숀 코너리의 황혼

by 현목




오래 전은 가끔 여우비에 얼비치는 하늘이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숀 코너리가 벌겋게 물든 하늘을 보고 한 말은

주황색이었다.

“우리 죽어서 노을이 되어 만나자.”

한 줌 시간은 분명히 떨면서 눈동자 속으로 비껴들어가서

울었을 것이다. 살면서 뜬금없이 그 장면이 머리 속으로

삽입될 때마다 해가 꿀꺽 지는 어둠의 공허가 허사가 아니었다

오후 회진을 하고 복도 계단을 올라가다가 노을을 찾고 있는

남루한 곤색 작업복 입은 남자를 만났다 죽음 다음의 땅거미를

받쳐줄 언덕배기를 뒤지고 있었다. 좀 전에 누렇게 뜬 아내

얼굴의 슬픔을 만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입을 물고기

처럼 벌리고 숨을 내쉬고 있었다

그를 지나치면서 숀 코너리가 한 말이 목에 걸렸다 지친

발걸음에게 주는 장려(壯麗)한 한 줄기 존재 이유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