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똥본위 화폐제도

by 김창익

조재원 UNIST 교수는 인간이 매일 배출하는 똥을 자원으로 전환해 화폐 가치와 연결하는 ‘똥본위화폐’를 제안했으며, 사람 한 명이 하루에 배출하는 200~500g의 똥을 건조·연료화하면 차량 주행에 필요한 에너지로 환산할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일정량의 화폐 단위로 지급하는 시스템을 실험적으로 UNIST 캠퍼스 화장실에서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직접 사용하도록 했다. 그는 똥이 화폐가 된다면 환경 문제와 에너지 위기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하며, 이는 화석연료 대체와 온실가스 저감이라는 환경적 가치, 버려지는 폐기물에서 화폐를 창출하는 경제적 가치, 그리고 똥을 더럽다는 인식을 자원이라는 시각으로 바꾸는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는 부산 북항에 설치된 에너지 순환 화장실이 분뇨를 모아 메탄가스를 생산하고 전기를 만드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UNIST의 ‘비비 화장실’ 프로젝트는 분뇨를 건조해 바이오가스로 전환하고 똥본위화폐 ‘꿀’로 환산해 실험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해외에서는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이 ‘Reinvent the Toilet Challenge’를 통해 물 없는 화장실과 분뇨 에너지화 시스템을 개발해 위생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 보급하고 있으며, 네덜란드 Wageningen 대학의 ‘Urine-tricity’ 프로젝트는 소변을 활용한 미생물 연료전지로 전기를 생산해 LED 조명이나 휴대폰 충전에 활용하고 있고, 아프리카 케냐와 우간다 등지의 NGO는 분뇨를 바이오가스로 전환해 가정 요리연료로 제공하면서 지역 위생 문제를 함께 해결하고 있다. 이처럼 똥본위화폐는 단순한 발상이 아니라 환경, 에너지,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순환경제 모델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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