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0도 │ 풍경

by 온도계

멀리서 바라본 '메루산'

나의 목적지는 탄자니아의 큰 도시 중 하나인 ‘아루샤’였다. 도착하고 나서 시간이 좀 흐른 뒤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 지역은 ‘메루산’을 중심으로 한 고산지대였고, 실제 내가 머물렀던 집은 해발 1400미터가 조금 넘은 높이에 위치했다.


‘며칠간은 좀 힘들 거야’


지인의 말을 실감하게 된 건 긴장이 조금씩 풀린 2~3일이 지났을 즈음이었다. 아침에 일어나는데 몸이 무거웠고, 잠을 자도 피곤함이 가시질 않았다. 산소 농도가 낮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크게 문제 되진 않았다. ‘적응’의 문제였을 뿐이었다.


‘꿈’을 이루는 건 ‘순간’인 줄 알았는데, ‘과정’이었다. 그 과정에는 ‘적응’이 있을 뿐이다.


무엇이든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순간에는 ‘설렘’과 묘한 ‘긴장’이 주는 즐거움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지속되지 않는다. 이내 적응해야 하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고, 그 적응을 통해 비로소 꿈을 거닐며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화창한 날씨에 보이는 ‘메루산’의 정상과 구름 한 점 없는 새파란 하늘이 주는 광활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래서 일상이 주는 기쁨과 그것에 대한 감사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왜냐하면 난 언젠가 이 땅을 떠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행복하다’


이 말을 연신 반복하며 이 시간이 나에게 허락해 준 ‘풍경’과 ‘소리’를 눈과 귀에 담으려 애썼다. 그토록 내가 고대했지만 잊힐 뻔했던 간절한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난 ‘킬리만자로’보다 ‘메루’에 더 깊은 인상을 가지고 있다. 화려하고, 수많은 이야기가 있진 않아도 나의 시간과 함께했기 때문이다.


‘첫 풍경이 나에게 주는 ‘일상의 선물’이었다.’


집에서 바라본 '메루산'


멀리서 바라본 '메루산'



반대쪽에서 바라본 '메루산'


이전 02화37.9도 │ 첫 만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