를 빙자한 팀 이야기
몇 주 만에 스타트업 스테이션 커리큘럼을 열어봤다. 어느새 스타트업 스테이션에 오른 지 반이 훌쩍 지나있다. 눈 깜짝하면 스타트업 스테이션 세션이 종료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래서 돌아본다. 지금까지 스타트업 스테이션에서 겪은 경험을.
1.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팀
스타트업 스테이션을 비롯하여 창업 관련 프로그램을 듣는다면 '팀 빌딩'을 한다. 팀 빌딩에서 나와 핏이 맞는 사람들을 찾는데 온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이와 같은 창업 프로그램에서 제대로 된 팀을 이루지 못한다면 참여하는데 의미가 사라진다. 여기서는 '팀'을 위한 커리큘럼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만약 스타트업 스테이션을 듣는 목적이 '팀 빌딩'이 아니라면 시간 낭비가 될지도 모른다.
처음 스타트업 스테이션에 들어올 때만 해도 팀원 찾기에 큰 기대를 하진 않았다. "제발 개발자 팀원 한 명만 찾게 해주세요. 그게 아니라면 함께 할 수 있는 사람 한 명이라도..!"라며 소박한 희망을 가졌다. 하지만 이곳에는 발을 맞출 수 있는 사람들이 한 명이 아닌 셋이나 있었다. 열린 마음으로 이야기하다 보면 분명 핏이 맞는 팀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2. 팀빌딩을 하려면
함께 하고 싶은 동료를 찾는다면 아이디어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한다. 창업을 준비하면서 수십 번 아니 수백 번 듣는 말 '특별한 아이디어는 없다'.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실은 전 세계에서 수천 명이 떠올렸을 확률이 높다. 나는 노마드맵 채널을 운영하고 있었지만,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정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도 팀원들과 찾고 있다.) 섬기고 싶은 유저는 정해졌다. 하지만 '이 아이템으로 하고 싶어요.'라고 말하지 않았다.
그리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을 찾았다면 적극성을 내비칠 필요가 있다. 팀 빌딩 시즌에 여러 사람들이 대화를 요청했다. 대부분은 '한 번 들어나 볼까?' 하며 찾아왔다. 하지만 H는 달랐다. H는 노마드맵 채널의 콘텐츠를 분석해서 찾아왔다. 현재 어떤 콘텐츠가 인기 있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었다.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사람을 팀원으로 마다할 이유가 없다.
3. 오래 기억될 시간
원팀이 되고 난 후에는 출근길이 몇 배로 즐거워졌다. 오전 10시에 출석을 해서 오후 6시까지, 특별한 일정이 없으면 밤 10시까지 함께한다. 한주에 가장 많이 시간을 함께 보내는 사람들이 되었다. 치열하게 토론하고, 점심 메뉴를 고민하고, 산책을 하고, 서로 공부하는 내용을 어깨 너머로 보고, 책을 나눠 읽고, 보드게임을 하고. 얼마나 많은 활동을 함께 하는지 모른다. 이제 딱 한 달 남았다.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왠지 이 시간이 오래 기억될 것 같다.
글로 정리하고 보니 온통 팀 이야기다. 그만큼 요즘 관심사는 '팀' 뿐이다. 남은 기간 동안도 팀원들과 치열하고 재밌게 보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