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처럼 일하다가 쌩퇴사했어요.

내게 진짜 중요한 건 그 곳에 없거든요.

by 리모

우리는 수많은 결정을 내린다. 그러나 모든 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것이 '최고'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다만 그 시점의 나의 직감과 나만의 신념, 감정이 개입되어 '납득할 만한' 선택을 할 뿐이다. 우리는 그래서 항상 모든 것에 '최선'의 선택을 한다고 표현하지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말하진 않는다.


나 또한 최근에 큰 결정을 내렸다. 내 학창 시절의 가장 큰 원동력이자, 치열하게 노력한 끝에 목표했던 업계의 정규직 자리를 약 4년 만에 쌩 퇴사한 것이다. 유독 난 주변에서 이런 평을 받아왔다. "리모야, 넌 항상 힘든 팀에만 발령이 나는 것 같아. 근데 네가 묵묵히 잘 버티니까 계속 그런 곳으로 넣나 봐. 이번에도 잘 버텨볼 수 있을 거야." 그렇다. 난 모든 일을 정말 성실히, 지금은 나보다 직급이 높은 사람들에게도 존경스럽다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주니어에게는 꽤나 난이도 높고 많은 업무를 그저 묵묵히 처리했다. 또한, 한마디로 '또라이 같은' 팀장, 편애하는 팀장도 견뎌냈다. 한마디로 팀 업무는 죄다 내가 다 하면서 예쁨은 아부 떠는 타 팀원이 가져가는, 재롱도 떨지 못하는 바보 같은 곰이었다.


물론 수많은 업무덕에 내 실력은 비약적으로 향상했다. 원치 않게 하드 트레이닝(?)된 덕에, 또한 성격상 꼼수를 부리지 못하고 하려면 제대로 처리하자는 성격 덕에 또래 주니어 대비 업무 파악도가 높아졌다. 난 아직 주임급이지만, 항상 팀내 상사들이 내게 업무를 물어봤고, 신규 입사하는 대리급도 모두 내게 업무를 물어본다. 또한. 응원하는 이들과 아군이 많다. 이것이 장점이라면 장점일까.


그러나 매년 견뎌내는 압박과 업무 강도는 나를 계속 갉아먹었다. 주말에도, 휴가에도, 불안과 긴장이 나를 떠난 적이 없었다. 작년 같은 경우는 팀장 성격 자체는 나이스하지만, 모든 차, 과장급의 업무를 막내인 내가 정말 "다" 헤야 했고, 팀장은 이런 업무 분담과 나의 피로에 무신경했다. 오히려 자신도 주니어 때 밤을 새 가면서 모든 업무를 했으니, 막내들이 업무가 많다고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난 그 팀에서 하루에 결재를 15개 올린 적도 있었고, 부서 전체가 공유하는 결재함이 기안자인 내 이름으로 도배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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