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일가의 크립토 사업은 크게 네 갈래로 묶인다. 첫째, 도널드 트럼프 본인의 폴리곤(이더리움 L2 계열) 기반 NFT 사업인 ‘Trump Digital Trading Cards’와 그 로열티 수입, 둘째,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가 전면에 나선 패밀리 디파이 벤처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 WLF)’과 그 산하 스테이블코인 USD1, 셋째, 두 아들이 후원하는 비트코인 채굴·보유 회사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 넷째, 트럼프 미디어&테크놀로지 그룹(TMTG·티커 DJT)의 비트코인 트레저리 계획이다. 이 네 축을 기준으로 개인·법인 지갑의 구성, 현금흐름의 원천, 체인·토큰 노출을 정리하면 이더리움과의 직접·간접 상관연결이 어디서 발생하는지 비교적 명확해진다.
도널드 트럼프 개인 포트폴리오는 NFT 라이선스 대가로 들어온 이더(ETH) 보유가 핵심이다. 2024년 공개재무자료에는 이더리움을 100만~500만 달러 구간으로 신고했고, 온체인 분석사 아캄은 같은 시기 트럼프 라벨 지갑의 보유·이체 내역을 추적했다. 2023년 말에는 NFT 로열티로 쌓인 ETH 일부(약 240만 달러 상당)를 코인베이스로 보냈다는 온체인 트랜잭션도 확인된다. 즉 개인 계정의 크립토 노출은 ‘ETH 중심 + 소액의 기타 토큰(대개 에어드랍·증정 성격)’이라는 성격이 강하고, 이는 곧 이더리움 가격과 NFT 거래활동에 대한 민감도를 의미한다.
NFT 사업 자체는 폴리곤에서 발행된 45,000개 컬렉션이 출발점이며, 운영 주체는 트럼프 측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은 별도 법인으로 정리되어 있다. 1·2차 판매와 로열티가 WETH·POL 등으로 유입된 점, 컬렉션이 폴리곤 생태계의 표준 마켓을 통해 거래되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럼프 개인 현금흐름의 일부가 이더리움 계열 자산 사이클과 동행한다는 결론은 자연스럽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2024년 출범 이후 2025년 3월 달러 페그 스테이블코인 ‘USD1’을 공개했고, 리저브는 미 재무부 단기국채·현금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5월에는 아부다비 측 투자사 MGX의 바이낸스 20억 달러 투자 결제에 USD1이 ‘공식 스테이블코인’으로 쓰인다고 발표했고, 트론 통합과 멀티체인 전개를 병행했다. 온체인 단서는 WLF 측이 수차례에 걸쳐 ETH를 대량 매수(약 1천만 달러 규모)했다는 아캄 리서치로 포착되었고, 매도설에는 부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정리하면 USD1 리저브는 전통자산(국채·현금)에 물려 있어 이더리움 가격과는 직접적 상관이 작지만, WLF 법인 차원의 트레저리 운용과 디앱·디파이 활동이 이더리움 노출을 추가로 만든다.
아메리칸 비트코인은 두 아들이 ‘백(Backed by)’ 형태로 개입한 채굴·보유 모델로, 2025년 들어 허트8(Hut 8)의 자산을 흡수해 재정비했고, 나스닥 상장사 그리폰 디지털 마이닝과의 합병을 통해 상장(리버스 머지) 절차를 밟고 있다. 회사는 아시아 상장사 인수 검토, 전략적 비트코인 리저브 축적 등 ‘마이크로스트래티지 모델’의 재연을 내세운다. 이 사업선은 구조적으로 비트코인 베타에 노출되어 있으며 이더리움과의 연결은 ‘시황 공행(cross-crypto correlation)’ 정도로 제한된다.
TMTG는 2025년 5월 비트코인 트레저리를 위해 약 25억 달러 조달 계획을 공시했고, 이후 실제 대규모 비트코인 매입 이행을 발표했다. 이 또한 비트코인 감응도가 절대적으로 크고, 이더리움과의 상관은 시장 전반 위험선호가 같게 움직일 때의 동행성 정도에 머문다. 다만 TMTG·아메리칸 비트코인의 노이즈는 높아 단기 헤드라인에 따라 크로스자산 상관관계가 과대평가될 수 있다.
유의해야 할 비연계 프로젝트도 있다. 2025년 6월 ‘Official $TRUMP Wallet’이라는 브랜드 상품이 등장했지만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와 에릭 트럼프는 자신들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2024년 6월 솔라나 발 ‘DJT’ 토큰을 둘러싸고 “배런 트럼프가 관여했다”는 설이 돌았고 파이럿와이어스·마틴 슈크렐리 등의 언급으로 논란이 커졌지만, 공식 확인 없이 소문으로 남았다. 이런 사례는 ‘브랜드/이름 도용’ 변수를 낳고, 온체인 지갑에 찍히는 잡토큰 유입(에어드랍 등)이 실제 포지션으로 오인되는 문제를 만든다.
이상의 사실을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묶으면 다음과 같은 구조적 결론에 닿는다. 트럼프 개인은 NFT 수익으로 축적된 ETH가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이더리움 가격·NFT 체인(폴리곤)의 거래활동과 직접 연동된다. WLF는 스테이블코인 USD1 자체는 국채·현금으로 담보되어 이더리움 베타가 낮지만, 법인 트레저리로 ETH를 매수·운용한 온체인 단서가 있어 ‘사업 포트폴리오의 일부’가 ETH와 연결된다. 아메리칸 비트코인과 TMTG는 비트코인 감응도가 핵심이며, 이더리움과의 상관은 크립토 전반 유동성·리스크온 국면에서 나타나는 동행성이 본질이다. 즉 ‘개인+WLF’ 축이 이더리움과의 직접 상관을 만들고, ‘BTC 트레저리·채굴’ 축은 간접 상관(시장 공행성)을 만든다.
수치로 상관계수를 엄밀히 내려면 지갑별 시점별 보유량(ETH·WETH·POL 등)과 평가액, WLF의 체계적 매수·스왑 로그, NFT 거래대금의 체인별 환산치를 월 단위로 정리해 ETH 수익률과 공분산을 추정해야 한다. 공개 영역에서 확인 가능한 단서는 ① 20232024년 개인 지갑의 ETH 잔고 변화와 매도 트랜잭션, ② 2025년 WLF의 반복적 ETH 매입, ③ 폴리곤 NFT 현금흐름 등으로, 이들만으로도 ‘ETH 베타가 유의미하게 양(+)’이라는 질적 판단은 가능하다. 반대로 USD1 리저브는 미 국채 수익률과 연동될 뿐 ETH와는 무관하며, 아메리칸 비트코인·TMTG는 BTC 베타가 주도하므로 ETH와의 상관은 ‘BTC–ETH 고상관(역사적으로 0.60.9 구간)’을 통해 간접적으로만 전이된다고 볼 수 있다(정확한 실증은 동기간의 일별 수익률 매트릭스가 필요).
마지막으로 이해상충·거버넌스 변수도 이더리움 노출의 간접 리스크로 본다. USD1은 멀티체인으로 개발되어 이더리움에서도 가동되지만, 담보 운용은 전통자산에 귀속되고 발행 주체의 사업·정책 이슈가 가격·유통에 더 큰 영향을 준다. 실제로 USD1의 대형 거래 활용과 트론 통합, 외부 고액 투자자(저스틴 선)와의 관계가 동시에 조명되면서 규제·윤리 논쟁이 커졌고, 이는 USD1과 WLF의 사업가치 및 WLF가 보유한 ETH 포지션의 변동성으로 환류될 수 있다. 한편 두 아들이 관여하는 채굴·보유 사업과 TMTG의 비트코인 트레저리는 규제·공시 리듬에 더 민감하고, 이더리움 가격보다는 거시 유동성과 비트코인 사이클의 영향을 정면으로 받는다.
요약하면, 트럼프 개인과 패밀리 벤처의 ‘이더리움과의 상관’은 NFT 수익으로 축적된 ETH와 WLF의 ETH 트레저리 운용에서 직접적으로, USD1·아메리칸 비트코인·TMTG 라인에서는 간접적·한정적으로 발생한다. 즉 이더리움 민감도는 ‘개인+WLF 트레저리’에선 의미 있게 플러스, ‘스테이블코인 리저브’에선 미미, ‘BTC 중심 사업’에선 시장 공행성에 기댄 간접 플러스다. 이 구도는 공시·온체인 데이터가 추가로 공개될수록 수치화가 가능하겠지만, 현재 공개된 신뢰도 높은 자료만으로도 위 구조적 판정은 성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