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트레이닝 1
오늘 나의 첫 아가가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떠났다. 수학여행도 보내보고 영재원 캠프도 보내보고 우주의 조약돌 캠프도 보내보고 혼자 기차도 태워 서울 보내봤지만 가족 아닌 사람들과 장시간 비행으로 해외를 간다니! 그 자리에 모인 모든 부모님의 눈빛은 나와 동일했다. 이 아가가 언제 이리 커서 나를 떠나 미국을 간다니.
나에게 처음 온 그 순간이 오래지 않은 것 같은데 벌써 품 안의 아이 시절을 지나버렸다. 친구들 사이에서 이상한 공대생 유머를 주고 받고 처음으로 허용된 무제한 휴대폰 사용 시간에 나무위키를 들여다보며 정신놓고 있는 너를 보니 마음이 울렁인다. 어느새 키는 나와 비슷해지고 손가락은 더 길어졌다. 아가때부터 손잡고 다니면 항상 손 크기를 재보며 아고 우리 아가 언제 크니~ 좀 있으면 엄마보다 더 커지겠지? 했는데 어느 순간 그 날이 왔다. 길쪽한 손가락도 탄탄한 손바닥도 나의 손을 넘어섰다. 감기에 걸린 줄 알았던 목소리가 감기 아닌 변성기임을 깨닫는 것도 오래 걸리지 않았다. 원래도 혼자의 시간을 좋아했지만 이젠 방에 혼자 있는 순간을 보호해주기 위해 먼저 문을 닫아준다. 너는 자랐고 내 마음은 너의 자람의 속도를 힘겹게 따라가는구나.
4박6일이란다. 친구에 관심도 없고 친구 얘기는 생전 꺼내지도 않던 아가가 어느 순간 반 아이들 이름을 말하고 친구와 나눈 대화를 말해준다. 이상한 애들 얘기 재밌는 애들 얘기도 전해준다. 친구를 알아가는 나이. 그 나이에 친구들과 4박6일이라니. 아마 지금쯤 열심히 얘기나누고 웃고 떠들고 기내식도 먹고 잠들기도 하는 시간이겠지.
아이를 보내고 서둘러 기차를 타고 돌아왔다. 시간이 없어 편의점에서 커피 하나와 샌드위치를 사들고 기차에 올랐다. 네가 자라는 순간에 너를 붙잡고 싶지 않아 찾았던 나의 일이 너를 조금씩 놓아줄 수 있는 틈이 되어주었다. 비행기를 타러 가는 네 뒷모습을 복기하며 감상에 젖을 여유 없이 나의 일을 위해 달려갔다. 작지만 지금의 나를 위한 이 순간이 너의 성장을 응원하는 엄마의 몸부림이란걸 기억해주었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