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나에게 해주고 싶은 말.
공백기(空白期, period of inactivity)라는 단어는 주로 취업시장에서 자주 쓰인다. 이력서상 비어버린, 붕 뜬 기간을 말하는 데 나는 이 공백기에 대해서 남들보다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고 자부한다. 공백기를 주로 신경 쓰는 곳은 남들이 안 갈만한 곳이 아니라 남들이 가고싶은 곳이었고, 남들이 공백기를 다 가지고 있다고 해서 나도 갖고 있는 것 자체가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면접 과정을 거치면서 알게 되었다.
"공백기가 1년~2년 정도 있으신데, 이 기간 동안 어떤 일을 하셨어요?"
이 질문을 들을 때마다 말문이 막히고, 특히 면접관은 3명에 나 혼자 답변하거나 면접관은 4명인데 경쟁자가 2~3명 같이 앉아있을 때 쥐구멍에 숨고 싶은 생각이 든다. 면접에서 받은 질문, 상황 그리고 그 분위기까지 전혀 잊혀지지가 않는다. 물론 발판 삼아 잘 나아가긴 하지만 다시 극복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소요된다. 사실상 나는 공백기에 대해 '실패 회복기'라고 말하고 싶고, 나만 취업이 안되는 것이 아니라 남도 안되고 사돈의 팔촌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러한 공백기가 없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내가 만난 사람들은 쉬는 타임이 분명히 있었고, 면접관도 날선 질문을 했지만 결국 그러한 것이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보면 단순히 공백기가 없는 것이 좋은 것인가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었다. 제품을 만들어 무언가를 내놓을 때, 분명한 시간이 드는 것이 사실이니까.
하지만 내가 취업때문에 '사이비 취업상담가'가 아니라 '취업 컨설턴트'에게 취업 상담을 받으러 갔을 때, 공백기가 3~5년이 넘어가면 취업이 힘들다는 말을 들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고 그가 단언하듯 말했는데 내 입장이 되고 또 시간이 흐르니 그 말이 얼마나 사람을 위축시킬 수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만드는 지 실감한다.
나는 과거의 나에게 그렇게 말해주고 싶다. 공백기 있음 뭐 어때. 그냥 있음 있는 거지. 경쟁력 없음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면 되는 거야라고. 공백기가 있고, 없고에 너무 연연하다보면, 사고의 흐름이 막혀서 보이지가 않고 오히려 인생을 길게 놓고 봤을 때 좋은 일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을 자주 가는 것도 어쩌면 그런 이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지. 평균수명이 80세에 이르고, 내가 좋다고 생각했던 일이 내가 싫은 일이 되기도 하며, 오늘은 하기로 결심한 일이 내일은 하기 싫은 일이 되기도 하는 데 과연 세상에 대해 잘 모르고 했던 선택이 과연 나에게 최선의 선택을 가져오는 선택이라 할 수 있을까.
천직이라고 하는 것은 돈을 벌어다주는 성취에서 비롯되는 것도 있겠지만, 일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실패를 받아들이게 되는 태도를 누군가 입김 바람넣듯이 가지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저 어쩔 수 없으니 또 노력해야지라는 마음 가짐에서 오는 것 같다. 그런 것을 보면, 나는 싸우는 것을 좋아하는 타입이 아니고 우회하는 타입이며 분쟁을 만들기보다는 분쟁을 예방해서 아예 싹을 잘라버리는 수준에 가까운 사람이란 생각을 한다.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이 있는 데 그것은 '취업 컨설턴트'가 일차적이지 않을까 싶고, 그 다음 생각한다면 '산재를 방지'하는 것에 목표를 두지 않을까 싶다. 두 직군 모두 나이가 어리다고 좋은 직렬이 못되는 이유는 나이가 어리면 너가 뭘 알아라고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산업안전지도나 취업상담, 진로상담이 잘돌아가고 잘 되고 있었다면 애초에 그런 문제들이 발생할 리 없기 때문이다.
공백기가 있어 스트레스 받는 구직자분들, 너무 연연해 마시고 집에 여유가 없으시면 중견기업이나 중소기업, 그것도 힘들다면 공기업 인턴, 공기업 인턴도 안된다면 동네가게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내 직무와 어떻게 연결하는게 좋을지 생각해보는 게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공백기에 연연하는 건 사실상 공장이든, 가상현실속에서 개발언어를 치든 사람이든 쉬지않고 24시간 365일 돌아가기 때문입니다. 그것들이 자주 쉬게 되면, 영업이익에 타격이 오니까 쉴 수가 없는 것이고 인적자본이 몰려있는 대한민국의 특성상 그것에 대한 열기라고 해야되나. 그런것이 좀 더 과열되어 있는 것도 있는 것 같습니다. 다만 미국이 산업재해로부터 안전한 국가인지 전 전혀 모르겠네요. 통계치를 봤는 데 미국이 의외로 상위권에 있었고, 영국이 거의 하위권에 있었던 걸로 보면, 우리나라는 영어를 쓰되 안전하기 위해서는 유럽과 가까워야될 것 같습니다. 산업재해, 직장내괴롭힘, 직장내성추행이 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기업주가 엽기적이란 생각 많이 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