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스테이션을 마치며
많이 배우고 많이 듣고 많이 만나는 귀한 시간을 보냈다.
스타트업 스테이션이 종료되었다. 마지막날 아침, 매니저님이 카드 한 장을 건넸다. 첫날에 내 손으로 쓴 다짐 카드다. 오전부터 상세페이지를 만드느라 정신없던 차라 제대로 읽어보지도 못했다. 카드를 가방 깊숙이 넣었고 이제야 꺼내보았다.
60일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솔직히 말하면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 어디서부터 정리하면 좋을까 노트북을 펼쳐놓고 한참 동안 팔짱을 끼고 앉아 있다. 아, 3F 방식으로 회고를 해보면 좋겠다.
Fact
+ 출석률 80%를 넘기고 무사히 졸업했다.
+ 성장 마인드셋을 지닌 팀원들을 만났다.
+ 정부지원사업 2개 합격했다.
+ <워케이션 가이드북> 출판하고 2쇄를 찍었다.
- 피드백, 회의 등 함께 일하는 시스템을 잡지 못했다.
- 일주일 남겨놓고 블로그 챌린지에 실패했다.
- 글쓰기, 일기, 요가, 수면 패턴을 잃었다.
- 주변에 다정하지 못했다.
Feeling
경주마처럼 앞만 보고 달려왔다. 아침부터 점심 늦은 저녁까지 시간을 가리지 않고 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도파민이 콸콸 흐르면서 재밌었다. 매일 새로운 지식을 얻고, 멋진 사람들과의 만남이 줄을 이었으며, 새로운 이벤트가 연달아 닥쳐왔다. 그렇게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가지 일들을 해냈다. 첫날 카드에 썼던 대로 많이 배우고 많이 듣고 많이 만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달리면서 중요한 것들을 놓쳤다. 혼자에서 함께 일하게 되면서 나를 이루는 중심축을 뒤로 제쳐놓았다. 하루를 단단히 보내게 해주는 아침 글쓰기, 어지러운 마음을 물리쳐주는 요가, 맑은 정신을 만들어주는 숙면. 마지막날 나는 어느 것도 규칙적으로 하고 있지 않았다.
달리는 과정에서 주변을 돌아보지도 못했다. 전원을 꺼버린 스위치처럼 무관심한 태도를 가지기도 했고, 일을 잘 해내야 한다는 생각에 말로 상처를 주기도 했다. 다정하자고 그렇게 외쳤건만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았다.
Finding
교육장에 가지 않은지 3일 차다. 똘똘 뭉쳐서 우주로 치솟다 순식간에 공중분해 된 기분이다. 덩그러니 남겨지니 두려움과 헛헛함을 지울 수 없다. 이럴 때 필요한 건 중심축을 찾는 것. 놓치고 있던 것들을 다시 잡아야겠다. 쓰고 읽고 몸을 움직이며 잠을 푹 자기. 주변 사람들과 다정한 시간 보내기.
그렇게 다시 앞으로 나아갈 힘을 충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