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이 있는가? - <폴란드의 풍차>

책속 글귀로 고전 맛보기 - 세계문학전집 39번.

by 이태연



<폴란드의 풍차>는 1대 코스트가 세운 저택의 이름입니다. 코스트 가(家)의 사람들은 5대에 걸쳐 낚시바늘에 찔려 죽고, 버찌의 씨가 목에 걸려 죽고, 아이를 낳다 죽고, 열차 사고로 죽고, 광기에 빠져 자살을 하는 등 운명의 희생물이 되는 비극의 집안입니다. 4대째 자손 쥴리 역시 사고로 얼굴 반쪽이 일그러져 미친 여자 취급을 받게 됩니다. 다행히 조제프와 결혼 후 폴란드의 풍차를 지상의 낙원으로 가꾸어 가면서, 비극은 끝이 나는듯 했지만 결국 불운한 운명을 피하지는 못합니다. 작가는 운명을 자신의 숙명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운명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빌어, 독자들에게 "인간에게 정해진 운명이 있는가?" 라는 질문을 던져줍니다.









<< 화자의 시선 >> - 변호사로 소설의 narrator입니다. 코스트 가(家) 자손들의 비극적 운명과 당당하게 맞서는 조제프의 사업을 돕게 됩니다. 딱딱한 이야기전개로 독자들에게 건조함을 줍니다.


* 우리는 칼이나 맹금보다도 우리가 삶에 대해서 품고 있는 관념과 부합하지 않는 방식으로 사는 것을 더 두려워한다.


* 코스트를 분격시킨 것은 죽음이라기보다는 죽음이 다가올 때의 그 변함없는 모습이었다. 죽음은 언제나 느닷없이, 그리고 마치 북극광처럼 나타났다. 예외가 있다면, 붉고 극적이었다.


* <평범하게 밥이나 먹고 사는 것>처럼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는 제 딸들이 그저 단순히 평범하게 밥이나 먹고 살았으면 했다. 코스트의 장황한 말은 오르탕스 양의 섬세한 감각을 일깨워 주었다. "평범함이라는 것, 좋지요. (···) 나도 이제껏 평범한 사람들에게서만 행복을 보아왔으니까요. 그렇지만 누구나 다 평범할 수는 없는 법이지요. 그런 것을 상상해서는 안 됩니다."









* 그녀는 "난 다른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지고 싶지는 않아요." 라고 말했다. 그것은 너무도 경솔한 행복의 고백이라 나는 단풍나무들 깊은 곳에서 지옥이 휘파람을 부는 소리를 듣는 듯했다.


* 그는 자기의 의무란 단순히 <존재하는 데>있는 것임을 느끼고 있다. (···) 그는 의무의 인간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중심으로부터 멀리 벗어난 삶은 망설임을 허락하지 않는다. 목표를 향해 곧장 전진해야 하는 것이다.


* 나는 우리가 보는 앞에서 운명이 움직이고 있음을 깨달았다. 오직 나만이 무덤 속에서 코스트 가(家)가 움직이고 있는 것을 바로 눈앞에서 보는 이 예외적인 행운을 가졌다고 생각했다. (···) 그녀는 자기가 손가락질을 당했던 곳을 중심으로 반원으로 이루며 몰려드는 사람들을 뚫고 갔다. (···) 쥴리가 걷고 있는 방향은 폴란드의 풍차 쪽이 전혀 아니었다.








* 중요한 것은 사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사는 이유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것을 발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 위험이란 그 안에 몸을 담그면 젊어지는 청춘의 샘이라고 생각하지 않으면 안 된다.


* " 그 여자가 아까 무엇을 물어보았는지 아시오? (···) 경품에서 <행복에 당첨될 수 있는지> 물어봤다는 거요."


* 나는 이렇게 해서 폴란드의 풍차의 가족의 일원이 되었다. (···) 이제 폴란드의 풍차에 도착할 때마다 더할 나위 없이 감미로운 자부심의 감로주를 맛보기 위해 나는 큰 거실 안으로 들어서기만 하면 되었다. 훌륭한 사교계가 송두리째 거기에 있었고, 사람들은 서로 앞을 다투어 이 집 주인들의 마음에 들도록 행동했으며, 그 여파로 내 마음에도 들도록 행동했다.








* 나는 이 <상류 사회>를 바라보았다. (···) 거기에는 무엇인가 최상의 것이 있었다. (···) 마차들은 질투와, 격하진 않지만 애달픈 선망을 품은 사람들을 싣고 좋은 땅 위에 당당하게 세워져 있는 영지를 향해 등불을 위아래로 흔들면서 어두운 길을 터벅터벅 달리고 있었다.


* 멀리서 보면 동산들은 푸른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런데 손에 닿을 듯 가까이 가면 이 동산들은 척박한 땅 덩어리와 황량한 휴한지에 불과하다. 조제프 씨는 (···) 소유하고 싶어하는 토지들을 모두 소유했지만 그는 단지 <현실을 초월한 높은 관점>만을 즐기고 싶어했던 것이다.


* 운명이란 겉으로 보기에는 당하는 것 같지만 실제로는 도발하고 호소하고 유혹하는 사람의 은밀한 욕망 앞에 몸을 기울이는 사물들의 지능에 지나기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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