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뿅글이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 1

도대체 저를 어떻게 사찰하시는 겁니까

by 이지

우선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에 대해서 고민이 많았다. '돈'과 관련된 책도 많고, '자본주의'와 관련된 책도 많고... 하지만 나와 이 글을 함께 읽는 쪼졸이 여러분의 목표는 아무래도 '재테크'니까 그와 관련된 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뭔가 돈을 공부하는 것도, 자본주의를 공부하는 것도 좋지만 재테크를 하겠다는 목표가 너무 멀어 보이면 흥미를 잃을 것 같았다.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를 통해서 세상에 굴러가는 대부분의 돈이 빚이라는 걸 알았으니까, 또 돈과 자본주의에 대해 어느 정도 방향은 알았으니까 조금 더 재테크에 다가가 보는 게 어떨까 싶었다. 물론 <국부론>이나 <자본론>을 읽어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았지만... 당장 내가 어떤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쪼졸이로서 내가 시작할 재테크도 시스템의 영향을 크게 받을 정도는 아닐 것 같았기에, <돈은 좋지만 재테크는 겁나는 너에게>를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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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현시점 유튜브 구독자 34만 명을 가진 '뿅글이'라는 유튜버가 쓴 책이다. 우선 수많은 재테크 유튜버들이 추천하는 책이기도 하고, '힐링 에세이'를 내세운 점도 궁금했다. 돈과 관련된 책인데 '힐링 에세이'라는 말을 내세울 수 있다는 것은 어떤 것일까? 그리고 리뷰에서도 '입문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말이 많았다. e-book으로 구매했고, 현재 열심히 읽는 중이다.


이번 글에서는 책의 내용을 발췌해 가면서 나의 이야기들을 덧붙여 볼 예정이다.


[추천사]

저자도 말했지만,
재테크는 결혼, 내 집 마련 등 특정 상황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닙니다.
결국 내가 이 사회에서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쌓아 놓아야 하는 기본 지식입니다.
이 지식이 쌓여 있어야 특정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큰 문제없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재테크는 곧 우리의 자존감입니다.

-20만 재테크 채널, '시골쥐의 도시생활' 채널 운영자


우선 이 추천사에서 발췌한 문구들을 읽으며 나는 흠칫하지 않았을 수가 없었다. 1편을 읽었다면 알겠지만... 내가 재테크 공부를 시작한 이유가 '혹시 모를 결혼 대비', '내 집 마련', '노후 대책'이었기 때문이다. 도대체 이 책은 제목부터 시작해서 어디까지 나를 사찰할 예정인 것인가! 심지어는 사찰한 것도 모자라 책 뚜껑을 열고 처음 읽은 추천사에서부터 그런 특정 상황을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못 박아 버리다니.


하지만 어떤 목표에서 시작을 했건 간에, 시작을 하길 잘했다는 생각은 든다. 안전하게 살아가기 위해서, 그리고 행복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쌓아 놓아야 하는 기본 지식이라니, 지금이라도 시작해서 공부하기 시작한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프롤로그]

언제부턴가 재테크는 '힘들고 극단적인 절약을 해야 하는 것'으로 사람들의 머릿속에 박힌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다양한 사람들을 봐왔어요. "그거 힘들다며? 나는 자신 없어. 나중에 제대로 할래"라고 미루는 사람부터 "나 재테크한다. 무지출 챌린지 3일째"라며 목적 없이 무작정 절약부터 하는 사람까지 다양했는데요. 볼 때마다 참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재테크는 숙제가 아니거든요. 그저 행복 삶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고, 그 과정을 즐겁게 하는 방법 역시 존재해요.


프롤로그에서도 뼈를 맞았다. 재테크를 잘 모르는 쪼졸이로서 나는 이제까지 '나중에 제대로 할래.'하고 미뤄왔다. 언제부터 미뤘냐면... 한 20대 초반부터? 앞자리가 3으로 바뀌고서야 시작했으니 거의 10년을 돈에 대한 제대로 된 가치관과 생각 없이 살아온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한숨을 내쉬려는데 재테크 과정을 즐겁게 하는 방법이 있다는 저자의 호언장담? 이것이 바로 채찍과 당근인가? 그 호언장담이 어쩐지 조금 위안이 되어서 웃음이 났다. 저자는 알았을까? 이렇게 독자가 채찍맞고 당근 먹으며 책장을 넘길 것을 말이다...


[PART 1. 재테크의 문을 두드리다]

실제로 웨딩 컨설팅 업체인 듀오웨드가 발표한 <2022 결혼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신혼부부 평균 결혼비용이 주거비를 포함해 2억 8,739만 원이라고 해요. 현실적으로 결혼 적령기쯤 되는 나이게 그 정도 돈을 마련하는 게 쉬운, 아니 가능한 일일까요?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대 평균 월급은 264만 원이라고 해요. 월에 딱 100만 원만 쓰고 남은 돈을 다 모아도 5년 뒤 1억이 안 되는 돈인데 말이죠.

생각하면 할수록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복하게 살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돈'이라는 결론이 나왔어요.


이 부분에는 이미 <EBS 다큐프라임 자본주의>를 다 보아서 그런지, 크게 공감이 갔다. 평균 결혼비용이 2억 8,739만 원이라니. 서울에 살고 있고 앞으로도 서울에 살 예정인 나로서는 2억 9천도... 모자라지 않을까 싶다. 당장에 결혼식 비용만 천만 원이 넘는다는데 같이 살 집에, 집에 채워 넣을 물건에, 신혼여행에 또 기타 등등 자잘한 비용이 분명 더 있을 텐데 말이다. 결혼을 한다면 행복하려고 하는 것일 텐데, 행복하려면 '돈'이 필요하다는 말에 동의를 할 수밖에 없었다.


[PART 2. 저축에 속도를 붙여줄 소비 줄이는 노하우]

소비 줄이기에 매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우선은 목적이 명확하지 않아서 그럴 수 있어요. 돈 아끼라고 해서 시도는 해봤는데, 몇 달 뒤 의지를 잃고 다시 원래대로 돈을 쓰기 시작하는 거죠. '왜'해야 하는지, '왜'내게 필요한 건지를 정확히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은 다른 결과를 불러와요. 모든 일을 시작할 때 '왜?'라는 의문을 품으면 좋더라고요. 의문을 품고, 그 의문에 대한 답을 구한 후 시작해 보세요. 내가 하는 일, 내가 지나고 있는 이 과정의 목적을 정확히 하면 더 애정을 쏟아서 그 길을 갈 수 있거든요.

소비를 줄여야 하는 이유는 간단해요. 시드머니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죠. '시드머니' 혹은 '종잣돈'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죠? 시드머니를 발판 삼아 앞으로의 자산을 증식시켜 나갈 수 있어요. 그냥 단순히 통장에 돈만 모으고 있는 사람과 같은 돈으로 투자를 병행한 사람의 자산 차이는 몇 배 이상 나거든요. 당장은 그 차이가 보이지 않지만 그런 시간이 쌓이면 확연한 차이로 드러나요. 그래서 결국 재테크의 시작인 '시드머니 마련' 단계로 돌아올 수밖에 없는 거죠. 돈을 아껴서 하고 싶은 여러분만의 '최종 목적'을 꼭 생각해 두세요.


소비를 줄이는 목적에 대해서 고민을 좀 해보자. 프리랜서인 나로서는 수익이 불안정하므로 혹시 모를 다음 달, 혹시 모를 내일을 위해 당연히 소비를 줄여야 하는 부분이긴 하다. 재테크 공부를 시작하긴 했지만 '최종 목적'은 생각해 둔 적이 없는데... 글쎄 우선은 1억 정도를 목표로 잡아보면 어떨까 싶다. 근로소득으로도 1억을 만들기 쉽지가 않은데 재테크로 1억을 만드는 건 더 어려울 것으로 추측되지만 꿈은 크게 가져야 깨진 파편도 큰 법이라니까. 앞서 평균 결혼 비용이 2억 9천에 육박한다는 것을 보지 않았는가. 평균 결혼 비용에도 턱 없이 모자라지만, 통장 잔고에 1억이 찍혀있을 상상만으로도 힘이 나는 기분이므로 우선은 1억 정도로 목표를 정하기로 했다. 통장 잔고가 1억 인 3n살 여성. 그것이 우선 나의 최종 목표다.


나만의 숨 쉴 구멍, 행복비용

저는 무조건적인 절약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러면 재테크는 '숙제 같은 것' 혹은 '지루한 것'이 되어버릴 거예요. 꼭 그렇게 느끼지 않을 방법도 있는데 말이죠. 그것이 '행복비용'이에요. 매월 계획을 세울 때 식비, 교통비 예산을 정하는 것처럼 고정적으로 예산 카테고리에 '행복비용'을 넣어 보세요. 행복비용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소비에 쓰는 비용'을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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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돈 쓰는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에요. '어떤 것에 지출하고, 그 외에는 지출하지 않는다.' 이 기준을 머릿속에 늘 갖고 있어야 해요. 만약 식비, 꾸밈비, 교통비 등 최소한의 지출만 하는 상황에서, 매월 20만 원이라는 행복비용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쓰고 싶으세요? 정말 다양한 답변이 나올 거예요. 저는 여행을 너무 좋아해서 여행비로 15만 원을 매월 저축하고, 나머지 돈으로 엽기떡볶이를 2주에 한 번씩 시켜 먹을 거예요. 재미있는 거 보면서 엽기떡볶이 먹을 때도 정말 행복하거든요. 열심히 일하고 생활하는 나를 위한 보상으로 확실한 행복을 미리 계획해 두는 거예요. 돈을 아끼는 게 힘들지만 곧 행복비용을 쓸 날이 다가올 테니 조금 더 힘을 낼 수 있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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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계에서 빨리 지치는 사람들의 특징이, 한 달 식비를 몇만 원 내로 해결하는 등 갑자기 악착같이 소비를 통제한다는 거예요. 시드머니를 모으는 기간은 조금 단축되겠지만 재테크는 장기 전이니까 이렇게 극단적일 필요는 없어요. 오히려 적절히 통제하면서 다음 스텝을 배워두는 게 더 도움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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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를 줄이는 시기에 중요한 것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을 하지 않는 거예요. 바꿔 말하면 어디에 돈을 써야 하는지 명확히 하는 것이죠.


'무조건적인 절약'은 일단 3n살이 된 인간으로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품위유지비라는 것도 있고. 예를 들어 후배들을 만났는데 하다못해 커피라도 내가 사야 되지 않는가. 커피 한 잔을 못 사서 인맥을 끊어낼 수도 없는 나이다. 이미 '내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가 '행복 비용'을 제시할 때 와, 정말 다행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행복 비용'을 나를 위해 쓰는 걸로 예를 들긴 했지만, 나는 아마 사람들을 만나는 데에 쓸 것 같다. 남자친구와 먹는 맛있는 한 끼, 친한 친구와 찍는 인생 네 컷 한 장... 이런 것들 없이 행복할 수 있을까 싶다.


다만 저자가 말했듯 '하지 않아도 될 것'을 명확히 정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집에 커피 머신을 야무지게 구비해 놓은 인간으로서 '밖에서 커피 사 먹기'와, 멀쩡한 주방과 밥솥이 있는 인간으로서 '배달음식 시켜 먹기'를 '하지 않아도 될 것' 카테고리에 넣기로 했다. 배달음식을 안 시켜 먹는 게 쉽지는 않을 것 같지만... 한 달에 두 번? 정도로만 줄여도 좋지 않을까? 건강에도 좋고 지갑에도 좋으면 안 할 이유가 없다. 어차피 나이가 들면 소화기관도 힘들어한다는데 집 밥 해 먹으면 좋지 뭐. 냉장고에 부모님이 보내주신 음식들도 한가득인데, 조금만 부지런히 움직이면 실천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스스로를 다독여 본다...


저자가 시드머니를 모으기 위한 절약이라면 행복비용을 '20만 원' 이내로 설정하라고 했으니... 그것도 뼛속 깊이 새겨본다.


내가 했던 가장 효율적인 예산 세우기

첫 번째, 최근 3개월간의 지출내역을 확인한 후 월 지출 비용을 카테고리별로 나눠보세요. 소비통제는 '필수적으로 지출하고 있는' 비용을 명확히 아는 것에서 시작해요. 아마 본인이 어떤 영역에 얼마나 지출하고 있는지 모르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이럴 때 '뱅크샐러드, 편한 가계부'같은 가계부 앱을 활용하면 정말 편해요. 카드나 통장 등을 한 번만 연결해 두면 세세한 지출내역이 자동으로 연계돼 쉽게 확인할 수 있죠. 앞으로도 쭉 사용해야 하니까 편한 앱을 선택해 보세요. 이번에 정한 예산도 가계부 앱에 입력해 관리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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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본인의 지출내역을 신경 쓰지 않고 소비해 왔다면 매달 지출내역이 다를 수 있으니 처음에는 3개월치 내역을 확인해 보세요. 지출내역을 카테고리별로 묶어서 평균치를 정리하고 확인하는 게 1단계에서 할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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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각 카테고리 옆에 고정적으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과 항목을 적어주세요. 고정비, 한 마디로 숨만 쉬어도 나가는 돈이 되겠습니다. 통신비, 구독 서비스 비용, 월세나 전세이자 등이 있어요. 그리고 그 금액을 다 더해 보세요. 지금 숨만 쉬어도 고정적으로 나가는 돈이 매월 얼마나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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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최근 3개월간의 지출내역 중 불필요한 소비가 있다면 아래에 적어주세요. 불필요한 소비를 한 이유와 개선 방법도 함께 적어보는 게 좋아요. 불필요한 소비가 무엇인지 알고 신경 쓰며 생활하면 소비습관 변화에 큰 도움이 되거든요. 그런 소비를 '왜' 계속했는지도 스스로와의 대화를 통해 알아보면 결국 답이 나오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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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잠을 오래 자지 못한 날에는 몸도 무겁고 허한 느낌이 들어서 예상에 없던 배달음식을 시켜 먹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빈도가 잦다면 적정 수면시간을 유지할 수 있도록 생활패턴을 점검해 보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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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월 고정소득의 50%는 저축, 50%는 지출로 잡은 후 카테고리별 월 지출 금액을 조정해 보세요. 지출 금액을 기존에 소비하던 비용보다 줄여야 한다면 어떤 카테고리의 예산을 낮춰야 하는지 고민해 보세요. 이 단계에서 본인만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세울 수 있어요. 카테고리에 20만 원의 행복비용도 추가한 후 함께 고려하고, 소득이 많은 사람도 월 지출총액을 150만 원 이하로 잡는 것이 좋아요. 각자의 상황에 따라 월에 150만 원 이하로 쓰는 게 힘든 사람도 있겠죠? 만약 독립해서 자취하고 있다면 아무래도 고정비가 더 나갈 거예요. 그럴 때는 저축액을 조금 줄여서 예산을 짜도 괜찮습니다.


이 부분을 읽고 제일 우선적으로 해본 것은 '뱅크 샐러드' 어플을 깐 것이다. 이 앱으로 말하자면... 2n살에 한 번 깔았다가 너무 사용을 안 해서 지워버린 앱인데, 그때부터 꾸준히 업데이트를 걸쳐 지금은 그때보다 더 발전한 앱이 되었다. 카테고리 별로 목표 금액을 설정할 수 있는 기능 같은 거 그때는 없었단 말이다... (있었나?) 어쨌든 나의 자산들을 연결했고 분석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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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어플에는 상세하게 금액들이 다 뜨지만, 좀 민망한 바로 다 지워버렸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신용카드가 결제일이 1일이라 전 월 18일~ 해당 월 17일까지가 나의 지출 '1달'이므로 그렇게 두 달을 비교해 보았다. 식비가... 이렇게 많이 드는 줄은 몰랐다. 이게 바로 '배달 음식'이 '하지 않아도 될 것' 카테고리에 들어간 이유다. 그렇다고 매일매일 시켜 먹은 것도 아닌데 두 달 모두 식비가 80만 원에 육박한다. 아무래도 물가가 비싸기도 하고... 친구랑 밥 한 끼만 사 먹어도 5만 원이 되어버리니 이해는 간다만 그게 모여서 80만 원이 되다니! 1등이 지출의 50% 정도고 2등이 10%? 정말이지 비정상적인 지출이 아닐 수 없다... 술 값도 아니고 밥 값이... 정말 영원히 못 잊을 분석표다. 나머지 모든 분야에서 꽤나 잘 절약하고 있는 것 같은데, 프리랜서라 집에 있는 시간도 길면서 식비에 저만큼의 돈을 썼다는 게... 정말 믿기지가 않는다. 거짓말 없이, 정말로 이마를 퍽퍽 치며 반성했다.


책에서 이런 카테고리들로 좀 더 상세한 것들을 제시하는데 회사 식비, 외식비, 꾸밈비(품위유지비), 교통비, 생활비, 경조사비, 구독료, 통신비, 그리고 여가비 등이다. 뱅크 샐러드에서 기본적으로 제시하는 카테고리 내에 이런 상세한 카테고리도 만들어 넣을 수 있어서 현재 나는 열심히 카테고리를 추가하고 있다. 그래봐야 식비 말고는 별로 선택할 일도 없지만...


정보력이 곧 절약의 길 - 신용카드 편

예산을 잡아보니 많이 초과하는데 도대체 어디서 줄여야 하나 싶죠? 그래서 이제부터는 평소에 지출하는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는 방법을 찾아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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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쓰면 소비통제가 되지 않아"라는 말에 매몰되어 신용카드를 멀리할 필요는 없어요. 효율적인 재테크를 원한다면 오히려 신용카드를 영리하게 활용하는 게 낫지요. 자산관리가 즉각적으로 되지 않는 점은 각 카드사 앱에 있는 '카드대금 즉시결제' 기능을 써서 그때그때 통장에서 빠져나가도록 하면 충분히 해소되더라고요. 신용도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고 하니까 활용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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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를 쓰라고 말하는 이유는 혜택 때문이에요. 체크카드는 혜택이라고 할 게 미미한데, 신용카드는 전월 실적에 따라 혜택이 참 다양해요. 연회비 1만 원 정도인 카드도 혜택이 꽤 쏠쏠하고, 연회비 환급 이벤트라도 겹치면 더 이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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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체크카드를 아예 쓰지 말자는 건 아니니 오해 금지! 신용카드, 체크카드를 적절하게 잘 섞어서 쓰면 '제13월의 월급'이라고 불리는 연말정산 환급액에도 좋은 영향을 주거든요. 게다가 연말정산 말고는 별다른 혜택이 없던 체크카드도 요즘은 달라지고 있어요. 토스, 헥토파이낸셜 같은 핀테크 기업의 체크카드는 연회비가 있는 신용카드보다 혜택이 좋을 때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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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와 달리 전월 실적 같은 조건이 없다는 것도 큰 장점이죠. 주유비, 대중교통비 등 각 카드에서 받을 수 있는 할인혜택 한도가 정해져 있으니까 체크카드와 병행해서 할인혜택을 최대치로 똑똑하게 이용하면 됩니다.


나도 신용카드가 있는데, 잘 쓰지는 않는다. 잘 쓰지 않는 이유는 오로지 하나... 어느 날 갑자기 카드값이 훅- 하고 나가버리면 갑자기 돈을 뺏기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다 내가 쓴 거 알지만 그 기분만큼은 어떻게 변하지가 않아서 아예 사용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했다. 근데 또 이 글을 읽으면서 뼈를 맞은 것이... 예전부터 내가 가지고 있는 신용카드의 혜택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바꿀까 말까만 500번을 고민하다 매번 '에잇 귀찮아.'하고 휴대폰을 꺼버렸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너무나 많은 신용카드들이 존재하는데 거기서 나한테 맞는 혜택을 어떻게 찾느냔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카드고릴라'라는 홈페이지를 추천한다. '카드고릴라'는 각종 지천에 깔린 신용카드의 혜택들을 비교해 주는 사이트인데, 정리가 잘 되어있다. 개인적으로는 토스나 뱅크 샐러드같이 지출을 관리할 수 있는 어플에서 나에게 추천하는 카드를 추려보고, 그 후에 카드고릴라에서 더 상세히 혜택을 비교해 보면서 고르면 될 것 같다. 이 부분은 냅다 골라서 바꾸기는 어려울 것 같아서 추후에 좀 더 비교해 보고 고르기로 했다. 아무래도 프리랜서라 수익이 안정치 않은 것도 신용카드 발급에 걸림돌이기도 하고. 비문이지만 정말 인생이 뭐 하나 쉬운 게 없다 싶다.


그리고 알뜰폰 요금제 사용도 추천한다. 이 부분은 상세히 알아보지는 않았지만 책을 읽다 문득 궁금해져 검색만 해봤다. 어릴 때부터 쭉 써오던 통신사를 여전히 쓰고 있는데, 생각보다 별 혜택 없이 비싼 요금만 내고 있는 것 같아서 이 부분도 추후에 조금 더 알아볼 예정이다. 바꿔도 나쁠 게 없다면... 바꾸는 것도 좋겠지. 데이터만 잘 터진다면야! 다만 결합으로 묶여있는 서비스들이 있어서 이것도 그냥 냅다 바꾸기엔 리스트가 있다고 판단되었다. 뭐, 이제 시작해서 꾸준히 할 건데 너무 급하게 할 건 없겠지 싶어서 차차 알아보기로 했다.


지갑을 잠글 때 꼭 필요한 3가지

지금부터 말하는 3가지만 잘 챙기면 흔들림 없이 이 시기를 보낼 수 있을 거예요.

첫 번째, 가계부는 꼭 쓰자!

가계부를 작성하지 않을 때 이런 일이 있었어요. '와, 이번 달에는 한 번에 5만 원 넘는 돈은 쓰지 않았어. 많아 봐야 3~4만 원이었다고! 이번 달은 정말 잘했어!'하고 기분 좋게 카드 결제내역을 확인했죠. 근데 총액을 보니 오히려 지난달보다 더 큰 액수가 나왔더라고요. '카드사도 실수라는 걸 하는구나. 역시 내 돈은 내가 잘 지켜야 해'하면서 그 아래에 있는 세부 지출내역을 하나하나 다 더해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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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는 어땠을까요? 네, 다 제가 쓴 돈이 맞았어요. 큰돈을 지출하지 말자는 생각에만 사로잡혀서 새어 나가는 돈들을 챙기지 못했던 거죠. 돈을 모을 때는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그렇게 와닿지 않더니, 티끌이 나가기 시작하니까 태산이 되는 게 맞더라고요. 이런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가계부가 필요해요. 가계부를 작성하면 이런 티끌까지도 제대로 확인하고 잡을 수 있으니까요.
...
또한 나만의 맞춤 예산을 제대로 정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앞에서 예산 세우는 방법을 알아봤지만 그건 80%에 불과해요. 내가 세운 내 예산이긴 하지만 '맞춤'이 빠졌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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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가계부를 쓰며 조금 더 저 자신과 친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내가 뭘 할 때 더 즐거운지, 뭐가 덜 소중한지 명확히 알게 됐달까요?

두 번째, 결국 주변을 바꿔야 해요.

예산을 세워본 사람이라면 딱 공감하겠지만 생활이 그다지 여유롭지 않아요. 한마디로 쪼들리죠. 그러니 이 기간만큼은 주변을 잠시 바꾸는 게 좋아요. 이 기간을 더더욱 짧게 지나가고 싶다면 말이죠. 같이 노는 친구들에게 "나, 언제까지 얼마를 모으는 게 목표야. 그때까지 생활비가 빡빡해서 예전처럼 놀지는 못해. 조금만 이해해 주라"라고 말하면 받아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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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오해하면 안 되는 건, 평생 이렇게 지내라는 말이 아니라는 거예요. 저축으로 시드머니를 만들어야 다음이 있으니까 이 단계에서는 집중하자는 거죠.

세 번째, 절약할 때는 J처럼!

혼자 어디를 가거나 누군가와 약속이 있는 날이면 장소와 메뉴를 어느 정도 정하고 가는 습관이 있어요. 예를 들어 밖에서 약속이 있으면 약속 전에 그 근방에서 가장 괜찮은 집을 찾아봐요. 가격, 맛, 분위기, 리뷰 등을 기준으로 검색해 보는 거죠. 어떤 곳은 분위기는 괜찮은데 가격이 너무 터무니없기도 하고, 어떤 곳은 가격은 괜찮은데 맛 평가가 좋지 않기도 했어요. 가격이 너무 비싼 곳은 당연히 걸렀지요. 그렇게 사전 검색을 통해 제일 괜찮은 곳을 찾아내 방문하면, 만족도도 높고 지출도 적당히 할 수 있어 좋았어요.
조금만 귀찮으면 만족도와 생활비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으니까 더할 나위 없다고 생각해요. 어차피 돈 쓰는 거, 최고의 지출처를 찾는 게 조금 더 행복하게 이 시기를 지낼 방법 아닐까요?


아, 저 '티끌이 나가기 시작하니까 태산이 되는 게 맞더라고요.'라는 문장이 얼마나 뼈를 때렸는지... (그만 좀 때릴 것을 제안한다...) 비싼 물건을 살 때는 고민을 많이 하고, 저렴한 물건을 살 때는 고민을 안 하게 되는데 그게 모이면 생각보다 금액이 크다. (그렇게 식비가 80만 원에 육박하게 되었다!) 너무 맞는 말이다.


그리고 3달치 가계부를 비교해 보면서 느꼈는데... 생각보다 화장품이나 이런 것에 쓰는 돈보다 식비가 정말 월등해서, 나 정말 맛있는 거 먹는 거 좋아하는구나 싶었다. 내가 정말 무엇을 좋아하는지가 가계부에서 보인다는 게 얼마나 신기한지...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도 꼭 해보시면 좋을 것 같다. 내가 뭘 할 때 즐거운지, 뭐가 덜 소중한지 정말 명확히 보인다. 나는 내가 카페와 화장품을 정말 정말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가계부에 보이는 나는 그냥 먹을 것에 미친 애였다. 커피를 좋아하긴 하지만 카페보단 집에서 내려먹는 걸 선호하고 (심지어는 밖에 나갈 때 커피를 내려서 나갈 정도다.) 화장품은 그저 생필품의 용도로 세일할 때 한꺼번에 구매할 뿐... 그마저도 색조 같은 건 몇 개 되지도 않았다. 그냥 '저축해야 되니까 식비 무조건 동여매!'가 확실히 불가능할 것 같아서 식비 쪽을 넉넉하게 잡고 (그래도 80만 원은 안 되게...) 나머지를 좀 더 줄이는 방향으로 지출 계획을 세웠다. 가계부를 분석해보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두 번째 '주변 바꾸기'는 쉽게 가능할 것 같다. 나이가 드니까 친구를 좀 자주 안 만나게 된달까? 20대 초반이나 중반까지만 해도 하루가 멀다 하고 친구들과 붙어 다니며 여기저기 쏘다녔는데, 이제 다들 본인의 커리어에 집중하고 시간 내기도 어렵다 보니 특별한 일이 없으면 잘 만나지는 않는 것 같다. 게다가 이제 다들 오래된 사이라 누군가의 집에 모이는 등 바깥에서 잘 안 모이기도 하고. 이건 좋은 것 같다. 굳이 절약하느라 약속을 미루거나 할 필요도 없고... 쓰고 보니 좀 문장이 좀 외로워 보이는 게 문제지만. 그렇다고 내가 진짜 외롭다는 건 아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고, 별 소식 없는 거 보면 다들 잘 살고 있다는 뜻이니.


세 번째 'J처럼'은 좀 더 노력해봐야 할 문제다... 저자는 MBTI가 원래 J였다는데, 나는 ENTP라 즉흥의 끝판왕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붙어 다니는 사람들도 하나같이 P라서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어차피 돈 쓰는 거, 최고의 지출처를 찾는 게 조금 더 행복하게 이 시기를 지낼 방법 아닐까요?'라는 문장이 울림이 있었다. 그렇지, 어차피 돈을 쓸 거면 돈 아까운 소비는 하지 말아야지 싶고. 쓸 수 있는 돈이 무한정인 것도 아닌데 말이다. 평소에 지도 맵에 찍어두었던 맛집을 방문해 본다면 궁금증도 해결하고 만족도도 높을 것 같아서 그쪽으로 좀 해결해 보기로 했다. 맛집 탐방은... 상상만 해도 즐거울 것 같다. 절약한다고 무작정 지갑을 닫아버리는 게 아니라 좀 더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또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건데 너무 몰랐다 싶기도 하고 그렇다.


뿅글 TIP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좋은 게 가계부 관리 초기에는 대부분 적절한 예산을 못 잡는 경우가 많아요. 매달 지출내역과 전체 예산을 확인하며, 카테고리별로 적절한 예산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죠. 처음 몇 번만 반복하면 거의 예산을 건들지 않아도 되는 때가 반드시 오니 포기하지 마세요.


이런 문장이 이 책이 '힐링 에세이'인 이유인 것 같다. 재테크 고수들이라면 아무래도 필요 없는 문장이겠지만, 나 같은 초보자에게는 뭔가 한 줄기의 빛같이 느껴진달까. 아니나 다를까 이미 이번달 예산이 초과치에 이르고 있고... (한 달의 중간에 시작해 버렸기 때문이라고 위안 삼고 있다.) 이걸 앞으로 어떻게 계속하나 막막한 느낌이 있었는데 참 위로가 되었다. 그래 이런 책을 쓰는 사람도 예산을 못 잡고 그랬다는데, 이제 막 시작한 내가 막막한 건 당연하지! 이런 느낌.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꾸준히만 하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달까. 생각해 보면 내가 뭐 태어나서 응애 울 때부터 말을 잘했던 것도 아니고, 대학 입학하면서부터 이렇게 일을 계속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도 안 했고, 뭐 다 그런 거 아닌가! 재테크도 어찌저찌 계속 공부하고 실천하다 보면 뭐라도 되겠지! 좀 실패했다고 너무 자책하지도 말고 좀 성공했다고 너무 자만하지도 말고 그렇게 꾸준히 해보자 싶다.


여기까지가 이 책의 PART 2까지의 내용인데, 여러모로 생각해 볼 거리가 많아서 책 읽기는 멈췄다. 신용카드도 그렇고 알뜰폰 요금제도 그렇고 단 칼에 무 베듯이 해결할 순 없는 것들이라... 게다가 경제 주간지도 추천해서 (이코노미 조선, 한경비즈니스, 더스쿠프) 그 부분도 실천할 수 있을지 고민을 좀 해봐야 할 것 같다. 아마 다음 편은 이런 고민들을 어떻게 해결해나가고 있는지에 대해서 쓸 것 같고, 그 후에 다시 책으로 돌아와 또 전개를 해나가지 않을까 싶다.


아직 책을 다 읽지도 않은 시점에 책을 추천해도 될는지 모르겠지만, 발췌해 놓은 내용들이 괜찮은 것 같다면 한번 꼭 읽어보길 바란다. 처음에 이 책을 추천하는 사람들(대체로 재테크 유튜버들)의 말을 들으며 '아니 뭐 그 한 권 가지고 나 같은 쪼질이를 구제하겠어?' 싶었는데 어쩌면 구제될 수도 있을 것 같다. 결국에는 내가 실천을 하느냐 아니냐로 나뉘긴 하겠지만, 처음 재테크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이렇게 상세하고 따뜻하게 설명을 해줄 수 있는 다른 무언가가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읽다 보면 사찰당하는 기분이 들어서 자꾸 방 모서리를 확인하게 되는 것만 빼면 읽어서 손해 볼 거라고는 하나도 없는 책이다. 이렇게 써놓으면 너무 광고 같지만, 정말 온갖 인터넷을 뒤지고 검색하며 찾아내 내돈내산 한 책이므로 당당하게 추천한다.


이 글을 꾸준히 읽는 분이 계실지는 모르겠으나...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재테크 쪼질이 선생님이 여기 계시다면은 선생님도 꼭 읽어보시고 저와 함께 실천에 옮겨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하는 무언가가 '재테크'라는 이름을 달 수 있을 때까지... 꾸준히 달려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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