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7도 │ 시작

by 온도계

꼭 가보고 싶었던 땅이라 여기며 ‘언젠가’라는 막연한 소망에서 시작된 아프리카에 대한 갈망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희미해져 갔다.


인생은 타이밍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에게도 예기치 않은 순간에 그 기회가 찾아왔다. 카페를 운영했던 때였다. 사실 당시 난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시기였고, 설상가상으로 카페를 오픈한 지 3개월이 지난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뒤덮기 시작할 때였다. 손님들의 발길은 점점 뜸해지기 시작했고, 거리에 북적였던 사람들과 제길을 가기 위해 바삐 움직였던 자동차의 소음들이 순식간에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각자의 이야기를 품고 살았던 저마다의 외침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단골손님으로 유지는 되었으나 생각보다 길어진 통제와 두려움은 나뿐만 아니라 그 길을 걸었던 모든 이들의 마음을 꽁꽁 얼어붙게 만들었다.


그때였다. 움직여야 할 때다!! 동시에 내 마음에 품었던 아프리카를 떠올리게 되었고, 아프리카에 있는 탄자니아에 거주하고 있는 지인에게 연락하여 발걸음의 방향을 수정하게 되었다. 당시 아프리카는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의료 혜택은 고사하고 제대로 된 한 알의 약조차 먹기 어려운 사람들로 가득했기 때문에 사망자는 생각보다 많았고, 그 수를 제대로 헤아리기 어려울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그 땅으로 가겠다고 했을 때 어느 누구도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기 어려웠다. 나 조차도 건강을 확신할 수 없었기에 오히려 ‘괜찮아’를 연신 반복하며 주변 지인들을 달래기 바빴다.


그렇게 탄자니아행 비행기표를 끊었다. 나 혼자만 설렐 뿐 주변은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래도 ‘난 행복했다’. 나의 오랜 ‘꿈’을 이루는 시간이었으니 말이다. 사라지고, 잊힌 나의 ‘꿈’이 다시 활활 타올랐던 그 순간의 여운은 아직도 내 가슴 한켠에 남아있다.


짐을 꾸리고 인천공항을 거쳐 출국심사대를 거쳤던 나는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 중 유일하게 웃음으로 가득 찼던 것 같았다. 어려운 상황과 환경이었지만 ‘꿈’을 이루는 시작이자 과정에 이제 막 들어섰기 때문이다.


그 순간에 많은 것을 느꼈다. ‘어려움’으로 가득한 환경이지만 ‘꿈’을 향해 달려가는 시간은 언제나 ‘설렘’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말이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이 말에 공감할 것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모든 것들이 ‘멈춤’의 시간을 견디고 있을 때 나는 오히려 ‘빨리 감기’를 하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렇게 카타르를 경유해 킬리만자로 공항에 들어섰다.


아프리카로 향할 때 가장 큰 걱정 한 가지가 있었다. 그것은 코로나도 아니고, 음식도 아니었다. ‘사람’이었다. 나와 다른 문화와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그들과의 ‘마주함’이었다.


‘난 어떤 마음으로 저들을 대할 수 있을까?’


사실 이것은 부딪혀봐야 알 수 있는 것이었다. 그래서 종종 어찌할 수 없을 때 스스로 되뇌던 말을 내뱉으며 그들과의 첫 만남이 시작되었다.


‘에라, 모르겠다’


탄자니아로 가는 비행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