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VS 동료
갑론을박 나올 만한 주제라고 생각한다. 나는 처음에는 사장이 문제라고 생각했었다. 왜냐하면, 사장이 월급을 주는 사람이니까. 하지만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일하다보니 사장이 문제인 곳도 있고, 동료가 문제인 곳도 있었다.
먼저, 사장이 문제인 곳. 참, 복잡하다. 그들은 뭐랄까. 돈을 잘 안주려고 한다. 한국에 일을 하러 온 외국인이 “사장님. 나빠요!”라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웃어넘겼지만, 내가 막상 그지경이 되니, “나빠요”는 선녀이고, “후드려 쳐맞아도 시원치 않을 인간아.”라는 말이 먼저 나왔다. 나의 기나긴 노동 역사에서 웬만하면 후진 역사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지 말아야하지만 대표적 3인은 치가 떨리기 때문에 이들을 언급한 뒤 이들을 만나지 않을 에너지를 가다듬으려 한다.
첫 번째 사장님. 선 넘어서 임금 체불 시킴. 정말 답이 없다. 처음 아르바이트 시작했던 곳이 편의점이었고, 그 편의점 사장과도 아는 사이였다. 당연히 아는 사이니까 돈을 따박따박, 파파팍 줄줄 알았는 데 개뿔. 아는 놈이 더 무섭다더니. 내가 신규 입사자고, 이미 일하던 알바생은 그러한 광경에 익숙하다는 듯, “여기 월급이 좀 많이 늦게 들어와요.”라고 했다. 그게 어느정도인지는 모른 채.
편의점의 일이 생각보다 편해서 책도 읽고, 졸 정도 였는데 웬걸. 손님 물건을 찾아주다가 이상한 것을 보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고용노동부 출석 통지였다. 순간적으로 알바생의 말이 떠오르면서 이곳에서 일하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사람의 행동 거지를 직접 보고 판단하는 스타일이었는데 월급 임금이 늦어졌다.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에 바로 잠수 탔더니, 사모한테 연락이 왔다.
이후 이것을 노동청에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정말 고민이 많았다. 심지어 전에 근무하던 곳 사장님께 문자까지 보냈다.
[ 잘 지내세요? ]
[ 나야. 잘 지내지. 무슨 일 있니? ]
월급을 최저시급에 맞게 주는 곳은 아니었지만 사장님께서는 먹는 거는 아끼지 말라고, 사먹고 적어놓으면 된다고 하신 분이었다. 그런 분께 새로 일하게 된 곳이 “임금 체불을 하니까 돈 좀 달라고 연락을 대신 해주실 수 있나요?”라고 하는 게 무례 같았다. 눈을 딱 한 번 감고, 임금 체불 사장에게 달리던 지하철 안에서 문자 보냈다.
[ 안녕하세요? 사장님. 저 까치인데요. 제가 연락도 없이 잠수를 타서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제가 월급이 너무 급하기도 했고, 인수인계 해주시는 알바생분께 전해 들은 바로는 월급이 많이 늦는다고 하시더라고요. OO점 사장님 밑에서 일하기도 했었고, 제가 일한 날만큼만 돈을 주실 수 있을까요? ]
한 수 접고 비굴하게 굴었으나 사장은 자신의 약점이 무엇인지 아는 듯, 흔쾌히 알바비를 준뒤, 다음과 같은 문자를 남겼다.
[ 그런 거면 말을 하지. ]
두 번째 사장님. 군인 관련 용품점에서 일을 한 적이 있었다. 기억나는 것은 오버로크와 군번줄을 만들어서 주기. 친구의 소개로 갔던 곳이었는데, 딸도 있으신 분이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말한 나에게 “놀이터? 무슨 애들도 아니고 놀이터야. 얌전한 고양이가 먼저 부뚜막에 먼저 올라가.” 이 말을 했었고, 이 말을 들은 나는 알바시간이 끝난 뒤에 울었다.
사장보다 더 충격적인 것은 전남친으로 “군대에서는 그런 일이 비일비재해. (그런 일은 일상으로 받아들여)”라는 식으로 말한 거였다. 사장이 미운 건지 아니면 이 전남친이 미운 건지 모르는 채로 일은 일이고, 돈은 돈이다. 하지만 내 권리는 챙겨야겠다고 생각했다. 일을 소개해준 교대타임 친구는 처음엔 직접 인사드려야지의 주의였다가 얘기 다듣고 전남친도 욕했고, 그딴 곳이 다있냐며 문자로 얘기를 하라고 했었다.
[ 사장님. 이러이러한 얘기를 들어 제 남자친구와 제가 모욕당하는 느낌이 들어 기분 상했고, 일한 만큼은 돈 주셨으면 합니다. ]
[ 아, 그런 거였구나. 내가 너무 몰랐어. 미안해. ]
그동안 말도 없던 인간이 답장하며, 입금해주었고 그뒤로 전남친도 쫑이 나버렸다. 조상님이 은덕을 베푸신 게 틀림 없다.
세 번째 사장님. 이 양반이 가장 답이 없는 인간이었다. 보건계열이라 해야할까. 의약계열이라 해야할까. 회식 전에 차가 심하게 고장이 났음에도 회식을 강행하는 모습을 봤다. 술이 그렇게 좋을까. 정도가 많이 덜한 정도고 니 자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참는다. 난 누군가 나에게 팔짱끼고 터치하는 것 자체를 싫어하는 인간이었으니까.
[ 댁들을 말하는 것 같아도 댁들이 “내가 그랬어.”라고 인정하지 않음 어떻게 알겠어? 가진거 많지. 그럼 어떻게 해야 돼. 지켜야 되지. 니 재산을. 니 마눌이랑 니 자식새끼 알면 돼, 안돼. 안되지. 그럼 어떻게 해야돼. 가만히 있어야지. 입을 닥치고 있어야지.]
나는 그 뒤로 만만한 사람임을 포기했다. 늘 웃상도 아니었고, 늘 밝은 모습을 지녔던 건 아니었으나 그들은 자신들의 판단과 잣대로 나를 쉽고, 만만하게 본 것이 맞으니까. 나는 고슴도치가 아니라 스타크래프트로 치면, 프로토스의 다크템플러이고, 테란의 벌쳐이고, 저그로 치면 러커니까. 12시간 게임 중독 걸려서 엄마가 선을 뽑아서 나를 친 적이 있었다. 그들에게 고한다. 조심해라. 뽑아버리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