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인과 결혼한 일본 여성이 쓴 책이다. 오래된 것을 아끼고 소중히 여기는 문화가 비슷한 것일까? 우리나라 사람들의 풍습과는 조금 다른 경향이 있다.
목수 아버지를 둔 저자의 남편은 정원이 딸린 집을 사 주말마다 뚝딱뚝딱 직접 고쳐 인테리어를 했다. 3년에 걸쳐 아이들의 힘까지 빌려 완성하고 이사를 했다. 장작을 건조해 거실에 장작난로를 때고 자수한 천으로 쿠션을 만들고, 대를 물려 가며 퀼트 이불을 사용하고 은수저를 사용하는 것을 보며 느림의 미학을 느꼈다. 무엇이든 빨리빨리 하는 문화에서는 이런 오랜 기다림 끝에 완성되는 물건들을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나부터도 언제 장작을 때고, 언제 자수를 하나, 싶기도 하다. 하루하루 바쁜 현대인들은 어쩌면 이런 삶을 꿈꾸면서도 할 수 없는 현실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대리만족했는지도 모른다.
부부가 잘 만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작은 것, 오랜 시간을 들이는 일에 어느 한쪽이라도 시큰둥하다면 원만한 가정생활을 할 수 없을 텐데 국제 부부인데도 그런 면에서 잘 맞아 다행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왠지 여유롭고 마음이 넓을 것 같은 선입견을 갖게 된다. 자연 속에서 살며 과일로 셔벗과 시럽을 직접 만들고, 집에 필요한 물건들을 손수 만드는 일상은 책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것일까? 핸드메이드와 오랜 된 것의 가치를 아는 덴마크인들은 새것 좋아하고 늘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나라 사람들을 보면서 문화적 차이를 느낄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