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님 휴가 또 언제 가세요?
휴가형CEO ?!!
얼마 전 시시한 이유들로 8년 넘게 휴가를 가지 않았다는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1. 없는 동안 큰 이슈 터질까봐
2. 대표도 휴가가니 적당히 해도 된다는 싸인을 조직에 보내는것 같아서
뭐 그런 이유들이었는데 센디(Sendy) 구성원들은 제발 가시라, 대표님 없으면 더 잘돌아간다, 길게 가시라 등등 반응일색이었죠
결정적으로 한 구성원이
"우리 보고는 피곤하면 눈치 보지 말고 쉬라 하면서 본인은 휴가 안가면 그게 눈치 주는겁니다 중식집에서 맘껏 시키라 해놓고 대표가 나는 짜장면 하는거랑 뭐가 다릅니까?"
"니는 한번도 눈치 안보고 15일 꽉꽉 채워서 쓰고 나는 짜장면 해도 저는 탕수육에 기스면요 하잖아!"
"ㅋㅋ 저야 그렇지만 셀프로 눈치 보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 이거죠 아무튼 이상한 소리 하지 마시고 휴가 가세요 저희도 좀 맘 편하게 일하게"
뭐 분명히 그런 사람도 있겠다 싶어서 가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기왕 가는 거 휴가 기간 동안 아예 일 생각을 끊고 디지털 디톡스도 도전하는걸로 목표를 세웠습니다
휴가 첫날
휴대폰이랑 태블릿 노트북 다 꺼서 서랍에 넣어버렸습니다
한번도 안가본 곳에 가서 5일간 디지털 디톡스다 하고는 저가 패키지 여행으로(스마트폰이 없으니^^)
베트남으로 떠났습니다
눈 뜰때부터 시작해서 공항에서 차안에서 허전함이 대단하더군요
'아 내가 거의 하루 종일 여유 시간에 스마트폰을 들여다보고 살았었구나!'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시도 때도 없이 울리는 메일이며 카톡, 슬랙, 링크드인 알림들이 없으니 첫날은 불안하더니 둘째날부터는 해방감도 느껴지고 무엇보다 온전히 경치와 사람들 그리고 제 자신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복귀해서
"나 없는 동안 힘들지 않았나?" 은근한 기대감으로 묻는데
"대표님 안 계시는 동안 일간 매출 최고 찍었어요!"
"아 너무 맘 편하게 일한 한 주였어요!"
"A글로벌 기업이랑 B대기업에서 협업 들어왔어요!"
빈말이라도 없어서 힘들었다는 인간은 없더군요 ㅎㅎ
매일 매일 눈이 빠져라 들여다보고 고민해도 찔끔찔끔 오르던 지표 들이 아이러니하게도 없는 동안 대폭 올라있었습니다 계속 유지되어서 이번 달에 분석해보니 휴가가기 전 8월 첫 주 주간 매출 대비 마지 막 주 매출이 27% 올라있었습니다.
올해 최고 기록이네요
덤으로 아무 생각 없이 올린 링크드인글은 좋아요가 1000개를 넘어가고.
사실 몇달동안 노력한 온갖것들이 작동하기 시작한 결과이겠지만 타이밍이 참 뭐랄까 좋기도 하면서 살짝 약 오르기도 합니다 나름의 사명감으로 그동안 안간 휴가는 뭐였을까 싶기도 하고, 휴가형CEO 라고 놀리는 인간도 있고
지난달 분석하는 월간 회의 마치고 나오는데 A가 조심스럽게 말하네요
"저..대표님 휴가 한번만 더 가시면 안될까요?"
아...
#센디 #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