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가 죽었다.

by 모개

그녀가 죽었단다.

갑자기 내 인생에 나타나 내 삶을 지옥으로 만들고 자기는 죽어버렸단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모두 죽어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되었다.

이럴수가! 이렇게 끝난다고?

내 아이의 죽음이 이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린다고?

본가로 가던 길을 돌려 경찰서로 향했다.

“상황이 참 안 좋게 되어 저희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가해자가 죽으면 형을 집행할 수 없으니까요. 구치소에서 자살하지 못하도록 물품 검사 등 철저하게 관리를 합니다. 어디서 양말을 구한 건지. 양말 수도 제한되어 있거든요. 양말을 연결해 목을 매는 바람에. 아, 그리고 저희도 시신 인도 때문에 알아보다 안 건데요. 그 여자 오래전에 남편과 이혼한 후 혼자 외톨이처럼 살았던 모양이더라고요. 이혼한 남편은 현재 외국으로 이민을 간 상태고 죽음을 알릴 가족 하나 없더라고요. 그 여자도 참. 그래서 국가에서 시신을 처리했습니다. 아!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그 여자가 이정운씨께 남긴 것이 하나 있어요. 안 그래도 이것 때문에 이정운씨에게 전화 한 번 드리려던 참이었습니다.”

형사는 나에게 봉투 하나를 건넸다.

경찰서 앞 벤치에 앉아 봉투를 열어보았다.

편지 한 통과 오래된 신문 기사가 들어 있었다.


나는 오랜 시간 널 지켜보며 너의 삶도 편안하지 않다는 걸 알았어.

하지만 나는 이미 괴물이 되었기에 멈출 수 없었어.

시작한 이상 끝을 내야 했으니까.

그래야 나도 편히 눈을 감을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그래서 나는 멈추지 않았어.

나는 네가 네 마음 편하겠다고 한 선택도 용서할 수 없었어.

너는 평생 너를 괴롭혔던 두통으로, 네 부모는 아픈 자식을 지켜보며 노심초사한 것으로

벌을 받았다고 생각하겠지만 난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네가 내 앞에서 처절하게 울부짖는 걸 보며 나의 할 일을 끝냈다고 생각했어.

이제 할 일을 다 했으니 내 생을 끝낸거야.

날 용서해 달라고는 안 할게.

나도 널 용서하지 않았으니까.

나중에 지옥에서 다시 만나자.

분명 너도 지옥으로 올테니까.


‘유명한 물리학자와 그의 아들’

설마 우리 아버지와 나?

내가 돌을 던져 애를 죽였다고?

잠깐! 왜 내 기억에는 없지?

가만 가장 오래된 기억이 뭐더라?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 위해 애써보지만 소용없다.

이 여자 말이 다 사실인가?

정말 나 때문에 하영이가 죽은거야?

진실을 아는 건 부모님뿐이다.

월, 수,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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