 끝나가는 시간임에도 손님들이 만만치 않다. 이 식당 대표 메뉴인 옹심이를 시키고 돌아보니 손님들 대부분 같은 걸 먹고 있다.
옹심이 외에 회덮밥, 회국수, 감자전 등 다른 메뉴가 보이는 데 나름 고민하며 선정한 것 같아 보인다.
맛은 기대했던 딱 그 수준이다. 속이 시원하게 풀리는 음식...
지난번 다른 옹심이 집 글에서도 밝혔지만 이 음식이 그렇게 깊은 맛이 날 수 있
는
음식이 아니
다.
허영만 작가는 “쓰린 속을 달래주는 편안한 맛, 투박한 듯한 정겨운 음식이다, 옹심이는 부슬부슬하게 떨어질 것 같은 데 찰기가 많고, 씹을 때 쫄깃쫄깃하고 쫀득쫀득한 맛”으로 묘사했다.
옹심이가 강원도 토속음식으로 사실 속초보다 감자의 주산지인 태백준령 오지인 영월이나 정선이 더 알려져 있는데 이곳이 관광지이라서인지 손님들이 많다.
그런데 사실 감자옹심이가 강원도 음식으로 알려졌지만 주재료인 감자가
우리민족의
전통 식재료라 하기도 그렇다
.
잘 알다시피 감자는 남미의 안데스 산맥이 원산지로 유럽을 경유
, 중국에서 19세기초 한반도로 전해졌다.(1824년, 청나라)
한국에 전래된 지 200년 되는 감자! 신토불이란 말이 조금 어색하기도 하나 외래종이 우리 토양에 잘 맞아 우리에게 유용한 작물이라면 무엇이 문제랴!
그리고 벼농사가 어려운 강원도 산악지대에 옥수수와 더불어 대표적 구황 식량작물로써 힘들었던 우리 민족에게 춘궁기를 넘기는 데 크게 기여한
것
아닌가?
하여튼 내가 맛본 속초의 감자옹심이 맛집은 4군데다. 이 집과 중앙시장에 3군데가 있다.(감자바우집, 정통집, 감나무집, 속초신토불이집)
맛을 평가하기는 도토리 키 재기고,
실상은 방송에 방영되었거나
SNS
로 많이 알려진 집들에 관광객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지 않나 싶다.
우리 부부는 속초의
옹심이 집에 두루두루 다닌다. 먹고살기 팍팍했던 시절이 생각나는 추억의 한 끼를 먹고 싶어서 간다.
속이 편안하고 여러 번 먹어도 물릴 것 같지 않은 정겨운 음식이라 계속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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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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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미지의 먼 길로의 여행이다.동반자가 있으면 한결 수월하다.결혼에 이어 은퇴라는 인생의 또다른 변곡점을 지난 장년의 부부가 행복의 신기루를 찾는 旅程의 斷想을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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