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킬리만자로 공항에 한국 사람 아니 동양인은 나 혼자뿐이었다. 어색하고 낯선 공기는 이미 비행기 안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순간 ‘아, 아프리카다’ 하는 묘한 감정에 휩싸였다.
‘꿈’을 이룰 때 마냥 ‘설렘’으로 가득 차진 않았다. 두려움과 함께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렇게 그 땅을 밟으며 공항 내부로 들어서는 순간 관계자와 직원들은 유일한 동양인이었던 나에게 조금 거칠게 대하기 시작했다. 어느 정도 예상했던 과정이었기에 개의치 않으려 했으나 끝없는 돈을 요구하는 그들의 태도에 조금씩 지쳐갔다. 그래도 나름(?) 잘 설득해서 큰 어려움 없이 빠져나왔다. 밖에서 발만 동동 구르며 걱정하고 있었던 나의 지인은 안도의 한숨을 쉬며 짐을 싣고 약속된 곳으로 출발했다.
‘아프리카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신고식 제대로 했네요!’
이 말을 듣는 순간 안도하기 시작했다. 이내 웃음으로 인사하고, 이야기하며 또 다른 신고식 장소로 나를 데려갔다. 곧 쓰러질 듯한 지붕과 위생이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식당’에 가서 현지 음식을 처음으로 먹었다. 일명 ‘바나나 죽’이라 불리는 서민 음식 중 하나였다. 맹맹했던 맛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그렇게 그들의 삶에 스며들기 시작했다.
곧바로 나의 숙소(앞으로는 집이라 부르겠다)로 짐을 옮긴 뒤 저녁을 같이 먹었다. 피곤한 나를 배려해 일찍 집에 데려다주었다. 그렇게 첫날밤을 맞이했다. 아프리카에서의 아침은 어떨까? 사실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포인트이기도 하다. 나 역시 그러했으니 말이다.
나의 집 앞에는 큰 나무 하나가 있었다. 아직도 그 이름은 모른다. 하지만 항상 푸른 나뭇잎으로 가득했던 그 나무는 새들의 안식처였다.
‘짹짹짹~ 짹짹~’
새소리에 일어났다. ‘이게 아프리카의 아침인가!’ 싶은 마음에 문을 열었더니 수많은 새들이 새로 온 손님맞이에 신이 난 모양이었다. 문을 열고 의자에 앉아 10분간 그 소리를 들었다.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었기에..
‘뭐든 처음이 좋을 뿐, 반복되면 당연하게 여기게 될 뿐이다’
매일 오전 6시가 되면 그곳에는 약 50~70여 마리의 새들이 앉아 저마다의 아침 인사를 하곤 했다. 문을 열고 그 소리를 들으면서 커피 한잔을 하는 것도 어쩌다 한 번이지 매일 지저귀는 그 소리는 어느새 ‘알람’이 되어버렸다. 피곤해서 더 자고 싶을 때마저 쉬지 않고 울어대는 그 소리는 고장 난 휴대폰의 알람이 되어버렸다. 한 번은 막대기를 들고 나뭇가지를 연신 때려대며 새들을 내쫓아보기도 했다. 그 순간만 조용했을 뿐 그들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는 다시 시작되었다.
‘그렇게 그들과의 동거가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