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 소속됐지만 보호받지 못한다
회사에 소속됐지만 보호받지 못한다
[주장] 프리랜서 확산 시대의 구조적 질문
나는 프리랜서다. 가정방문 강사로 일한다. 교육회사 소속이지만, 내가 받는 것은 급여가 아니라 3.3% 원천징수표다. 매달 월급날을 기다리는 대신, 정산서를 확인한다. 계약은 1년마다 갱신된다. 강의 내용과 방문 일정, 교재와 수업 방식, 때로는 학부모를 대하는 태도까지 회사의 기준을 따른다. 그러나 법적으로 나는 '개인사업자'이다. 아프면 쉬어야 하고, 쉬면 소득은 곧장 끊긴다. 산재도 없고 실업급여도 없다. 이런 상태를 두고 우리는 흔히 '유연한 노동'이라고 부른다. 하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프리랜서에게 이 유연함은 선택의 자유가 아니라, 보호가 사라진 자리에서의 고립에 가깝다.
2024년 기준 통계에 따르면 프리랜서·특수고용직·플랫폼 노동자를 포함한 비임금 노동자(인적용역 사업자)는 약 870만 명에 이른다. 이 숫자는 전통적인 비정규직 노동자 규모를 이미 넘어섰다. 이들 대부분은 실제로 기업의 관리와 지시에 따라 노동을 제공하지만, 법적으로는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다. 그 결과 4대 보험과 노동법의 보호는 이들의 일이 아니다.
겉으로 보면 이는 '자유로운 계약 관계'다. 그러나 현실은 다르다. 회사의 시스템 안에서 움직이면서도 사회보험의 그물망에는 닿지 못한 채, 질병과 사고, 소득 중단의 위험을 개인이 온전히 떠안는다. 건강보험은 지역가입자로 전환되고, 고용보험은 선택사항이 된다. 선택이라는 말은 그럴듯하지만, 불안정한 소득 구조 안에서 그 선택지는 쉽게 포기로 바뀐다.
통계는 또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 비임금 노동자 열 명 중 네 명은 30대 이하의 젊은 세대다. 연간 평균 소득은 여전히 최저생계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한다. 이는 개인의 진로 선택이 만들어낸 결과라기보다, 전통적인 고용관계가 빠르게 축소되고 '프리랜서'라는 이름 아래 권리와 보호가 함께 줄어든 노동시장의 구조적 변화에 가깝다.이 구조 속에서 개인은 매년 계약 갱신의 문 앞에 선다. 질병이나 사고는 곧 생계의 위기로 이어진다. '자영업자'라는 법적 지위는 자율의 상징이기보다, 사회안전망의 문턱을 높이는 이름이 된다. 최저임금조차 명확히 적용되지 않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래서 이 문제를 개인의 적응력이나 노력의 문제로 돌리기에는,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이 같은 불안을 공유하고 있다.
이것은 과연 한 교육회사의 관행 문제일까. 아니면 사회의 안전망이 변화한 노동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구조적 모순일까. 프리랜서라는 이름 아래 독립적이고 유연한 노동을 선택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과연 얼마나 실제적인 선택의 자유를 가지고 있었는가.
'무늬만 사장님'이라는 말로 이 현실을 웃어넘겨도 되는지 묻게 된다. 노동의 형태가 빠르게 바뀌는 사회에서, 보호의 기준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면 그 간극의 비용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가.
이런 노동 형태가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사회보험과 노동법은 개인의 취약함을 어디까지 보완할 수 있을까.
노동의 본질은 생산성과 효율에 앞서, 그 노동을 수행하는 사람들의 안전과 존엄을 지키는 데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질문 앞에서, 프리랜서라는 이름은 여전히 너무 가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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