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 글쓰기 영감-나탈리 골드버그

by Kelly

글 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듣거나 읽어보았을 법한 ‘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는 그동안 미니멀 라이프 한다며 팔아치운 수많은 책들에 속하지 않은 소중한 책으로 남아 나의 책장을 지켜 왔다. 다른 책을 쓰고 싶어 책장에 꽂힌 몇 안 남은 글쓰기 책들을 보던 중 이 책을 집어 들었다. 책이나 글을 쓰기 전에 워밍업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글쓰기에 관한 책은 아주 좋은 수단 중 하나다. 다른 이는 어떻게 글을 쓰기 시작했고, 어떤 걸 썼으며, 어떤 도구들을 사용해 쓰는지 읽다 보면 나도 쓰고 싶은 열망이 퐁퐁 샘솟는다.


몇 년 전 도서관에서 빌려 읽고 소장하고 싶어 헌책으로 구입했을 이 책이 아직 책장에 꽂혀 있음에 감사했고, 아마도 혼자 책 읽고 글 쓰러 가는 고성 여행에 데리고 가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나의 글쓰기에 동기부여가 되는 책이었다. 그전에 읽을 때보다 더 실제적인 도움이 되는 느낌이랄까? 책을 쓰기 전에 본 이 책의 느낌과 책을 한 권 써 본 후에 다시 읽는 책은 왠지 관점이 다르게 느껴진다. 책을 써 보면서 아무렇게나 쓴 것도 때로 좋은 글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고, 정성을 기울여 쓴 글도 읽으면 읽을수록 고칠 부분이 있다는 것도 깨달았기 때문이다. 아마도 내가 글을 쓰는 동안 이 책은 나에게 영감을 주는 소중한 벗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저자는 글을 쓰는 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졸작을 쓸 권리가 있으니 지금 당장 앉아 어떤 것이든 적어 내려가기를 권한다. 그렇게 쓴 쓰레기와 퇴비 같은 글들 속에서 피어난 글만이 견고해진다고 하였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를 때를 대비해 평소에 쓰고 싶은 주제가 떠오를 때마다 아이디어를 적는 노트를 따로 마련해 두라고 하였다.(46쪽) 사실 많은 작가나 글쓰기 강사들이 하는 말이다. 실천이 어려울 뿐이다.


남들의 평가에 너무 신경 쓰다 보면 글쓰기가 위축되므로 개의치 말라고 말한다. 학급 아이들에게도 글쓰기나 글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 직접 글을 ‘쓰게’하라고 하였다. 교사인 내가 명심할 부분이다. 사실 아이들은 모두 작가다. 아이들이 쓴 글을 읽으며 놀랄 때가 많다. 아이들에게 글을 쓸 기회를 많이 주는 것이 좋겠다. 우리들 역시 마찬가지다. 많이 쓰다 보면 점점 잘 쓰게 된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지나친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 여유로움 속에서 좋은 글이 나온다. 느리지만 꾸준히 쓰는 것이 중요하다.


글쓰기는 정신노동임과 동시에 육체노동이며 신체를 잘 관리해야 더 좋은 글을 오랫동안 쓸 수 있다고 하였다. 작가는 관찰자이자 경청자이다. 다른 이의 삶을 관찰하고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글을 더 잘 쓸 수 있다. 산책을 가더라도 감각을 집중하다 보면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것을 발견하고 소중한 글의 소재로 삼을 수 있다. 혼자 쓰는 시간 못지않게 다른 이와의 대화도 중요하다. 자신이 다른 이에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잘 정리하기만 해도 좋은 글이 될 수 있다. 다른 작가와 비교하여 자신을 비하해서는 안 된다. 다른 이는 다른 이고, 나는 나이니 나만 쓸 수 있는 글을 개성 있게 쓰면 되는 것이다. 물론 대가의 글을 읽고 나만의 것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과정은 필요하다.


글이 잘 써지지 않으면 장소를 바꿔보는 것도 좋다고 하였다. 집에서 글을 쓰는 이들도 많지만 집안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자꾸 일어나게 된다. 사실 글을 쓰는 모든 곳이 작업실이다. 책에는 나도 그렇게 살고 싶은 여든 살이라는 나이에도 글을 계속 왕성하게 써서 책을 세상에 내놓는 작가 소개되어 있다. 그녀는 자신의 집이 아닌 여기저기에서 글을 쓴다고 한다.


소재가 떨어졌다면 새로운 곳에 여행하는 것도 좋다. 전혀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지극히 평범한 것에 대해서도 쓰라고 한다. 늘 보던 물건이나 음식을 글로 쓰려고 다시 보면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새로운 면을 보게 된다. 글쓰기를 숨쉬기에 비유하는 저자는 아무리 바빠도 숨은 쉬듯 어떤 일이 있어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기를 권한다. 자신이 작가라고 생각한다면 말이다.



* 목소리 리뷰

https://youtu.be/kQaL_-OWJ7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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