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쟈의 한국문학 수업 (이현우)
엄청난 책을 읽었다. 문예창작과 교재를 읽는 느낌이었다. (실제로 강의했던 내용을 묶어 펴낸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어렵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전문 지식을 쉽게 전달하는 뛰어난 재능을 가진 분이다. 남성과 여성 작가를 나누어 논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이메일을 받고 바로 답을 보냈다. 요즘 들어 한국 문학에 관심이 생겨 초기 단편들을 읽고 있는 중이어서 더 반가웠나보다. 격동의 세월과 함께 한 작가들의 소설은 시대를 읽을 수 있는 텍스트이다.
한국문학을 세계문학과 견주는 부분이 독특했다. 세계 문단의 관심이 서서히 한국으로 향하는 요즘 한국 문단의 역사를 살피는 의미가 있는 책이었다. 저자는 원래 로쟈라는 이름으로 서평을 쓰는 분이기도 하다. 시대의 흐름에 섞여 들기도, 반하기도 했던 작가들의 뛰어난 점과 동시에 부족한 부분까지 잘 짚어주고 있다. 시대적 필요로 가치가 상승하기도 하고, 당대에는 별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외국에서 먼저 인기를 얻고 역 조명 받기도 하는 작가들의 작품은 앞으로도 오랜 세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것이다.
심도 있는 교양서로 소개되어 있다. 남성은 최인훈으로부터 김훈까지 12인, 여성은 강신재부터 황정은까지 10인을 소개한다. 평소에 즐겨 읽던 최인훈, 김훈, 김승옥, 공지영, 신경숙, 박완서 그리고 은희경을 제외하고는 처음 듣거나 낯설게 느껴지는 작가들도 있었다. 읽었던 책들은 내용을 상기할 수 있어 좋았고, 처음 듣는 책들은 궁금증이 생겨 설레었다. 읽다가 몇 권의 책은 바로 구입하기도 했다. 세계문학과 비슷한 길을 걷지만 우리나라에는 빠져있는 사조가 있기도 하고, 우리나라에만 있는 이념이나 전쟁에 대한 서사가 많은 것도 특기할만 했다. 사회적 문제를 주로 다룬 여성 작가도 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를 함께한 남성 작가들에 비해 여성 작가들은 사회보다는 가족이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시대의 소설이라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멜로적이고 신파적인 소설이라 치부하기엔 당시 독자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주었던 작품들이다. 앞으로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표지 그림이 무척 아름답고 인상적이다. 남녀 작가를 나누어 다룬 이유가 궁금해진다. 사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이들 외에도 수많은 뛰어난 작가들이 있다. 그동안 한국 문학보다는 세계 문학에 관심을 두었었는데 한국어 고유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한국 문학이 언제인가부터 좋다. 이 책에 소개된 작가들 중 제대로 읽어본 것이 한두 권에 지나지 않음을 알고 적어도 여기에 소개된 작품들이라도 하나씩 만나 보리라 다짐했다.
* 위 글은 출판사로부터 무상으로 제공 받은 책을 읽고 솔직한 마음을 쓴 글입니다. 감사합니다.
* 두 권의 책에 나오는 각 작가들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제 블로그에 담았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은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blog.naver.com/kelly110/222265761095
https://blog.naver.com/kelly110/2222658001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