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잡러! 본업은 무엇입니까?

by 이가을

저는 N잡러입니다.

처음부터 여러 일을 하려고 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캠핑, 위스키, 책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취미가 일이 되었고, 어느새 여러 가지 일을 동시에 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는 작은 위스키 바를 운영하고, 아웃도어 관련 온라인몰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북카페까지 오픈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일을 하다 보니, 사람들은 저에게 종종 묻습니다.

“그중에 본업은 뭐에요?”

저는 “다요, 다 좋아합니다”라고 대답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대답을 하고 나면 뭔가 시원하지가 않았습니다. 질문자에 대한 성의가 부족한 답변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나의 본업은 뭘까?
나에게 돈을 가장 많이 벌어주는 일이 본업일까?
아니면 내 시간을 가장 많이 들이는 일?
혹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곰곰이 생각해보니, 저는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이 본업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대부분의 직장인은 하루 9시간 이상을 일터에서 보내고, 출퇴근 시간을 포함하면 하루 중 11시간 정도를 일에 투자합니다.


N잡러인 저 역시, 여러 일 중 하루에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이 저의 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사하게도, 저는 본업은 물론 사이드잡들도 모두 제가 좋아하는 일입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많은 직장인들이 본업에 치이고 만족하지 못해 힘들어합니다.
특히 자신의 가치와 일의 가치가 다를 때 더 힘들어하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저의 삶의 가치는 도전, 열정, 자유입니다.
반복되는 루틴을 성실하게 해내는 일에는 오히려 지루함과 어려움을 느낍니다.

최근에 북카페 ‘마이서랍’의 점장으로 한 분을 채용한 적이 있습니다.
지원서도 꼼꼼했고, 브랜드 스토리도 잘 이해하신 분이었는데, 한 달 조금 넘게 일한 뒤 퇴사를 결정하셨습니다.
그분은 평안과 안정을 추구하는 분이었고, 오픈 초기의 다이나믹한 분위기가 버거우셨던 것 같습니다.
만약 카페가 안정기에 접어들었다면, 그분이 차분하게 손님을 맞고 공간을 잘 관리하셨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통해, 일이나 중요한 결정을 하기 전에 ‘인생에서 진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주말 오후, 커피 한 잔을 앞에 두고 여유롭게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사랑, 가족, 일, 성취, 도전, 자유, 믿음, 시간, 정직, 관계, 인정, 권력, 건강 등…
나는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
내가 절대 양보할 수 없는 가치는 무엇인가?

물론 몇 개의 단어로 내 삶의 가치를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화된 단어들이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나침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지금 나는 내 가치와 맞는 일을 하고 있을까?
그렇지 않다면, 일을 바꿀 수 있을까?
바꿀 수 없다면, 지금 하는 일 안에서 내 가치에 가까운 무언가를 찾을 수 있을까?


저 역시 여러 가지 일을 하며 이런 고민을 자주 합니다.
내가 가장 많은 시간을 쓰는 일이 내 본업이고, 그 일이 내 가치와 맞닿아 있을 때 진짜 만족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도 잠시 멈춰 서서, 내 삶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 내 일과 그 가치가 얼마나 가까운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요?



For 예비 자영업자

자영업을 시작할 때, ‘좋아하는 일’이니까 혹은 ‘돈이 될 것 같아서’ 보통은 둘중에 하나의 이유로 뛰어 드빈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생각보다 쉽지 않은 길입니다.


1. 좋아하는 일만 보고 시작했을 때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분명 초반에는 열정이 넘칩니다. 하지만 막상 사업이 시작되면, ‘좋아하는 일’이 ‘해야만 하는 일’로 바뀌면서 부담이 커집니다.
취미로 즐길 때와 달리, 매출·고객·운영·세무 등 예상치 못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쏟아집니다.
좋아하던 일에 스트레스를 느끼고, 오히려 애정이 식어버릴 수도 있습니다.


2. 돈 되는 일만 보고 시작했을 때

반대로, ‘이게 돈이 된다더라’라는 소문만 듣고 시작하면, 금방 흥미를 잃을 수 있습니다.
사업은 생각보다 오래 달려야 하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계속 생깁니다.
돈만 보고 시작한 일은 힘든 순간마다 버틸 힘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 일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위기를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3.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좋아하는 일’과 ‘돈이 되는 일’의 교집합을 찾아 보세요.

내가 정말 오래, 꾸준히 해도 지치지 않을 만한 일인지 자문해보세요.

현실적인 수익 구조와 시장성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반드시 검토하세요. 나라서 잘되는건 없습니다.

사업을 시작하기 전, ‘내가 이 일을 왜 하려는지’ 내면의 동기를 충분히 점검하세요.

힘든 순간에도 버틸 수 있는 ‘나만의 가치’와 ‘동기’를 적어두세요. 풍랑이 올때 표식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