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미워하지 않는 자의 죽음> 숭고한 희생-잉게숄

by Kelly

오래전 유대인들을 도왔던 쉰들러의 이야기를 다룬 <쉰들러 리스트>를 감명 깊게 본 기억이 난다. 슬픈 선율을 바이올린으로 연습하기도 했다. 쉰들러와 같은 독일인들이 많았는지 몰랐는데 이 책을 보니 많은 대학생들이 목숨을 걸고 나치에 대항했음을 알 수 있었다. 유혈 폭동이나 폭력이 아닌 전단지를 이용한 평화로운 투쟁이었다. 안타까운 죽음도 너무나 많았다.


암울한 내용에 비해 높임말을 사용한 어투가 동화적이라는 생각을 했는데 이 책의 말미에 원래 ‘백장미’라는 이름으로 나온 실명 소설이라고 되어 있었다. 평범했던 독일 학생들이었던 이들은 처음에는 나치의 소년당원임을 자랑스러워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단체 생활 속에서 자신들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세상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가벼이 여기고 만행을 저지르며 세뇌를 시키려 하는 그들에게 치를 떨며 나오게 된다.


은밀한 만남으로 이루어진 이들의 저항은 전단지를 복사해 나누는 활동으로 이어졌고, 스승과 제자, 친구와 가족으로 이어지는 각성의 바람은 그 무서운 게슈타포의 총구도 바꾸지 못했다. 오랜 시간 저항 끝에 수많은 이들이 생명을 잃었지만 이들의 바람대로 세상은 변화를 맞는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올바름의 가치를 지키려 했던 이들의 행적에 마음이 숙연해짐을 느꼈다. 마지막에 실린 실제 백장미 전단도 감동적이었다. 내가 그 시대를 살았다면 이들처럼 목숨을 걸고 정의를 실현하고자 노력할 수 있었을까? 나에겐 그런 용기가 없었을 것 같다. 그래서 그들이 더 위대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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