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를 위한 나의 첫 철학 읽기 수업 (박균호)
책을 사랑하시는 박균호 선생님이 또 책을 보내주셨다. 정말 다독, 다상량, 다작하시는 존경스러운 분이다. 이번에는 10대를 위한 철학 읽기 수업이다.
책은 크게 네 개의 장으로 나뉘어 있다. 생각과 감정, 정치와 사회, 선악과 정의, 생존과 환경이고, 그 아래 서너 권의 책과 철학자가 소개된다. 1장에 소개된 칸트, 헤겔, 세네카의 저서들 중 세네카의 <화에 대하여>를 읽어보고 싶다. 2000년 전에 이 책을 썼는데 오늘날에도 적용된다는 것이 정말 놀랍다. 주변에 화를 잘 내고 후회하는 사람이 있어 본문을 사진으로 찍어 보내주었다. 오만함 때문에 순간적인 광기를 보이는 것이라는 다소 과격한 말이지만 사진을 보고 화내지 않기를... 그렇다고 분노를 담아 두기만 하면 안 된다. 대신 화를 폭발하지 말고 표현하라고 저자는 권한다.
2장에서는 소크라테스와 쇼펜하우어, 니체와 도스토예프스키가 소개되어 있다.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를 유언으로 남긴 것이 아니라 ‘아스클레피오스에게 빚진 닭 한 마리를 갚으라’가 마지막 말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오래 사랑받는 책을 깊이 있게 읽기를 권하는 쇼펜하우어의 행복론과 인생론을 읽어보고 싶다. 어렵게 읽었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에서 민족 고유의 것이 소중함을, <카라마조프 씨네 형제들>에서 님비현상을 도출해 내신 저자의 탁월함에 감탄했다. 학생들이 읽기에 조금 어려울지 모르겠다.
3장에서는 노자와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데카르트와 톨스토이가 등장한다. 영혼과 몸을 분리하여 생각하는 것이 데카르트의 기계론적 세계관이라는 걸 알았다. 이상하게 다른 내용보다 데카르트가 선천적으로 몸이 약하여 잠이 많았다는 내용이 너무 재미있었다. 잠이 많은 친구들을 보면 몸이 약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4장은 키케로, 공자, 루크레티우스, 장자가 소개되는데 장자에게서 동물복지를 주제로 끌어낸 것이 재미있다.
여기에 소개된 고전들은 유명하여 읽은 듯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제대로 읽은 적 없는 책들이 많다. 하나씩 읽어보면 좋겠다. 반 아이들과 논어를 쉽게 풀이한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아이들이 그것도 어려워했었다. 고전에 대한 선입견은 나부터 버려야 한다. 각 책에 대한 토론 주제가 인상적이다. 반 아이들과 온책읽기를 하고 있는데 토론 주제를 정해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