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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작가야 Apr 17. 2024

나에게도 엄마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첫 결혼기념일, 새로운 인생 여행을 시작하다.



2023년 4월 22일 결혼 1주년.

마침 토요일에 돌아 온 우리 부부의 첫 결혼기념일이었다.

남편은 늘 그래왔듯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자고 제안했다.

사실 우리 부부는 연애할 때부터 기념일을 살뜰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결혼기념일이라고해서 특별하게 하고 싶은 것도, 사고 싶은 것도 없었다.



결국, 평소 주말에 자주 갔었던 강원도 속초를 도착지로 즉흥 여행을 떠나게 됐다.

속초에는 내가 좋아하는 해산물, 특히 물회와 아바이순대가 내 입맛에 딱 맞는 식당이 있어 당일치기로도 여러번을 갔던 곳이다.

그래도 이번 여행은 평소와는 다른 느낌과 나름의 명분을 갖고 있는 여행이었다.



그래서일까?

당일치기로 다녀오겠다던 생각은 저 멀리 던져두고 “좀 더 천천히 즐기고 가자!“ 라는 한 마디에 주변의 숙소를 빠르게 검색해보았다.

날씨 좋은 따뜻한 봄 날, 당일 예약이 잘 되어질리 없다.

그러던 중 남편이 전부터 가족과 함께 가서 좋은 추억이 있다고 계속 이야기 했었던, 정동진 썬크루즈 호텔에 전화를 하게 됐다.

웬걸, 좋은 객실에 가격도 평소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딱 ‘한 객실’ 예약이 가능하다는 것이 아닌가.

하늘이 우리의 결혼기념일을 축하라도 해준 것일까, 전화 예약을 마치고 곧장 숙소로 핸들을 돌렸다.



호텔에 도착하여 체크인을 마치고 주변 산책을 하며, 남편과 기념사진을 남기니 금방 해가 저물었다.

호텔과 연계 운영되고 있는 분위기 좋은 횟집에서 좋아하는 해산물과 소주도 한 잔 먹으니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



그렇게 첫 결혼기념일 여행을 기분 좋게 마치고 며칠이 지났을까.

마법 소식이 없어 임신테스터기를 해보니 두 줄이 선명했고, 바로 다음 날 남편과 함께 산부인과를 방문해서 임신임을 확인했다.

병원에서 대략 임신 날짜를 알려주는데, 바로 우리 첫 결혼기념일 여행에서 우리 삼복이(태명)가 우리에게 온 것이다!



사실 연초에 계류유산을 한 경험이 있어 몸도 마음도 좋지 않았었다.

그 후로 건강에 더 신경쓰고 챙겨, 꼭 올 해에 안으로 좋은 일이 있기를 바랐었다.

그렇게도 바래왔던, 기다렸던 소식이기에 너무나 감사하고 더 소중했다.



그렇게 우리는 첫 결혼기념일에

인생에서 아주 뜻 깊은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엄마가 될 준비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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