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시

어느 새벽 풍경

by Kelly

자동차 늘어선 주차장이 보이는

창가에 앉아 글을 쓴다.


어슴프레 밝아오는 새벽

아파트 공사장 포클레인이 땀을 흘린다.

잠 든 아파트는 아직 사람들을 머금고 있다.


블라인드를 올려 조금 멀리 바라보자.

안개를 품은 산자락이

캉캉춤 댄서마냥 경쾌하다.


짓다 만 건물은 바둑무늬 철근에 싸여

인부들의 손길을 기다리고

미명 받은 비닐하우스는

겨울눈처럼 뽀송뽀송하고


식구들 아침을 준비하는 사이

아침 잠 없는 주민 두 명이 운동 나왔다.

허리를 좌우로 계속 흔드는 오뚝이 할머니

다리를 앞뒤로 허공을 걷는 진자 아주머니


굴삭기 둘은 먹이 찾는 꽃게들 마냥 바쁘다.

줄줄이 다가오는 트럭들이

꽃게들에게 먹이를 받아먹고 지나간다.


블루 스크린…….

갑자기 화면은 푸른 바탕에 흰 영어만 남았다.

순간 내 머릿속은 다크 스크린


컴퓨터를 다시 켰다.

남아 있기를…….

별 것도 아닌 게

다시 쓰긴 어렵다.


비정상적으로 끝마친 문서를 불러 오시겠습니까?

당연하지요.

컴퓨터로 글 쓰는 불안한 세상


더듬이 달린 트럭 하나가

바쁜 거북이처럼 뒤뚱거린다.

꽃게들이 마주보고 계속 인사한다.

날 샜다. 창을 닦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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