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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민 Aug 16. 2024

<잃어버린 여행 가방>, 박완서

내 캐리어는 어디에

오래된 책이다.
박완서 작가의 책들은 가장 눈에 띄는 책장 칸에 두고 언제든 꺼내든다.
제목에서부터 노스탤지어가 느껴지는 '여행가방'
그런데 그 가방을 잃어버린다면 여행 몽땅을 잃어버린 것이 아닐까?
형식은 기행문이고 내용은 문학 기반이다.
목차 중 하나를 표제작으로 썼다.
나도 공항에 내 캐리어가 도착하지 않아 마음 고생한 경험이 있다.

대부분 찾을 수 있다 해  금방 돌아올 줄 알았다.

두 달이 지나자 장담할 수 없다며 고작 150달러 보상을 한다기에 어이상실,

대한항공(명백한 항공사 잘못임)에 항의했던 일이다. 미국 LA에서 잃어버린 가방을 텍사스에서 찾았으나 습기와 곰팡이로 내용물은 싹 다 버리게 된 사연.

그 후로 트라우마가 생겨 귀국길 공항에서 내 캐리어가 가장 늦게 나오면 안절부절못하는 강박이 있다.

매해 1월 독일 루프트한자 항공사에서는 여행객이 분실하고 찾아가지 않는 여행가방을 공개적으로 경매에 부친다고 한다.

주인을 찾을 수 없는 가방도 마찬가지다.
경찰이 미리 개봉을 해서 위험물이 없음을 확인한 후 무게만 공개하고 경매에 부친다.

낙찰이 되면 가방은 즉시 관중들 앞에 개봉되어 내용물이 만천하에 공개된다.

상상만으로도 나는 재미라기보다 끔찍한 기분이 들었다.

사생활이 그대로 까발려지는 사물들 앞에 나는 내가 벌거벗겨진 처럼 아연했다.
맙소사 루프트한자를 이용한 것도 아니고 내 여행가방은 찾았기 망정이지.

재미와 웃음으로 읽히지 않았던 또 다른 이유가 여행 중 일기장을 잃어버린  일도 있어서다.

외국인의 언어를 모를 테니 다행이란 전제하에 안도했지만

여행지에서 무언가를 잃어버림은 경우에 따라 그 여행 망침이 되기도 한다.
물론 시간 지나고 나면 아 그때 그런 일 있었지 그래도 그 시절이 좋았다고 당시의 분노와 고통을 잊는다.

여행이 주는 분명한 추억과 노스탤지어가 있으므로.
모처럼 지나간 여행들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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