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진(가명) 이는 마음에 상처를 갖고 있는 아이입니다. 부모님과의 갈등으로 가출과 자퇴를 하고 방황을 했습니다. 다행히 마음을 잡고 복학을 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지만, 다시 시작한 공부가 쉽지 않습니다. 나이로는 고등학교 2학년이 맞지만, 복학하며 1학년을 다시 다니기로 했습니다.
공부보다도 마음의 상처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공부 잘하고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는 언니와 동생 사이에서 존재감이 없고 가정 내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느껴졌다고 합니다.
“언제 부모님께 가장 서운한 마음이 들었니?”
“……”
아이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울기 시작했습니다. 한참을 그냥 두었습니다.
“그냥.. 저라면 (딸에게) 그렇게 하지 않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언제 그런 생각이 들었는데..?”
“많이 맞았어요…”
혜진이 부모님은 엘리트이시고, 가정환경도 여유 있는 편입니다. 부모님 기대치에 닿지 않는,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혜진이가 늘 지적과 비난의 대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기로 결정한 건 어떤 이유였어?"
“제가 따르던 언니가 있었는데, 그 언니가 다시 학교 간다고 해서요.”
“다시 학교 다니게 되니 어때?"
“잘 모르겠어요.”
“부모님과 관계는 좀 나아졌니?"
"제가 공부하니까요. 별말씀 안 하죠.'
스스로 마음을 잡고 다시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다니 너무 기특합니다. 동시에, 아이가 언제 다시 정해진 길을 벗어날까, 다시 상처받는 일이 생길까 걱정스러운 마음도 들었습니다.
남들보다 학교를 1년 더 다니는 것은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인생은 생각보다 길고, 빨리 간다고 멀리 가는 것이 아니니까요.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내면이 단단해지고,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살 준비가 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아이가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요? 좋은 대학과 직장일까요? 부모님의 인정일까요? 좋은 대학을 가는 것도 스스로 원하는 목표 그 자체인지, 이를 통한 부모와 가족의 인정일지요.
가족에게서 상처를 받거나, 갈등이 있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정서적인 결핍을 느끼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섭섭하고 원망하는 감정과 동시에,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공존합니다. 이 경우,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기존중감이 낮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부정적인 감정에 몰입되지 않도록, 자신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회복하도록 도와야 합니다. 학교에 복학 한 후에도 하루에 스마트폰을 3~4시간 본다고 합니다. 스마트폰을 몇 시간 하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니지만, 고등학생이 학교를 다니며 매일 스마트폰을 3~4시간 한다는 것은, 학업에 집중하지 못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행히, 혜진이는 운동을 좋아하여 일상에서의 스트레스를 운동으로 풀고 있습니다. 매우 건전한 방법이죠.
학교 공부 중, 국어 공부를 어려워합니다. 아이들 중, 국어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읽기 훈련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경우, 학년이 올라갈수록 힘들어집니다. 국어뿐 아니라, 수학 능력 시험에서도, 긴 지문을 정해진 시간 내에 읽고 주제를 파악하기 위해 읽기 능력이 중요합니다.
국어를 잘 하려면, 수준에 맞는 독서 활동을 통해 읽기 능력(문해력이라고 하죠. 읽고 이해하는 능력입니다.)을 키워야 합니다. 혜진이의 경우도, 독서를 한 경험이 거의 없어, 독서 훈련을 통해 도움을 주려고 합니다.
웃는 모습이 한없이 순수하고 예쁜데, 마음속 상처를 내색하지 않으려 자꾸 웃으며 "괜찮아요."라고 말하는 혜진이. 이 아이가 다시 길을 벗어나지 않기를, 다시 맘에 상처를 입고 방황하는 일이 없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