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 버리고 싶다 - <카타리나 블룸의 잃어버린 명예>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180번.

by 이태연



성실하게 살아가던 27세 여인이 댄스파티에서 괴텐이라는 용의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언론과 경찰의 그물망에 걸리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이 작품의 부제는 "폭력은 어떻게 발생하고 어떤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가" 인데요. 언론의 횡포에 의해 명예가 짓밟혀 버린 주인공은, 결국 언론사 기자를 살해하고 맙니다. 카타리나 블룸이 기자를 살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따라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언론의 횡포와 폭력을 함께 경험하게 됩니다. 다음은 작가의 말입니다. "우리 눈에 비치는 현실이 폐허라면, 그것을 냉철히 응시하고 묘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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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인리히 뵐의 시선 >> - 이 소설의 작가로 진실을 이야기하고자 노력하는 화자(narrator)이기도 합니다. 진실을 조작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차이퉁>과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 이제 그녀는 괴텐과의 친분 관계 때문에 '시대사적인 인물'이 되었으며 이로써 당연히 관심을 가질 권리가 있는 여론의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고 했다.

* 많은 이들은 이미 목요일자 <차이퉁>에 실린 첫 번째 기사만으로도 이미 충분했다고 생각하고, 또 다른 이들은 금요일을 결정적인 날로 보기도 한다. 이날도 <차이퉁>은 카타리나를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고 카타리나의 이웃과 그녀가 그리도 애착을 갖고 있던 아파트는 완전히 엉망이 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익명의 전화, 익명의 우편물···.

* 자연도 자신의 권리를 요구한다.

* 먼지 하나 없고 모든 것이 제자리에 있는데도 갑자기 자신의 서재가 몹시 지저분하게, 거의 뒤죽박죽이고 더러운 것처럼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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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튼 난 <차이퉁>과 대적할 수가 없네." 블로르나가 말했다.

*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일은 많다. 그러나 우리는 그 배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전혀 모른다.

* 퇴트게스는 (···) 기술자로 변장해 금요일 오전에 블룸 부인에게 들이닥치는 데 성공했다 (···) 그녀는, "왜 그런 결말이 날 수밖에 없었을까요? 왜 그런 일이 일어났을까요?"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차이퉁>에는 이렇게 썼다. "그런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듯이, 그렇게 끝날 수밖에 없었겠지요." 블룸 부인의 진술을 다소 바꾼 것에 대해 그는 기자로서 '단순한 사람들의 표현을 도우려는' 생각에서 그랬고, 자신은 그런 데 익숙하다고 해명했다.

* 카타리나의 어머니가 금요일에서 토요일로 넘어가는 밤에 사망한 병원 사진도 실렸다. 기사의 본문은 다음과 같다.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행실에 대한 충격으로 살아남지 못했다. 어머니는 죽어가고 있는데 그 딸은 강도이자 살인자인 한 남자와 다정하게 춤추었다는 것 자체가 이미 너무 기이한 일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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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이 <차이퉁>의 모든 비방, 거짓말, 왜곡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그다지 확실하지 않다.

* 그녀는 목요일에 첫 번째 기사를 읽고 나서 죽여 버리고 싶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고 있다.

* "내가 기자들의 술집에 갔었던 것은 그저 그를 한 번 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인간이 어떻게 생겼고, 행동거지는 어떠하며, 말하고 마시고 춤추는 모습은 어떤지 알고 싶었습니다. 내 삶을 파괴한 바로 그 인간 말입니다. 그래요, 난 그 전에 콘라트의 집에서 권총을 가져왔어요. (···) 이 자는 '섹스나 한탕 하자'고 했고, 그래서 난 생각했던 겁니다. 좋다, 지금 총으로 탕탕 쏘아 주마."

















<페이지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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