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현 글, 유희 그림
블로그에 다른 분들이 올리신 글을 보고 이 책을 알게 되었다. 학교 도서관에 갔다가 책 두 권이 꽂힌 걸 보고 바로 데리고 왔다. 익명의 독서광이 제목인 이유는 본명을 밝히지 않고 별명을 지어 부르는 독서 모임 사람들을 일컫는다. 그동안 책을 많이 읽어왔다고 생각했지만 등장인물들의 해박한 독서 지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님을 알게 되었다.
만화라서 굉장히 비현실적인 면이 많다. 예티라는 캐릭터는 사람이 아니다. 벌어지는 일들이 황당하고 스펙터클하기도 하다. 그중 한 명은 자신이 쓴 소설을 회원들에게 이야기해 주는데 그야말로 막장 드라마이다. 그럼에도 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이유는 중간에 등장하는 주옥같은(아직 읽어보지 않아 진가를 모르지만) 책들의 제목과 저자들에 대한 정보 때문이다. 나는 언제 이런 책들을 하나씩 읽어볼까? 여유 시간이 생기면 아주 두껍거나 시리즈로 된 책을 하염없이 읽어보고 싶은 소망이 생겼다.
그동안 독서에 있어 편식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생각했지만 역사나 사회학, 심리학, 철학 등 취약한 분야가 너무 많음을 알았다. 이 책에 소개된 책이 아니더라도 교양인으로 읽어야 할 책들이 있다면 시간을 투자해 읽어보고 싶다. 내용이 진심으로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이 책에는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 않고 중간부터, 혹은 흥미로운 내용부터 읽으라고 권한다. 그런데 나는 아직 그게 잘 안 된다. 읽다 만 책은 있지만 중간부터 읽은 책은 별로 없다.
독서는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선호하는 책이 있다. 그래서 책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섣불리 책을 선물하는 일이나 책을 많이 읽은 사람에게 책을 권해 달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실례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다. 책 내용이 황당하고 청소년이 읽기에 부적절해 보이는 부분도 있지만 책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점에서 유익한 것 같다. 만화 특유의 웃음을 자아내는 부분들이 많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