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00만 명의 대한민국 국민 중에 1,200만 명 정도가 애견인이라고 한다. 4명 중에 1명은 강이지를 키운다는 수치다. 그만큼 우리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 속에서 느낀 걸 글로 정리해 본다. 필자는 지금까지 3마리의 강아지를 키웠고 키우고 있다. 강이지를 입양하고 키우며 사람이 강아지를 훈육하고 기른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돌이켜보면 강아지에게 많은 걸 배우고 느끼게 된다. 희로애락의 집합체인 것이다.
필자의 첫 애견은 풍산개 '독도'였다. 중대장으로 군복무 중 부대에서 키우던 개가 새끼를 낳아서 한 마리 맡게 됐다. 새끼 강아지를 데려오던 날이 '독도의 날'이라서 이름을 독도라고 지었다. 하지만 독도는 1년을 막 넘기고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파보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생을 마감한 것이다. 아직도 피를 토하고 혈변을 보며 죽어가던 독도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다음은 스피츠와 골든 레트리버를 동시에 키웠다. 독도가 이름과 같이 외롭게 살다 간 것이 마음에 아파서 두 마리를 함께 키우기로 한 것이다. 두 번째 강아지들과 인연을 맺게 해 준 것도 독도다. 독도를 보내고 너무 힘들어하는 모습에 지인이 키우는 골든레트리버 한쌍이 새끼를 가졌다며 한 마리 분양해 줄 테니 그만 힘들어하라던 것이었다. '사랑은 다른 사람으로 잊히네'라고 절절하게 노래하던 하림의 노래가 딱 들어맞았다.
스피츠종의 강아지는 '다롱이'로 이름을 짓고 골든 레트리버종의 강아지는 '럭키'라고 이름을 지었다. 다롱이는 어머니께서 작명을 하셨고 럭키는 내가 이름을 지었다. 역시 어머니들의 정서는 한국적이고 토속적인 것 같다. 럭키와 다롱이는 1달 차이가 난다. 다롱이가 한 달 먼저 태어났다. 사람도 그렇듯 강아지도 한 달의 시간 차이가 성장에 큰 차이를 보였다. 스피츠는 중형견이고 골든 레트리버는 대형견이다. 체급이 한 단계 차이가 나다 보니 둘이 한바탕 하면 대형견인 럭키가 압승을 할 것 같지만 8개월 정도를 넘기기 전까진 중형견이 다롱이가 럭키를 자주 골탕 먹였다. 산책을 가면 신이 난 다롱이는 럭키를 약 올리며 매번 도망가기 바빴고 집안에서 괜히 럭키에게 시비를 걸고 괴롭히기도 했다. 매번 이기기만 하던 다롱이는 몰랐던 것이다. 럭키는 대형견이란 걸... 어릴 적부터 덩치는 럭키가 더 컸다. 하지만 1달이란 시간은 신체 발육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였다. 날렵함, 속도, 장애물 이용 등등 다롱이는 럭키를 골탕 먹이듯이 매일 놀렸으나 8개월 차가 되니 럭키가 항상 다롱이를 위에서 누르고 있었다. '항상 겸손해야 한다.'라고 말하시던 어른들의 말씀이 옳았다. 경거망동하며 럭키를 골려먹던 다롱이는 어느덧 체급차이에 럭키에게 치이는 신세가 됐다. 골든 레트리버의 성격이 온순하고 정이 많아서 다롱이를 괴롭히거나 하진 않았지만 다롱이는 늘 자기 무덤을 팠다, 그것도 아주 많이 그리고 자주... 럭키를 약 올리고 도망가다 따라 잡혀서 짜부를 당하기 일쑤였고 자기 간식은 구석에 숨겨놓고 럭키의 간식을 탐하다가 럭키의 간식도 먹지 못하고 본인의 간식도 뺏기기 일쑤였다. 그걸 보고 있으면 '피식' 웃음이 났다. '자기 분수를 알아라.'라던 속담일 그리고 소크라테스가 말했던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 떠올랐다.
---> 항상 겸손하자. 그리고 자기 분수를 알자. <---
럭키와 다롱이와 함께 10년을 넘게 살았다. 럭키와 다롱이를 보면 근심과 걱정이 없어 보인다. 강아지가 근심이 있을까? 싶지만 주인과 떨어졌을 때 보이는 불안감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근심과 걱정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늘 '순간'을 살았다. 눈앞에 보이는 순간을 오롯이 살았다. 간식이 눈앞에 보이면 그 어느 때보다 기뻐했고 퇴근한 주인을 보면 마치 몇 년 만에 만난 가족처럼 반가워하고 기뻐했다. 잠시의 망설임도 보이지 않는다. 문득 하루하루 걱정 속에 살아가는 나를 돌아보게 됐다. '박웅현' 작가의 여덟 단어에서도 순간을 살다가는 강아지의 이야기가 나온다. 박웅현 작가가 키우는 강아지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현재'라는 파트에서 나온 이야기로 기억한다. 위에 럭키와 다롱이를 바라보던 나의 시선과 비슷하다. 강아지는 순간을 살아간다는 것이다. 과거에 얽매이고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는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준다. 그 어느 순간보다 중요한 '지금, 현재'는 우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일한 순간이다. 지나간 과거는 바꿀 수 없다. 다가오지 않은 미래를 먼저 만들 수 도 없다. 내일의 달을 오늘 낮으로 데려올 수 없는 법이다. 커피를 마실 때도 여러 영상과 잡생각으로 커피의 향과 맛을 미루지 말고 오롯이 키피의 향과 맛을 즐기자. 밥을 먹을 때도 밥과 반찬이 주는 느낌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여러 맛들을 음미 해보자. 그리고 음식을 만들어준 사람과 식재료를 공급하는 농부와 여러 유통업 종사자에게 감사해 보자. 밥맛은 한층 더 업그레이드되고 무엇보다 기분이 좋고 행복할 것이다.
---> 현재에 충실하자, 지금을 살자. <---
예로부터 주인을 살린 충견의 이야기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곤 한다. 몇 해 전 멧돼지로부터 주인을 구한 충견의 이야기가 뉴스와 티브이 미디어에 대대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다. 유튜브나 인스타 그램에도 어린아이를 공격하는 들개로부터 아이를 지킨 애견 영상이 심심치 않게 업로드되곤 한다. 사람들의 고민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관계'라고 한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가 주는 불편과 고통이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관계 속에서 배신을 당하거나 타인으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경우 마음의 상처가 크다. 특히 믿었던 사람으로부터 당한 배신과 상처는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이다. 그로 인해 삶을 스스로 끝내려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필자 역시 가족 중 한 명이 믿었던 사람에게 당한 괴롭힘과 배신으로 인해 삶을 포기하려고 했던 사건이 있어서 잘 안다. 그런 큰 일을 겪고 나니 강아지가 보여주는 애정과 사랑을 사람도 갖고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누굴 이용하거나 배신하여 자신의 이득을 취하려는 마음 대신에 상대방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더 크다면 뉴스에 나오는 사건 사고들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 언제나 사랑 가득한 눈으로 한시도 가족에게서 눈을 떼지 않는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자신을 쓰다듬는 주인의 손길에서 세상을 다 가진 것과 같은 행복을 느끼는 것 같고, 주인과의 산책은 세상 무엇과 바꿀 수 없는 행복인 강아지를 보면 사람과의 관계도 강아지와 같이 맺어간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울 것 같다. 작은 배품에 행복하고 함께하는 순간이 세상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한 삶, 그런 삶을 살아가고 싶다. 가끔 서운하게 해도 주인을 배신하지 않는 강아지와 같은 의리가 있다면 우리 사회는 사기로 인한 피해자가 겨의 없을 것 같다.
---> 믿음과 애정을 바탕으로 욕심 없이 사랑하자. <---
강아지를 키우며 강아지 스승님께 얻은 세 가지 가르침을 글로 써봤다. 이것 외에도 더 많은 가르침으로 성장하게 된 이야기를 다음 편에 계속 써보려 한다. 그냥 지나치기엔 소중한 순간들이 내 삶에 성장으로 자리 잡은 강아지들과의 생활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