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한 장면

오월의 달리기 (김해원)

by Kelly

6학년 사회 교과서에 우리나라 현대사가 등장한다. 민주주의의 발전 과정의 세 가지 큰 사건을 다루고 있다. 예전 교과서에는 없었던 내용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4,19와 5,18에 관한 책을 온책 도서로 구입해 함께 읽어보자는 의견이 있어 사월의 노래와 오월의 달리기 두 권을 구입했다. 한 가지만 구입한 반도 있는데 우리 반이랑 다른 한 반이 반반씩 구입해 둘 다 읽기로 욕심을 내었다. 책이 도착했고, 아이들과 함께 읽기 시작했다. 4.19를 다룬 사월의 노래는 마산에서 있었던 시위를, 5.18은 광주 항쟁을 담고 있다. 하나는 경상도 사투리가 다른 하나는 전라도 사투리가 걸쭉하게 씌어 있어 시작은 정말 발랄하지만 뒷부분에 두 작품에 다 가까운 사람의 죽음과 함께 당시의 참상이 등장한다.


사월의 노래를 먼저 읽고 오월의 달리기를 나중에 읽었는데 개인적으로 뒤에 읽은 오월의 달리기가 더 좋았다. 전라도 사투리를 잘 모르긴 하지만 대화를 읽기만 해도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전라도 사투리가 그냥 튀어나올 것 같이 잘 표현되었다. 당시에 실제로 있었던 전국체전이라는 큰 대회에 착안해 이 책을 집필하신 것 같았다. 사실 당시에 보도가 되지 않아서인지 나는 전혀 그 사건을 알지 못한 채 어른이 되었고, 이후에도 자주 들어보지 못했었다가 교과서에 나오는 걸 보고 광주에 직접 가서 기념관에도 다녀왔다. 저자도 그랬다. 광주에서 당시를 겪었던 분들을 인터뷰하며 이 책을 구상하였다고 한다.


달리기를 잘하는 주인공 명수는 정태라는 뛰어난 친구를 따라잡고 국가대표가 되는 것이 꿈인 평범한 소년이다.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아버지를 자랑스럽게 여기지는 않았는데 큰 사건이 터지자 가장 먼저 그 시기에 광주에 오기로 한 아버지를 걱정한다. 전국체전을 위해 모여 지내던 합숙소를 친구들과 잠깐 벗어나 목도한 당시 공수부대의 진압 상황을 생생하게 목도한 명수는 인생관이 바뀐다.


반 아이들에게 이 책이 어떻게 다가갔을지 궁금했는데 한 아이는 글밥 많은 책들 중 이렇게 재미있게 읽은 게 처음이라며 극찬했고, 다른 아이들도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어떤 아이는 너무 잔인한 부분이 있다고 했고, 한 아이는 친구에게 욕이 나오는 부분을 보여주며 키득거리기도 했다. 아이들 책이어서 순화된 면이 없지 않지만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보다는 실감 나게 다가갔으리라. 역사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있는 그대로 배우고 앞으로의 우리 사회를 비추어보는 일은 중요한 것 같다. 역사의 한 장면을 이야기라는 도구를 빌려 담았지만 충분히 재미있고, 극적이며 작품성도 갖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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