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에필로그
“한국은 지금까지 꽤 괜찮은 사회를 만들었다. 이제 그 바탕 위에서 더 나은 꿈을 꿀 차례다.”
베트남 하노이.
좁은 골목에 앉아 밥을 먹으며, 나는 문득 한국을 떠올렸다.
우리나라는 뭐든 빨리빨리 뭐든 다 같이 뭐든 같은 시간에 해야 했다.
그러다 보니 늘 지치고 불안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우리는 ‘같이’ 여기까지 왔다.
돌아보니 한국은 괜찮은 나라였다
공교육 시스템이 잘 작동하고,
기본 교양을 모두 갖추고 있고,
거리마다 도서관, 공원, 문화센터가 있는 나라.
불만도 있었지만 이 정도면 꽤 괜찮은 사회다.
나는 도망치듯 떠났다
한국 교육이 너무 힘들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잠시 떠났다.
다른 나라에서 다른 삶을 보며
“여기선 아이가 좀 편하게 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편안함 속에 부족한 것도 있었다.
그리고 알게 되었다
한국에서 배운 것들이 내 안에 단단한 ‘기본’이 되어 있었다는 것을 말이다..
나는 역사도 알고,
시사도 알고,
논리도 이해한다.
이건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그 오랜 시간, 무의미하다고 여겼던 수많은 수업이 결국 나를 키운 것이다.
내 아이에게 어떤 세상을 물려줄까?
이제는 내가 선택해야 한다.
‘우리 아이에게 어떤 기준, 어떤 환경, 어떤 시선을 줄 것인가?’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썼다.
기록하고 싶었다.
우리가 함께 달려온 교육의 풍경을,
그 안에서 힘들지만 나름 의미 있었던 걸음을,
그리고 지금, 우리 아이에게 말하고 싶은 것을.
우리는 이미 많은 걸 이뤘다.
이제는 같이 가는 데 그치지 말고, 다양하게 갈 수 있는 사회를 만들자.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천천히,
누군가는 옆길로 돌아서 가더라도,
모두가 “그래도 같이 도착하자”고 말할 수 있는 사회.
그리고 아이의 길을 믿어주자
‘같이 가자’는 말보다 “너는 어디로 갈래?”를 먼저 꺼낼 수 있는 어른이 되자.
“엄마는, 아빠는, 이 나라가 좋았어. 너도 여기서 충분히 꿈꿀 수 있어. 그러니 겁내지 말고, 즐겨봐.”라고 말하자
아프고, 치열하고,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꽤 괜찮은 사회에서 자랐다.
이제 이 바탕 위에 더 다채롭고, 더 여유롭고, 더 서로를 존중하는 사회를 얹자.
우리는 그럴 수 있다.
이 책은 아이의 교육에 갈팡질팡 했던 나를 위해 남긴 기록이다.
이 책은 앞으로 내 교육에 대한 하나의 선언이다.
“우리는 여기까지 이렇게 왔다.”
“이제 너희는, 너희의 방식으로 가 보렴.”
우리는 충분히 잘했고, 다음 세대는 더 잘할 수 있다는 걸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