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르다, 적어도 1가지 이상.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행복이 시작됩니다.

by 노현호

1990년대 시작된 인터넷은 우리의 삶을 180도 바꿔놨습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인터넷으로 처음 주문한 만년필을 받아보고 느낀 놀라움은 아직도 잊을 수 없을 정도로 강렬했습니다. 이메일을 보내고 인터넷 채팅을 하던 시대에서 이젠 삶의 모든 부분을 공유할 수 있고 자신의 생각과 아이디어를 전 세계 사람들에게 손쉽게 알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정보통신기술이 발달한 오늘날, 우리는 이전세대보다 생각과 삶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고 오로지 '나'의 삶만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건 아닌지 우려가 됩니다. 얼마 전 선생님을 구타한 고등학생,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인터넷상에서 입에 담기도 고통스러운 말과 욕설로 상대를 모욕하는 사람들, 연예인들이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는다고 온갖 악플을 달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면 '마을단위 공동체를 이루며 살았던 과거 조상들의 삶이 더 행복한 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초등학교 3학년, 같은 반에 쌍둥이 형제가 전학을 왔어요. 귀여운 얼굴에 축구도 잘해서 친구들에게 인기가 많은 형제였어요. 둘의 모습이 너무 똑같아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생생한데요, 그런 쌍둥이 형제는 외모는 같아도 생각을 달랐습니다. 식성은 비슷했지만 선호하는 과자는 달랐고, 좋아하는 여자아이도 달랐어요. 무엇보다 성적도 달랐지요. 쌍둥이 형제는 자주 다투곤 했는데, 결국에 서로의 성격과 생각이 달라서 다투더군요. 외모도 똑 닮은 쌍둥이 형제도 생각이 다릅니다. 그리고 다른 생각으로 서로 자주 다투기도 하고요. 하물며 다른 부모님께 태어난 타인은 얼마나 다를까요?


일을 하다 보면 생각이 일치하지 않아 회의가 길어지는 날이 종종 있습니다. 부서의 장을 맡고 있지만 부하직원과 생각이 다를 땐 무조건 제 의견만 주장하지 않아요. 부하직원이 저보다 더 좋은 생각을 갖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제 생각이 다 정답일 수 없고 저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는 부하직원의 아이디어가 저보다 더 좋은 성과를 가져온 적도 많기 때문입니다.


제가 군생활 하던 시절엔 상관의 명령이 곧 진리였어요. 좋은 생각이 있어도 쉽사리 의견을 말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습니다. 제가 중대장이 된 후에야 조금씩 제 생각을 말할 수 있었고 문화도 점점 바뀌는 시기였어요. 상관과 다른 의견을 제시하기에 부담이 되는 군대에서 자신의 생각을 드러내는 건 참 어렵습니다. 상관의 질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자신의 생각을 나타내는 부하를 보면 기분이 좋곤 했어요. 저 친구들이 절 신뢰하는구나, 우리 중대는 꽉 막힌 조직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죠.


연애를 할 때 상대방과 생각이 다르면 더 사랑하는 쪽이 상대방의 말을 들어준다고 하죠, 결국엔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의견을 대부분 수용하게 되는 마법이 생깁니다. 물론 아닌 커플도 많겠지만 연애할 땐 여자친구의 의견을 거의 다 들어주는 것 같아요. 결혼하고 나선 좀 달라지는 부부도 많지만요. 상대방의 의견을 수용하는 것이 문제를 예방하고 관계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일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여자친구의 잔소리와 각종 불편함이 발생하기 때문에 피하고 싶은 마음이 크겠죠.


얼굴 모습도 많이 다르고, 체형도 다릅니다. 그리고 살아온 발자취가 너무 다른 우리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그래야 '내가' 행복합니다. '어떻게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어?', '내편이 되어줘야 하는 거 아니야?', '친구니깐 내 생각을 존중해 줘야지!', '남편이 어떻게 저런 생각을 할 수 있어?', '내 자식이 어떻게 저럴 수 있지?' 등등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보면 우리는 저항감을 느낍니다. 그리고 상대방에게 실망하는 경우가 많죠. 관계가 멀어지거나 끊어지는 안타까운 일들도 발생해요. 그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요.


스마트폰이 발명된 것도, 비행기가 발명된 것도, 다양한 장르의 영화와 스토리의 영화가 만들어지는 것도 모두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얻게 된 혜택이에요. 모두 나와 같은 생각을 한다면 우리 사회는 모두 똑같은 모양의 집과 똑같은 색깔의 옷을 입고 똑같은 일들만 하고 살 거예요. 다르다는 게 이렇게 우리 삶에 중요합니다. 또한 우리 삶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고 어떤 상황에선 우리의 생명도 지켜주곤 합니다. 국민 모두가 적대적인 상대 국가에 핵폭탄을 쏴야 한다고 생각하면 결국, 핵전쟁으로 우리의 인류는 멸망할 수밖에 없어요.


상대방의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먼저 들어주세요. 그냥 들어주지 말고 잘~~ 들어주세요. 소통은 듣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 말만 하면 그건 소통이 아니라 단절이에요. 상대방이 자신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도록 경청해 주세요. 정말 생각지도 못한 놀라운 아이디어가 있을 수도 있고, 정말 필요한 해답을 얻을 수도 있어요. 또 어떤 이야기는 재밌기도 합니다. 내가 먼저 들어주면 상대방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경우가 많아요.(종종 제 아내는 제 말을 들어주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런 모습이 참 웃겨서 들어주곤 해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다 보면 나와 다른 점들이 하나 둘 보입니다. 나와 다른 점이 불쾌감을 주기보단 나와 다른 점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그리고 그 사람을 조금씩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이해하기'는 종종 실망을 안기기도 하지만 '받아들이기'는 실망을 주기보단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갖게 해요.


'나와 다른 상대방을 받아들이기'로 마음먹는 순간 조금 더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내 기준으로 상대방을 바라보지 않게 돼서 그런 것 같아요. 내 기준을 바라본 상대방은 불편함 투성이지만, 오롯이 상대방을 받아들이면 내 마음에도 상대방이 그대로 들어오기 때문에 알아가기 더 좋습니다. 나와 다른 상대방을 오롯이 받아들일 때 그도 나를 오롯이 받아들일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런 관계는 나는 나로서, 그는 그로서 살아가도록 응원해 주는 관계로 발전하게 돼요. 내가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 때 우리는 비로소 온전히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기준을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날 더 불행하게 만들어요. 그러니 내가 행복해지고 싶은 만큼 상대방도 행복할 수 있게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세요. 나와 그는 적어도 1가지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저는 여러분이 자신의 모습 그대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먼저 여러분 스스로를 받아들이세요. 남과 다른 나의 외모와 마음 등 모든 것을 받아들여 보세요. 그럼 좀 더 스스로를 사랑하고 아끼게 될 거예요. 그리고 조금 더 행복해지실 수 있을 거예요. 차분히 자신의 얼굴부터 손가락, 발가락 그리고 마음속 생각 하나하나를 살펴보세요. 어느 순간 불편한 마음 하나하나 모두를 알게 될 때 내가 소중하듯이 타인도 소중함을 알게 되실 거예요. 저는 그렇게 여러분이 행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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