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양의 차이는 어제오늘 다루어지는 주제가 아니다. 역사가 이어져오는 내내 누군가에 의해 계속 말해져 왔을 것이다. 서양 사람들과 동양 사람들의 생각 차이에 대해서는 누구나 견해를 가지고 있겠지만 이렇게 책으로 자세히 비교를 해 보니 정반대의 특징이 있음을 알겠다. 대학원 제자의 의견 '교수님과 저의 차이점이라면, 저는 세상을 원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교수님은 세상을 직선으로 생각하신다는 점입니다'에서 시작된 연구가 이 책을 낳았다. 그가 몸 담은 미시간대학의 대학원생들과 중국 베이징대, 일본 교토대, 한국 서울대를 비롯한 중국 심리연구소와 체계적인 실험 연구를 통해 동양인과 서양인의 큰 생각 차이를 밝혀냈다.
고대 중국에서는 연산과 대수학이 발달한 반면 고대 그리스는 기하학이 발달했다. 동양인은 서양인보다 사건들 간의 관계를 잘 파악하는데 비해 개별 사물 분리 과제에 대해 어려움을 느낀다. 서양인은 상황보다는 사람 내부의 특성을 강조하고 동양인은 상황을 중요시한다. 서양의 유아들은 동사보다 명사를 더 빠르게 배우고, 동양의 유아들은 명사보다 동사를 더 빨리 배운다. 이런 분야별 차이는 특정 사회적 행위가 특정 세계관을 낳고 사고과정을 유발하여 다시 사회적 행위와 세계관을 강화하는 항상성을 가진다.
개인의 자율성을 중시했던 그리스 문화는 논쟁의 문화를 꽃피웠고, 개인의 관계를 중시했던 중국은 조화로운 인간관계를 강조하여 집단 혹은 가족 구성원이라는 점을 중요히 여기며 교육했다. 사물 자체를 분석과 주의의 대상으로 삼는 철학 정신을 가진 그리스인은 사물의 속성 자체에 주의를 기울여 범주화하고 규칙을 만든데 비해 중국인은 서로 반대되면서 동시에 서로를 완전하게 만드는 음양의 원리를 가진다. 자연계라는 개념을 발견하며 과학의 발전을 이룬 그리스에 비해 인간계와 독립적인 실체로서의 자연계 개념이 없었던 중국은 상대적으로 과학을 발전시키지 못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중시 여기는 동양과 홀로 사는 삶을 존중하는 서양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미국과 한국의 광고 분석 결과 미국은 주로 개인의 선호를 자극하는데 비해 한국의 광고는 집단의 혜택을 강조하는 것이 다르다는 경영학자 한상필과 심리학자 샤론 샤빗의 연구가 흥미롭다.
자신을 전체의 일부분으로 생각하며 상호의존적인 사회에서 생활하는 동양인과 독립적인 사회에 살며 자신을 독립된 존재로 여기는 사회심리적 인식 차이는 극명하나 사람이나 환경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예외 상황도 인정한다. 전체를 보는 동양인은 같은 재료로 만든 물건을 선택하는데 비해 부분을 보는 서양인은 주로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 물체를 선택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서양인은 개별적 사물을 보는 반면 동양인은 연속적인 물질을 보는 것이다. 개인의 성격을 보는 서양인은 동양인들보다 인과적 설명을 더 많이 하는 경향을 가진다고 한다. 동양인은 개인의 성격보다 상황이나 전체 맥락을 보는 경우가 많다. 동양인은 ‘예상치 못했던 결과’에 대해 서양인에 비해 별로 놀라지 않는다.
고대 중국에서는 범주화가 지식을 제한하고 분열시킨다는 것으로 거부감을 가지고 있었으나 서양인은 사물을 범주화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이로 인해 동사는 동양 언어에서 빠르게 습득되고, 명사는 범주화하는 서양에서 중시된다. 동양의 언어는 맥락에 의존하고 다중 의미를 지녀 문맥에 따라 다른 의미로 해석되며 동양인은 세상을 관계로 파악하고 서양인은 범주로 묶을 수 있는 사물로 파악한다. 이 차이가 아이 양육 방식에도 적용되어 문화의 차이를 만든다. 논쟁을 불쾌하거나 미숙한 것으로 여기는 동양의 문화는 과거 농경에 바탕한 중앙집권적 권력구조로부터 나온 것일 수 있다. 이에 비해 그리스는 해안까지 연결되는 산으로 이루어져 농업보다는 사냥, 수렵, 목축 등 협동을 덜 필요로 하는 산업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희생을 감수하면서까지 남들과 화목해야 하는 농업국가에 비해 자율권을 행사하고 자유롭게 논쟁하는 습관을 길렀다.
분석적 사고를 하는 서양인과 종합적 사고를 하는 동양인은 이렇게 많은 차이가 있다. 어느 한쪽이 옳다고 볼 수는 없다. 서로 장단점을 지닌다. 인식의 차이를 서로에 대한 비난의 원인으로 삼기보다 서로를 보완하여 보다 쉬운 문제해결 방법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자신의 문화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은 비도덕적이며 위험한 것이라고 새뮤얼 헌팅턴 교수는 말한다. 실제로 서양인은 동양의 문화에 매력을 느끼고 동양인은 점점 서구화되어 간다. 결국 문화적 차이가 수렴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동서양 문화가 서로의 장점을 수용하여 두 문화의 특성이 공존하는 걸작을 만들기를 저자와 함께 기대해 본다.
* 목소리 리뷰
https://www.youtube.com/watch?v=QtuWQi3iKz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