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트레이닝 1
상처란 단어는 많은 기억을 길어올린다. 과거의 슬픔을 떠올리기보단 가까운 날의 아픈 기억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상처란 어느 순간 아물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느날의 상처는 평생 갈 것 같이 괴로웠지만 지금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다. 찬란하고 역동적이었던 이십대의 상처는 그저 싱그러웠던 날의 추억으로 남았다. 지금 내게 상처라는 이름으로 정의되어지는 기록들은 아직 채 딱지가 여물지 않은, 새살이 돋아나지 않은 이야기다.
사랑하지 않는 이에게선 상처받지 않는다. 애초에 상처란 단어를 떠올렸을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모종의 갈등과 그 결과를 떠올린다는 것 자체가 이것을 정의하는 내 사고를 드러낸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이란 얼마나 섬세하고 또 미묘한 것인지 같은 말과 같은 행동도 무관심한 이에게선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사랑하니까 상처받고 그 상처를 끌어안으며 또 다른 사람을 만나 다시 관계를 맺어간다. 그렇게 사람은 관계 안에서 서로 기대어 빛과 어둠을 나누어 가진다.
그러고보면 사람을 만나 사랑한다는 것은 고슴도치가 서로를 끌어안듯 온기와 상처를 동시에 만날 각오가 필요한가보다. 너를 사랑하기에 상처받지만 나 역시 상처를 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기가 필요해 서로를 끌어안을 수 밖에 없는. 상처가 없는 관계를 위해선 서로간에 적당한 온기와 적당한 상처를 나눌 수 있는 적당한 관계를 선택해야한다. 혹은 상처에 무뎌질 수 있는, 겹겹이 싸인 딱지가 이루어졌을 때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우리는 상처를 선택한다. 사람이니까. 사랑을 넘어서는 상처가 아니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